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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r 31. 2018

기쁨은 기쁨대로, 슬픔은 슬픔대로

- 방훈

기쁨은 기쁨대로, 슬픔은 슬픔대로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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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신을 속이지 말라,
기쁘면 기쁜 대로 기뻐하여라
머지 않아 네 인생의 밤이 찾아오리라
그 때는
네 인생의 빛나던 날들도
창백한 표정을 지을 것이며
더 이상 네 인생의 빛나는 날은
너를 방문하지 않으리라

네 자신을 속이지 말라,
슬프면 슬픈 대로 슬퍼하여라
머지 않아 네 인생의 무덤이 찾아오리라
그 때는
세상으로부터 받은
온갖 모욕과 멸시를 벗어날 것이며
더 이상 네 인생의 고단한 날도
너를 방문하지 않으리라

기쁨은 기쁨대로, 슬픔은 슬픔대로
그대로 내버려두어라
슬픔은 슬픔대로 네 곁에서 떠날 것이며
기쁨은 기쁨대로 네 곁에서 떠날 것이다
그리고
너라는 존재도 그 때가 되면
지상에서 영원히 소멸하리라

그래도 지상에는
다시 비 오고 눈이 내리리라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지상을 방문하고
또 다른 사람이 지상에서 소멸하리라
네가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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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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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지 말아라, 머지 않아 밤이 온다.
그 때 우리는 창백한 들판을 넘어
싸늘한 달의 미소를 보게 될 것이고
손과 손을 마주 잡고 쉬게 되리라.

슬퍼하지 말아라, 머지 않아 때가 온다.
그 때 우리는 안식하며 우리 십자가는
해맑은 길섶에 나란히 서게 되고,
그 위에 비 오고 눈이 내리리라.
그리고 바람이 불어오고 또 가리라.



헤르만 헤세는 독일의 문학가로서 주요작품으로 제2의 장편소설 《수레바퀴 밑에서 Unterm Rad)(1906), 음악가소설 《게르트루트 Gertrud》(1910), 화가소설 《로스할데 Rosshalde》(1914),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서정적인 《크눌프 Knulp》(1915), 정신분석 연구로 자기탐구의 길을 개척한 대표작 《데미안 Demian》(1919), 주인공이 불교적인 절대경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싯다르타 Siddhartha》(1922), 제1차 세계대전 후의 혼돈시대를 살아온 탐구의 서 《황야의 늑대 Der Steppenwolf》(1927), 신학자로서 지성(知性)의 세계에 사는 나르치스와, 여성을 알고 애욕에 눈이 어두워진 골트문트와의 우정의 역사를 다룬 《나르치스와 골트문트 Narziss und Goldmund)(1930), 20세기의 문명비판서라 할 수 있는 미래소설 《유리알유희 Das Glasperlenspiel》(1943, 1946년 노벨문학상 수상), 《헤세와 로맹 롤랑의 왕복서한》(1954) 등이 있다. 또 이 밖에 단편집 ․시집 ․우화집 ․여행기 ․평론 ․수상(隨想) ․서한집 등 다수의 간행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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