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 영국 부부의 세계
꽃그림 명화 7, 존 에버렛 밀레이, 부부의 세계
요즘 ‘부부의 세계’라는 드라마가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Doctor Poster)이다. 이런 드라마가 나온 19세기 영국에는 또 다른 부부의 세계가 있었다.
라파엘전파의 창시자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 1829, 1896)는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홀먼 헌트 등과 함께 로얄 아카데미 학생들이었다. 1948년 그들은 당시의 미술이 너무 분위기를 중시하고 이상화되었다고 주장하며, 르네상스시대의 라파엘로 이전의 자연관찰과 세부묘사를 그러던 중세 미술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당시 이 청년 화가들의 순수한 활동은 기존 화단에서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게 되었는데, 당시 유명한 미술평론가인 존 러스킨은 그들을 옹호하면서 라파엘전파 운동을 확대해 나가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된다. 그 결과 이들과 러스킨은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특히 밀레이는 러스킨과 그의 부인 에피 그레이와 같이 여행을 다닐 정도로 친해졌다.
그러나 러스킨과 에피는 말 못할 사연이 있었다. 중매로 결혼한 두사람은 결혼 한지 6년이나 지났는데도 잠자리를 한번도 안한 사이였다. 러스킨은 애초에 아이를 원치 않고 에피를 소중히 지켜주고 싶기 때문에 그랬다고 했지만, 실은 에피의 벗은 몸이 자기가 상상한 여인의 모습과 달라서 거부감이 들었다고 실토하였다.
에피는 밀레이와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배려심 많고 남자다운 그에게 점점 반하게 되었고, 결국 밀레이에게 그녀의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그리고 밀레이의 도움으로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게 되어 이혼 아니 혼인무효 판결을 받게 된다. 그리고 에피와 밀레이는 일년후에 결혼하여 4남4녀를 낳고 40년이나 같이 해로하며 행복하게 살게 된다.
물론 밀레이는 친구의 아내와 결혼함으로써 라파엘전파에서 탈퇴하고 그가 비난하던 아카데미즘 화풍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고 그는 많은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하여 삽화가가 되어 많은 일러스트레이션 그림들도 그렸는데, 한 비누회사에 그려준 <비눗방울>이 엄청난 히트를 하게 되어 그는 돈 방석에 앉게 된다. 그리고 말년에는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준남작의 작위까기 받게 되어, 돈과 사랑과 명예를 모두 거머쥔 행복한 화가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