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록]1946년, 한국이 일본을 점령했다

58화 - 우당

by 팬터피

**챠샤오빠오 주변**




“치사한 놈들. 다구리하면 안 창피하냐.”




옥상에 갇힌 황 단장은 진퇴양난의 이 상황을 어찌하면 넘길 수 있을지 난감해했다. 그러다 반대편 쪽으로 무작정 달렸다.




그 사이 일본군이 옥상에 도달했는지 문에서 쾅쾅 소리가 났다. 이윽고 문이 부서졌고, 문을 통해 옥상으로 군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앞에 뛰어가는 황 단장을 보자 바로 총을 쐈다.




“저 놈을 살려두지 마라!”




총소리를 듣고 적들이 옥상에 도달한 것을 알게 된 황 단장은 옥상 끝에 다다르자마자 일초의 고민도 없이 앞에 보이는 건물로 뛰었다.




옥상에서 옥상으로 뛰는 것은 불가능한 간격의 건물이었지만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란 생각으로 그는 있는 힘껏 뛰고 운명에 몸을 맡겼다.




“대한 독립 만세!”




그는 죽을 수도 있겠단 생각에 그의 유일한 희망을 크게 외쳤다. 그의 몸은 앞 건물 벽 쪽으로 향했고 그는 몸을 움츠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건너편 건물 2층 유리창을 깨며 건물 안으로 떨어졌다. 이를 본 일본 병사들은 그를 향해 계속 총을 쐈다.




“그만! 저 건물로 가서 저 놈을 다시 추격한다.”




이 명령에 그들은 옥상 난간에서 물러서 문으로 이동했다. 그때, 좀 전에 황 단장이 깬 유리창 사이로 어떤 물체가 날아왔다.




이는 황 단장이 던진 수류탄이었다. 이 수류탄은 정확히 일본군들이 모여 있는 옥상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잠시 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옥상은 피범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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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만두가게 안에서는 건물 밖의 일본군과 계속 대치 중이었고, 2층에서는 신민부 대원들이 대응 사격 중이었다.




그러나 총알은 점점 줄어드는데 숫적으로 열세인 데다 워낙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병사들이라 상대의 수를 줄여가는 게 쉽지 않아 백야 장군은 걱정이었다.




“무조건 쏘지 말아라. 총알이 부족하다!”




그의 지시에 독립군들은 사격의 횟수를 크게 티 나지 않게 줄였다. 그러던 중 일본군 하나를 맞춘 이범석 장군이 옆에 있던 김창균 포수에게 말했다.




“형님, 포수 출신 맞죠?”


“그렇지.”


“아, 호랑이만 잘 맞추시나 봐요? 총알이 많이 없으니 적당히 쏘세요. 제가 잘 막아볼게요.”




상대의 도발에 움찔한 창균은 호흡을 가다듬고 건너편 옥상의 저격수의 머리를 겨냥했고, 이는 명중했다.




“하나.”


“네?”




창균은 2층에서 대응 사격하던 일본군을 또다시 쓰러뜨렸다.




“둘.”




이제서야 창균이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은 범석은 씩 웃으며 벽에 숨어 총질을 해대던 상대를 쐈다.




“저도 하나입니다.”


“셋.”




자신이 했던 도발에 자신이 넘어간 범석은 재빨리 자세를 다시 갖추고 사격에 집중했다.




“넷, 다섯.”


“네? 무슨 한 번에 두 명을?”


“여섯.”


“쳇. 저도 둘.”




그렇게 그들은 열세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처음 계획보다 몇 배는 많은 인원이 쳐들어온 지금의 흐름이면 오래 못 버틸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김좌진 장군은 이를 어찌하면 뒤집을 수 있을지 계속 걱정했다.








**류허현 독립군 마을**




간헐적으로 울리는 총소리를 따라 일본군은 조금씩 산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어느 순간부터 상대의 총성이 들리지 않았다.




“놈들이 자신의 위치가 발각되는 게 두려워 공격을 멈춘 듯합니다.”


“그렇다면 놈들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이다.”


헌병대들은 더욱 빠르게 위로 치고 올라갔다. 그러다 그들은 발자국 등 사람이 막 지나간 흔적을 발견했다.


“거의 다 왔다. 빠르게 추격해라.”




평소 혹독한 훈련에 단련된 헌병대원들은 산을 뛰어오르면서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뛰고 또 뛰었다.




“잠깐! 모두 정지!”




선발대 한 명이 갑자기 사람들을 멈춰 세웠다. 일사불란하게 그의 한마디에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이를 확인한 뒤 그는 바닥을 향해 총을 쐈다.




