[임진록]1946년, 한국이 일본을 점령했다

57화 - 전투 Ⅲ

by 팬터피

**류허현 다물단 은신처**




나무가 울창히 드리워진 산속으로 일본군들이 들어왔지만, 간헐적으로 울리는 총성과 빼곡한 나무들에 의해 겨우 서른 남짓한 독립군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더욱이 독립군들은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고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황이라 여러 방향에서 날아오는 총알에 일본군들은 쉽사리 상대를 추격하기 어려웠다.




“너! 너! 조용히 날 따라와라.”




헌병대 중위 하나가 병사 둘을 찝어 명령한 뒤, 총성이 울린 방향으로 신속하게 뛰어갔다. 이삼 분 남짓 뛰었을 때 저 멀리 사람으로 보이는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중위는 손짓으로 조용히 작전을 지시했다.




“너! 오른쪽으로. 넌 왼쪽. 내가 정면으로 돌파해서 놈을 잡는다.”




명령에 따라 두 병사는 양쪽으로 찢어졌고, 그들은 소리 없이 상대를 향해 다가갔다. 결국 삼면을 포위했고, 그 불쌍한 독립군은 꼼짝없이 잡힐 위기에 놓였다.




그때 ‘휙’ 하는 휘파람 소리와 함께 나무 뒤에 있던 다물단원이 몸을 날리며 다가오는 중위에게 총을 쐈다. 동시에 그를 쫓던 두 병사들이 그에게 사격을 하려 했다. 그러나 어디선가 총성이 두 번 들렸고, 그들은 마치 짠 것처럼 동시에 쓰러졌다.




**시내 골목**




갑자기 일본군들이 후퇴하자 사장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그들의 수송 차량에 있는 무기를 빼앗기 위해, 그들이 간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는 미끼였다. 그들은 다 떠나지 않았고 두 명이 남아 반대쪽 건물에 숨어 있었던 것이었다.




“멍청한 놈.”




일본 병사는 총을 꺼내 뛰어가는 사장을 향해 겨눴다. 그리고 숨을 죽이고 방아쇠를 당겼고, 굉음과 함께 탄이 발사되었다.




사장은 예상하지 못했던 총소리에 깜짝 놀랐고, 뒤를 바라보려 했다. 그러나 그는 뒤를 바라볼 힘도 없이 그 자리에서 푹 쓰러졌다.




그가 쓰러진 걸 본 일본군은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쓰러진 적을 확인하러 다가갔다. 쓰러진 적 앞에 도착한 일본 병사는 그를 발로 세게 걷어찬 뒤 확인 차 총을 겨눴다.




“잘 가라.”




이때, 사장이 갑자기 한 바퀴를 휙 돌아, 서 있는 일본 병사를 향해 총을 쐈다. 총에 맞은 병사는 그의 옆으로 쓰러졌고, 뒤따라오던 병사가 이를 보고 즉각 사장에게 대응 사격을 했다.




다행히 급하게 쏜 총알 한 발은 사장의 어깨를 스치는 정도였다. 사장은 바로 자신의 옆에 쓰러진 적의 시체를 자신의 위로 덮었다. 그러는 동시에 상대에게 총을 쐈다.




탕! 탕! 탕! 탕!




몇 발의 총탄이 오갔고, 일본 병사의 총알은 자기 동지의 시체에 박혔다. 사장은 누워 있어 자세가 좋지 않았고, 시체를 방패 삼고 있어서 정확히 상대를 조준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선 그 근처에 난사할 수밖에 없었다.




탕! 탕! 틱!




장전된 총알이 다 떨어지자 그는 숨 고를 틈도 없이 바로 자신을 쐈던 적의 총을 집었다. 그러던 중, 상대가 쏜 총알이 사장의 머리 바로 옆에 박혔고, 이에 튄 돌 파편이 머리에 박혀 피가 흘렀다. 그러나 사장은 아픈지도 모르고 계속 방아쇠를 당겼다.




잠시 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의 총소리가 그쳤다. 사장은 얼굴을 들어 상대가 죽은 걸 확인하고는 일어나서 피가 범벅이 된 외투를 벗었다. 그 안에는 방탄복이 있었고, 그의 등 쪽에 총알이 박혔던 흔적이 보였다.




“미안한데, 오늘은 내가 못 죽는다.”




옷을 툭툭 털고 사장은 바로 적의 무기를 탈취하기 위해 수송 차량 쪽으로 뛰어갔다.




**챠샤오빠오**




그들은 작전대로 둘로 나뉘어 공격할 준비를 했다. 다물단이 2인 1조가 되어 큰 식탁을 한 손씩 들고나가려던 때였다.




갑자기 이범석 장군이 1층으로 뛰어 내려가며 소리쳤다.




“수류탄이다! 피해!”




소름 끼치게도 주변 건물 옥상에서 30개가 넘는 수류탄이 동시에 식당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2층에 있던 독립군들은 이 장군의 경고를 듣자마자 최대한 창문 주변에서 떨어져 몸을 움츠렸다.




“식탁으로 숨어라.”




황익수 단장은 급히 대원들에게 들고 있는 식탁을 방패 삼아 위험에 대비할 것을 명했다.




이때 백야 장군이 아까 대포로 인해 구멍 난 지붕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고, 이를 본 김창균 포수는 그 수류탄이 천장을 지나자마자 총을 쐈다.




펑! 펑! 펑! 펑! 펑!




