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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Feb 25. 2020

 새봄 새참

침묵의 봄이 아니라 다행이다


    금 간 뚝배기에 자라 금전수 물꽂이와 꽂이는 2년이 지나자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겨울 시작 때 남겨진 빈 화분에선 작은 구근들이 녹색을 띠며 위로 올라와 흙을 덮어 두었.


    "이래서 어떻게 될 것인지?" 다음 단계를 알 수 없었지만 기대를 불러일으킨 새로움이 반가웠다. 실내에서도 절기에 맞춰 새싹들이 올라오며 봄을 불러오고 있다. 세계가 '이불 밖이 위험하다'며 움추러든 시국과는 상관없이 식물의 시계는  희망을 몰아온다.



    어느 때 보다 화사한 봄이 기다려지2020년남편과 나는 안과 밖에서 각자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두툼한 작업복을 입고 새로운 곳에 긴 돌담을 쌓고 있다. "올해의 첫 새참은 무엇으로 할까?" 플레인 요구르트 한통이 냉장고에 있다. 이것저것 뒤져보면 괜찮은 조합이 될 것인데, 첫날 새참은 텃밭에서 수확한  찐 꿀마늘, 복분자, 살, 감과 로즈메리를 올렸다,



    둘째 날 새참엔 곶감을 두르고 과잉 수확으로 저장이 곤란하여 만들어둔 말린 적색 양파와 바질을 올렸다. 양파를 생으로 잘라 건조하면 매운맛은 사라지고 구수하고 파삭하며 진한 단맛이 남게 된다.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하루가 온통 불안하다. 많은 사람들이  혼돈 속에서  갈팡질팡이다. 이 와중에도 '구원과 영생'을 구하며 정보를 숨기고  모임을 계획하고 갖는다고 한다. 혹시 이런 생각 안 해보셨는지? '영생'만큼이나 지금의 가족과 내 이웃의 건강 그리고 일상의 나날이 얼마 소중한지!

작은 마음은
특별한 것에 관심을 두지만
큰 마음은 일상적인 것에 관심을 둔다.
-허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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