그러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쥐덫이 튀어 올랐다. 이는 독립군들이 설치해 놓은 것으로 그 주변에도 수백 개의 덫이 널려 있었다.




“다들 신속히 덫을 제거한다! 적이 이쪽 방향으로 갔다는 증거다.”




그러자 군인들은 일제히 총을 쏴 이를 제거했고 그들은 계속 위로 올라갔다.




“이걸로 시간을 벌려했겠지만, 우린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두고 봐라. 다들 잡아서 가죽을 벗겨줄 테다!”




그렇게 조금 더 올라가자 위에 나무 뒤에 숨은 듯한 무리들이 보였다. 옷깃이 살짝살짝 보였고, 그림자도 보이는 듯했다. 그러자 사령관이 조용히 지시했다.




“위에 적들이 있다. 최대한 은폐 엄폐해서 다가가도록! 놈들은 이제 독 안에 든 쥐다.”




그들은 사방을 빙 둘러 독립군들의 무리가 보이는 곳으로 조용히 접근했다. 촘촘하게 감싸 접근 중이었기에 누구 하나라도 이를 빠져나가긴 쉽지 않아 보였다.








**수송 차량 주변**




“저쪽에 적이다!”




형원이 수류탄을 던지려는 걸 일본군이 발견해 소리쳤고, 이를 기관총 사수도 들었다. 놀란 그는 총을 난사하며 형원이 있는 곳을 향해 총의 방향을 돌렸다.




두! 두! 두! 두! 두! 두! 두! 두!




총알이 빗발침에도 진은 기관총을 향해 총을 쐈다. 그러나 방탄차의 차단막에 가려 그의 방향에서는 총알이 닿지도 않았다. 진은 이번에도 친구의 막무가내 방식을 막지 못한 걸 후회했다.




‘제발! 총에 맞더라도, 수류탄을 던지고 나서···’




기관총이 형원의 근처까지 다다랐을 때 그는 자신이 이를 던지기도 전에 총에 맞을까 두려웠다. 그러나 점점 총알은 그의 근처로 오고 있었다.




“도망쳐! 머저리야!”




진이 기관총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며 울부짖었다. 그러나 형원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총알이 형원의 발 앞을 스쳤다. 그리고 바로 다음 총알은 자신을 향해 올 것이란 걸 그는 예상할 수 있었다.




‘제발 한 발만 빗겨가라. 제발.’




그때였다. 갑자기 기관총을 쏘던 병사가 쓰러지는 것이 진의 눈에 보였다. 그리고 쓰러진 병사 뒤쪽 멀리 만두가게 사장이 조준하고 있는 게 보였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형원은 들고 있던 수류탄을 힘껏 던졌다. 극적으로 날아간 이 수류탄은 원하는 곳에 정확히 떨어졌고, 적들의 중앙에서 무자비하게 폭파했다.




진은 달려가 남아 있는 적들을 빠르게 처리했다. 그러던 중 2층에서 그를 노리던 적이 하나 있었다. 눈앞의 적들과 교전하다가 이를 놓친 진은 불현듯 불안한 마음이 들어 뒤에 있는 건물을 봤다.




‘아차! 늦었다!’




그는 교전 중인 상대를 제압한 뒤, 빠르게 뒤를 돌아 총을 쏘려 했지만 자신이 늦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러나 상대는 갑자기 총에 맞아 2층에서 떨어졌고, 진은 총성이 난 옆을 바라봤다.




그곳엔 만두가게 사장이 있었다. 본능적으로 진은 그에게 총을 겨눴고, 이를 본 사장도 동시에 상대를 조준했다.




진은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림을 느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이를 본 사장의 눈빛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이 상황을 본 형원이 다급히 그들을 향해 뛰었다.




“저기 잠시만!”




그러나 형원이 도달하기도 전에 진이 총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의사 선생님께 말씀 전해 들었습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회영 선생님.”




그들을 말리려 뛰어오던 형원이 사장의 존함을 듣고 깜짝 놀라 있던 자리에서 멈춰 섰다.




“뭐? 우당 이회영 선생님?”








[독립운동가 인물 평전]




이회영 (李會榮, 1867~1932)




조선 말기 명문가 출신으로, 국권 피탈 후 전 재산을 처분해 신민회 활동과 무장 독립운동 지원에 헌신한 대표적 애국지사이다. 1910년 여섯 형제와 함께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를 설립, 독립군 양성에 힘썼다. 이후 임시정부와 각종 독립운동 단체를 지원하며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에도 관여했다. 1932년 일제에 체포돼 북경 감옥에서 고문 끝에 순국하였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하였다.




*출처 :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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