마치 하늘에서 불꽃놀이를 하듯 수십 개의 수류탄이 공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하늘에서 터진 파편과 불씨들이 우수수 아래로 떨어져 단원들이 들고 있던 식탁 일부에 불이 붙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의 시간차를 두고 다른 방향으로 날아온 수류탄들이 건물 밖에서 다시 폭파했다. 이 충격으로 건물 외벽이 일부 부서지고, 창문들이 산산조각 났다.




다행히 대포 공격처럼 벽이 뚫리진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터지는 굉음으로 다들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다시 제자리로!”




김좌진 장군이 다시 큰소리로 명령하자, 독립군들은 신속하게 진행하던 작전을 수행했다. 2층에서 신민부 단원들이 지원 사격을 하는 동안, 1층에서는 식탁을 들고 문 밖으로 나가 옆 건물로 들어갔다.




제일 처음으로 앞장서서 옆 건물로 들어온 황 단장은 잠시도 지체 없이 바로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는 옥상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열고 수류탄을 던졌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신음소리가 들렸고, 황 단장은 바로 다시 문을 열어 방금 전 폭파로 어수선한 일본군들을 향해 양손에 든 그의 권총으로 무자비함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는 무기를 챙겨 다시 옆 건물로 갔다.




그는 옆 건물에서도 똑같이 수류탄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킨 뒤, 옥상에 있는 상대를 몰살시켰다. 그리고 계단으로 내려오려던 그때, 아래에서 개떼처럼 올라오는 일본군을 보자 깜짝 놀랐다.




그는 우선 상대를 향해 위협사격을 몇 번 했다. 그러자 적들도 대응 사격을 시작했다. 상대의 수가 너무 많아 하는 수 없이 황 단장은 옥상으로 올라가 문을 잠갔다.




“치사한 놈들. 다구리하면 안 창피하냐.”




옥상에 갇힌 그는 진퇴양난의 이 상황을 어찌하면 넘길 수 있을지 난감해했다.




**대포 수송 차량 주변**




형원과 진도 수송 차량을 빼앗는 데 쉽지 않긴 마찬가지였다. 골목골목을 뛰어다니며 사격을 계속 해댔지만, 방탄 차량에 숨어 대응 사격하는 상대를 제압하기란 쉽지 않았다.




형원은 조바심이 났다. 이렇게 시간만 끌다가 만두가게 앞에 있는 대포가 다시 작동되면, 그 안에 있는 독립군들의 기세는 완전히 꺾이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우리 시간이 많지 않아. 아까 말했지만, 대포가 다시 작동되면 식당 안은 폐허가 될 거야.”




“응, 그래서 나도 방법을 고민 중인데, 뾰족한 수가 떠오르질 않아.”




“수류탄을 던져볼까?”




“거리가 너무 멀어. 저기까지 던지다간 총에 먼저 맞을걸.”




총알이 다 됐는지 장전하며 형원이 말했다.




“그럼 내가 놈들 옆쪽으로 갈게. 그 후에 네가 수류탄을 굴려서 중간 어디쯤 터뜨려. 그럼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내가 있는 힘껏 놈들에게 수류탄을 다시 던져볼게.”




“안 돼. 성공 못할 거야.”




“안 그러면 저 안에 있는 사람들 다 죽어.”




“야! 그래도 이건 너무 위험하잖아. 야!”




그러나 형원은 진의 대답도 듣지 않고 골목을 뛰어갔다. 잠시 후, 진은 수류탄을 만지작거리며 고민을 하다 어쩔 수 없이 핀을 뽑으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멈춰 있던 차량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차에 실려 있던 기관총에 한 명이 올라타 진을 향해 위협사격을 가했다.




‘기관총이 있으면 형원이 너무 위험해. 이건 안 되겠어.’




진은 수류탄을 다시 조끼에 넣었다. 이런 진의 생각을 읽었던 것일까? 멀리서 형원이 외쳤다.




“지금이야! 그냥 해!”




형원은 기관총이 움직이는 걸 보고 저걸 어쨌든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 없다고 생각했다. 그도 기관총 사수에게 발각되는 게 두려웠으나,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하고 말고 할 시간이 없었다.




쾅!




진이 굴린 수류탄이 길가 한가운데서 터졌고, 그 폭음에 놀란 적들은 순간 움츠러들며 방어 태세를 취했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형원은 도움닫기를 세, 네 번 한 뒤 몸을 활처럼 휘어 수류탄을 던지려 했다.




“저쪽에 적이다!”




그러나 그가 도움닫기 하는 것을 일본군이 발견해서 소리쳤고, 이를 기관총 사수도 들었다. 놀란 그는 총을 난사하며 형원이 있는 곳을 향해 총의 방향을 돌렸다.




두두두두두두두두!




총알이 빗발침에도 진은 기관총을 향해 총을 쐈다. 그러나 방탄차의 차단막에 가려 그의 방향에서는 총알이 닿지도 않았다. 진은 이번에도 친구의 막무가내 방식을 막지 못한 걸 후회했다.




[독립운동가 인물 평전]




이두성 (李斗星, 생몰년 미상)




만주에서 활동한 무장 독립운동가로, 1920년 백산무사단 단장으로서 항일투쟁을 전개하였다. 백산무사단은 평안도 출신 독립지사들이 결성한 단체로, 린장현·푸쑹현 일대에서 일본 경찰기관 습격, 군자금 모집, 밀정 처단 등의 무력 활동을 벌였다. 이후 그는 대한통의부와 참의부에도 가담하여 독립운동을 이어갔으며, 1935년 체포되어 이듬해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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