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그놈 참!

by 김경희

세월 그놈 참




돌을 녹이고 무쇠도 삭힌다는

세월이란 그놈 참

무정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 보면

세상을 들썩이게 하던 기막힌 사연도

센 바람에 할퀴어 너덜거리는 삶도

헤어짐 앞에서 애끓던 마음도

모두 다 쓸어가 버리는

세월이란 그놈 참

한없이 고맙기도 합니다

무정한 것이 흠이지만

고맙기도 한 세월은

행복에 겨워 멈추길 바랄 땐

줄행랑치며 달아나다가도

외려 녹진한 맘으로 힘들어할 땐

할래할래 내전 떨며 걸음 늦추니

이놈의 세월이란 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저 세월 앞에 장사 없으니

고개 수그리고 따라가는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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