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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May 30. 2022

5월 30일 월요일

5월의 마지막 월요일기라니 세상에

1. 하반기

공식적으로 내일모레면 하반기 시작. 1월 1일 그리고 설날 이윽고 3월 1일까지 매번 다른 시작을 할 수 있도록 그러니까 신년 계획을 리셋시킬 수 있는 여러 날들을 모두 보냈지만 그중 으뜸은 6월 1일. “6월부터는~”이라는 말로 하루를 꼬박 보냈다. 그런 의미에서 6월부터는 손톱을 그만 물어뜯어야겠다. 부끄럽네.


2. 가정의 달

결혼을 하고 나니 조금 더 또렷하게 다가오는 가정의 달의 여러 날들 덕에 일 년 중 가장 많은 가족모임이 있던 5월이었다. 사실은 4월부터 시작된 부모님의 생신과 남편 생일, 그리고 이어진 어버이날과 또 한 번의 부모님의 생신을 거쳐 지난 주말 마침내 어버이날 식사를 마쳤다. 연말정산이 3월이면 환급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은 초봄의 날들.


5월 말 즈음 가정의 달을 마무리하며 진행하는 ‘어버이날 식사’는 양가 부모님과 우리 부부, 6명이 모여 근사한 곳에서 양복을 차려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접받는 행사인데 꽤 즐겁다. 이러나저러나 용돈을 드려도 두둑이 드리는 날이니까 용돈에 조금 더 얹어 부모님의 의지로는 안 가볼 법한 근사한 레스토랑을 예약해 함께 식사를 한다. 꽃이나 케이크 또는 편지 같은 어버이날의 식상한 인사치레를 하지 않아도 되고 생색내기에도 기분 전환하기에도 모쪼록 좋다. 올해는 불도장을 먹고 해삼이 들어있는 짬뽕을 먹으며 몸보신을 했다. 영수증을 들여다보시고 너무 무리가 되지 않냐며 걱정해주시는 부모님들도 몇 달 전부터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이 날만을 기다리는 우리들도 즐겁고 맛있게 먹었으니 되었다.


3. 작약

계절마다 한 번쯤은 꼭 꽃병 하나 가득 채워 집에 두고 싶어 진다. 꽃을 배우면서 꽃들의 계절을 알고 나니 그 계절에만 볼 수 있는 꽃들에 애가 닳아 그냥 보낼 수 없게 된 것도 있다. 겨울이면 튤립을 봄이면 작약을 집안 가득 꽂아두고는 아침마다 1-2분의 없는 여유까지 끌어다가 꽃 사진을 남기고 그 순간을 즐긴다. 꽃잎이 잔뜩 떨어지고 수술에서 떨어진 꽃가루가 책 위와 책장 뒤를 촘촘히 채웠지만 그래도 각 계절의 멋진 찰나들을 즐긴다. 아주 멋진 순간들.


4. 한강

이사 오고 가장 아쉬운 점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한강. 서울에서의 지난 5 동안 기회가  때마다 한강을 따라 걷던 저녁 산책의 기회가 사라져 정말 아쉽다. 그렇다고 주말에 굳이 굳이 사람이 미어터지는 한강에 가기도 쉽지 않아 결국   동안 한강 근처는 가지도 못했었는데 얼마  친구의 초대로 꽃가루와 함께 한강 피크닉을 했더니  몸의 에너지가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온몸에 바람이 통하는 기분이랄까.


오늘은 노을이 예뻐 퇴근하고 저녁을 간단히 먹고 양화대교를 따라 열심히 걸었다. 선유도공원으로 들어가 구석구석을 걸으며 노을을 끝까지 보고 집에 왔다.    에너지가 올라오는 기분. 6월도, 6월부터, 앞으로도  먹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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