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vinBless Oct 24. 2024

ADHD인데 어쩌라고 #15

여행

ADHD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뭔가? 도파민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 하는 것마다 보상이 나와야 하는데 예를 들어 샤워를 하는 것도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하는 것도 딱히 큰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우리는 미루고 미루게 된다.


ADHD 여행을 가야 하는 이유


위에 말한 것처럼 큰 문제점은 도파민이 충분하지 않고 보상이 나오지 않으면 어떤 것도 쉽게 하지 못하는데 신기하게 해외여행만 가면 난 매번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것을 느낀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이 변해있다.


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서울 공간에서는 딱히 특별함이 없으며 사실 지겹고 따분한데 해외여행 갈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나는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는 에너지가 나를 감싸는 느낌이다. 여행을 기다리기도 싫어서 나는 남들이 놀랄 정도로 당장 내일 비행기표를 예매를 하고 숙소는 알아보기 귀찮은 건지 나도 나를 모르지만 딱 하루만 예약하고 여행지에서 즉흥으로 숙소를 예약해 버린다.


새로운공간

새로운사람들

새로운공기

새로운음식

새로운문화


새롭다는 게 뭔가?

내 기준으로 새로움은 도파민 생성 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딱히 해외여행지에서 굳이 콘서타를 꼭 먹어야 하는데..라는 조급한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는 처음 보는 것들의 도파민 생성 때문 아니었을까? 심지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던 생활조차도 신기하게 해외만 가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정상인"이 되어있다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ADHD 여행지 추천 태국


다들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미국 뉴욕이 버킷리스트 1순위다.

심지어 나는 뉴욕에 대한 정보조차도 굳이 피하고 피한다.


뉴욕? 그거 그냥 가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돈걱정 하나 없이 퍼스트클래스 비행기를 타고 돈걱정 없이 나 홀로 집에 영화에 나왔던 더플라자호텔 펜트하우스에 기한 없이 숙박하면서 뉴욕을 여행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상상할 수도 없는 경비로 아직 계획조차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이건 내가 죽기 전에 무조건 해야 할 버킷리스트다.


뉴욕 더 플라자 호텔


소제목에 태국이라고 쓰고 나서 왜 뉴욕을 쓰는 거야?라고 하겠지만 나처럼 어마어마한 여행계획이 있고 경비가 부족해서 못 가는 사람한테 한 가지 좋은 대안이 있었으니 그건 "태국"이라는 나라다.


아시아 최초로 대마초를 합법시킨 나라. 이것만 봐도 얼마나 자유로운 나라인지 알수있는거 아닌가?


"자유롭다고 해서 불법이 가능하다는게 아니다"

오히려 더 엄격하다.


태국을 가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편견이라는 게 있을 것이다. 동남아시아 위생이 안 좋고 더럽다. 그 인식을 바꿔줄 나라가 태국이다. 처음 태국에 갔을 때는 안 보이던 것들이 10회가 넘어가니 다른 부분을 유심하게 보게 되는데 놀라웠던 건 소음이다.


ADHD는 소음에 민감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근데 태국에 가면 정말 신기하게도 자동차 클락션 소리가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나는 왜 태국만 오면 편안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유를 찾아보니 아무리 막히고 막혀있는 교통체증이 있어도 클락션 한 번이 들리지 않았다. (궁금하면 직접 가서 느껴보자)


두 번째로 태국이 놀라웠던 이유는 깨끗하다는 것이다. 나는 중학교 때 싱가포르에서 유학을 했다. 싱가포르 깨끗한걸로 세계 1위인 나라인데 그런 곳에서 살던 내가 보는 태국도 싱가폴과 비슷하게 깨끗하다. 쓰레기 하나 버리는 사람이 없는데 그럼에도 깨끗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도로 때문. 비포장도로가 많으며 오토바이를 주로 타는 태국사람들한테는 도보관리가 잘 되어있지 않아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만약 이 글을 보고 태국을 가게 된다면 길거리에 쓰레기가 있는지 유심하게 보자.


사실 이 2가지 이유만으로도 태국에 갈 이유는 충분하지만 조금 더해보자면 "음식"이다. 우리는 도파민을 갈망하는데 도파민이 잘 나오는 건 "음식"과 "섹스"가 아닌가? 가격이 저렴하면서 좋은 퀄리티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나라가 태국이다.


여행을 잘 안 다닌 사람들은 "길거리음식"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같이 ADHD 가 있으면서 여러 가지에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좋은 음식을 찾는다" (그렇다고 길거리 음식을 안먹는건 아님) 사실 흑백요리사 때문에 파인다이닝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지만 나는 훨씬 이전에도 한국 그리고 외국 "미슐랭" 식당을 찾아다녔다. 또한 여행의 목적이 오직 미슐랭 식당이었던 적도 있다.


태국이라서 가격이 저렴하다? No 한국보다 비싼 식당이 너무 많으며 내가 방콕에서 갔던 슈링 이나 르 노르망디 같은 식당은 두 명이 가면 50만 원이 넘게 나오는 식당이다. 맛? 당연히 있지만 더 재밌는 건 "처음 느껴보는 맛" 때문에 돈을 투자하는 것 같다. 살다 살다 내가 딱히 좋아하지 않은 생선이 입에서 녹을 때 그 기분은 아직까지도 선명하다.


