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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넷 May 20. 2022

타인의 평가와 위축감 간의 관계

뻔한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보다는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논문을 읽고, 그것을 삶에 적용하는 것이 도움이  때가 있다. 카투사 입대 이후, 모든 업무를 영어로 해야하는지라 머리끄댕이 잡고 강제로 영어가 늘고 있는 중이다. 일과 이후 자유 시간이 많으니 영어 공부도  , 시간  때마다 틈틈히 양질의 논문을 읽고 있다.


오늘은 그렇게 읽은 유명한 논문 중 하나인 <Priming Relationship Schemas : My Advisor and the Pope Are Watching Me from the Back of My Mnd>에 대한 간단한 요약과 실생활에 어떻게 사용 할 수 있는지 그 시사점을 말해보려 한다. (원문 : https://core.ac.uk/download/pdf/207731285.pdf)


이 논문은 "타인이 자신을 평가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인간의 본능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실험을 다룬 내용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 사회는 유달리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나라다. 그렇기에 학벌에 목숨을 걸고, 이름 있는 대기업 취업에 메달리며, 연애와 결혼조차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조건을 본다. 자기 내면에 있는 온전한 자신만의 순수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사회"인 것이다.


실험 내용 :

심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을 모아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연구 아이디어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했다. 이 때 A그룹은 2ms(밀리 초) 동안 지도교수의 사진이 잠시 스쳐가도록 했다. 반대로 B 그룹은 아무런 장치도 하지 않았다. 그 뒤, 자신의 연구 아이디어에 대해 스스로 평가해보도록 했다. 누군가 (타인) 자신을 평가한다는 시선을 느꼈던 A그룹은 자기 아이디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아무런 장치도 두지 않았던 B 그룹은 A 그룹보다 긍정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평가했다.


타인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위축시키고 긴장하게 만든다. 이런 상태에서는 온전히 자신의 재능을 발휘 할 수 없을 뿐더러 장점과 가능성이 제한받는다. 한국 사회의 직장 문화에서 창의적인 인재들이 나오지 않는 이유도 이에서 비롯된다.


글쓰기가 재미 없고 고통스러운 현상 또한 내 글을 타인이 어떻게 평가할까 의식하는 것에서 문제가 나온다. 이렇게 보면, 내 친구들이 유튜브를 한다고 말해놓고 1년째 하지 않는 이유도 설명이 된다. 무의식의 영역에서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기 때문에 위축감과 긴장감을 느끼고, 재능이 있음에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부분은 글쓰기나 유튜브 같은 창의적 활동 뿐만 아니라, 소개팅에서도 드러난다. 평소에 친구들을 빵빵 터트리며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던 사람도 소개팅만 나가면 쭈뼛쭈뼛, 긴장만 하고 장점을 하나도 발휘하지 못한다. 소개팅 상대방이 '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인간을 위축되게 만드는 것이다. 편한 친구들을 만날 때는 나를 계속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긴장 풀고 장점을 발휘 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의 뇌는 '평가 당한다고'에 느끼는 순간 쪼그라들고 위축된다. 이 점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평소 내 심리가 위축되어 있을 때, "어버버버, 나 왜 이렇게 바보 같지?"라고 생각 하는 것과 "남이 나를 평가하고 있다는건 착각이야! 심리학적으로 나만 위축 될 뿐이니 신경도 쓰지마. 지들이 뭔데 나를 평가해?" 라고 생각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글도 최대한 평가를 생각하지 않고 썼다. 쇼미더머니에 나오는 래퍼들처럼 남의 평가 따위는 신경쓰지 말자.


원문 링크 : https://m.blog.naver.com/no5100/2220182380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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