돈 50만 원으로 평생 추억을 남기는 게 아까운 일인가?

나는 오히려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ADHD 여행 결론


돈이야 또 벌면 되는 거 아닌가? 솔직하게 부지런히 돈을 모은 친구들보다 나는 이런 사람이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무심하게 침대에 누워 쇼츠를 넘기고 있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영상이 보였다. 신혼여행으로 세계일주를 하는 커플인데 나는 이 신혼부부가 연봉 10억 이상 버는 전문직보다 적어도 20배는 더 부러웠다.


세계일주? 인생을 살면서 주변에 전 세계를 여행 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솔직히 난 본 적이 없다. 본 적이 없으니깐 그 영상이 좋아요를 많이 받고 알고리즘을 타서 내 핸드폰에도 노출이 된다는 거고 그건 돈이 된다.  세계일주를 한다는 건 용기도 있어야 하고 흘러가는 대로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아간다는 것.


전재산을 다 써도 좋으니 가능하다면 세계일주를 해보자 그럼 이 생각이 아마도 들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난"


ADHD가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여행은 기회가 날 때마다 가서 경험하고 느끼고 오자 돈보다 많은 것을 얻고 온다는 건 100% 확신한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 중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여행을 가요"


편의점 알바 한 달만 해도 갈 수 있는 게 해외여행이다. 심지어 나는 정말 돈이 없어서 홍콩 침사추이 호텔로비에서 자다가 쫓겨난 적도 있을 정도로 저렴한 비행기표가 보이면 무작정 구매부터 하는 성격이고 내가 갔던 모든 나라는 나에게 굉장히 많은 교훈과 평생추억을 남겨줬다. (여행때문에 나는 돈을 더벌었다)



ADHD 여행 결론 2


이 글을 읽고 태국에 갈 거라면 내가 지금부터 쓰는 추천 몇 가지를 참고해서 가면 좋을 것 같다. 나는 태국이 너무 심적으로 편안하다고 느껴서 태국 방콕만 간 것이 아니라 태국인들도 평생 못 가보는 지역까지 차량 렌트해서 싹 다 돌았다고 보면 된다.



태국에 처음 간다면 방콕먼저 경험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서울 같은 곳이고 미슐랭 식당도 많으니깐. 미슐랭이라고 해서 비싼 곳만 있는 곳이 아니라 빕구르망처럼 저렴한데 맛까지 좋은 식당이 많다는 소리다. 나는 구글 평점도 중요하게 보지만 여행 중에는 미슐랭 사이트에 접속해서 근처 식당도 찾는다.


또 그게 내가 리뷰작성할때도 조회수가 많이 나와서 어쩔수가 없다.







방콕도 재밌지만 나는 코사무이 코따오 굉장히 재밌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푸켓보다 나는 저 지역이 훨씬 X20 더 재밌었다. 그렇다고 푸켓이 재미없다는 건 아니고 가는 게 많이 힘들긴 하지만 나는 코사무이 꼬따오가 더 재밌었다.  







그다음에 말할 곳은 치앙마이인데 도시를 좋아하는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치앙마이는 굉장히 편안하게 느껴졌고 사실 여긴 여행개념보다 휴양이 맞다고 생각한다. 바닷가 하나 없어도 마음이 너무 편안했고 심지어 재즈바가 굉장히 많아서 밤마다 맥주 한 병과 재즈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니 치앙마이도 추천한다.




그 외 맛있는 식당은 많지만 충격을 줬던 방콕 내 식당들을 알려주자면






호텔 안 칵테일바인데 뭐랄까 전문적으로 대학에서 칵테일교육을 받은 것처럼 굉장히 신선함을 느꼈다. 물론 가격은 굉장히 비싸지만 난 여기를 추천한다.





방콕에 위치한 미슐랭 2 스타 슈링은 가격이 넘사벽이다. 와인까지 마신다면 100만 원 가까이 나오는 식당이지만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나쁘지 않다. 다만 처음 느껴보는 맛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맛있다가 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뭐야 이거?"라는 말이 입 밖으로 자주 나올 것이다. 제육볶음 마냥 개 맛있어가 입에서 나오지 않지만 이상하게 돈이 아깝지 않다는 것.








해외여행 가는데 정장을 누가 챙겨가? 나는 이 식당을 접한 이유로 무조건 정장은 챙겨간다. 왜? 복장제한까지 있기 때문이다. 예약도 힘든데 마침 자리가 나서 식당에서 겨우 턱시도를 빌려줘서 먹을 수 있었다. 나는 이 르 노르망디 식당에서 사실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정말 다 맛있다. 한국 미슐랭 파인다이닝도 다 가봤는데 이 식당을 이긴 식당이 없다. 사진에 보이는 저 생선 살결이 보이는가? 결대로 다 나눠지는 저 느낌. 누가 나한테 최고식당을 묻는다면 나는 1초도 고민 없이 이 식당을 말할 것이다.


초반에 나오는 빵부터 시작해서 충격에 연속인데 이미 1년 전에 간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맛이 충격적이어서 하나하나 기억이 다 난다는 것이다.  



여행은 단점이 단 하나가 없으니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많이 접하자. 벌써부터 르 노르망디 식당에 재방문 할생각을 하니 뼈속부터 떨려오기 시작한다.


가자.



작가의 이전글 ADHD인데 어쩌라고 #1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