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38 | 항암 치료가 끝난 4개월 후의 몸 상태
수술 후 기나긴 항암 치료가 끝나고 복직도 하고 등등, 이제 일상으로 돌아온지 총 4개월이 지났다. 이쯤 되면 몸 상태가 변한 상태로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고 느끼는데 그 변화를 정리해 본다.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항암을 하기 전에도 반곱슬머리 였다. 적당히 곱슬거려서 파마를 하지 않아도 일명 바람머리 스타일을 만들 수 있었다. 흰머리도 적당히 섞여 있어서 40대 중년 같았다. 항암을 징검다리 형태로 했더니 머리가 두번 빠졌고, 지금까지 한번의 이발없이 쭈욱 길러보고 있다. 새로 자라나는 머리카락이 완전 곱슬 머리로 바뀌었다. 또한, 이전에 보이던 흰머리가 많이 사라졌다.
손톱 발톱 마크: 항암을 한 자국이 손톱과 발톱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손톱의 경우 대충 6~9개월정도 자란다고 하는데, 4개월이 지난 지금 항암이 없던 시기와 있던 시기를 손톱에서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항암기간의 손톱이 깎아야 할때까지 자라면 이내 잘 깨진다. 아무래도 해당 부위가 얇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몇달뒤면 이 자국들도 손톱깍기로 깍여나가겠다.
오래전 씌운 크라운 이빨의 염증: 항암을 하면 몸 전체적으로 감염에 노출되고, 나의 경우 오래전 치료해 둔 이빨들에 문제가 생겼다. 특히 5차 항암때는(에피소드 31 참고) 오래전에 크라운을 씌운 오른쪽 아래니에 문제가 생겨 볼이 퉁퉁 부었고, 엄청 고생했었다. 항암을 모두 마치고도 반대쪽 이빨 근처 잇몸에도 버블이 생겨 고생했다. 정상인의 경우 문제가 없지만, 항암환자의 경우에는 아주 작은 틈에도 염증이 생겨 크게 부풀어 오른다 한다. 어찌되었건, 20대때 치료했던 이빨이니 갈아줄 때가 되었던 모양이다. 요즘 하나씩 치료해 나가고 있다.
다리와 발목: 수술한 다리는 AFO(에피소드 19 참고)를 신은 상태에서는 아주 정상적으로 걸어 다닌다. 사무실에서도 8시간 이상을 신은채로 지낼 수 있다. 복귀 초반에는 2~3시간마다 신발을 벋고 마사지가 필요했으나, 요즘은 장시간 착용하고 있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심지어 18홀 골프를 걸어봤는데 크게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다. 이제 불편한 다리는 나의 일상이 되었다.
수술 부위 안 자라는 털: 수술은 30cm이상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오른쪽 다리의 전경골근이 통째로 없어졌기에 수술 부위 뿐 아니라 근육이 있었던 넓은 부위로 다리털이 자라나지 않는다. 수술 후 의사 선생님께서 회 뜨듯이 근육막과 피부를 분리했다고 설명했으니, 모낭이 자라나지 못하는 환경일 것이다.
캐모포트 수술 부위: 또 다른 상처 부위는 오른쪽 가슴 윗부분의 캐모포트 위치이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케모포트가 들어가 있었기에 (에피소드 17 확인) 그만큼의 수술자국이 있다. 처음 제거했을때는 해당부분에 공간이 남아있는 느낌을 찾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술 자국만 남고 공간들은 모두 가라 앉았다.
불안한 심장: 항암약 중 하나는 심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80% 정도로 맞았고, 다시 암이 발생하면 같은 항암약은 다시 맞을 수 없다. 80%도 의학적 통계이고 나에게도 심부전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내용을 알기에, 이전보다 훨씬 예민하게 심장 박동을 체크한다. 때로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심장이 부정확하게 뛰는 것을 종종 발견하는데, 이게 항암전에도 있었던 증상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저 심장이 오랫동안 정상동작하길 바랄 뿐이다.
틀어진 골반과 낮아진 근육량: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었고, 다리 수술로 쩔뚝 거렸고, 운동량도 줄었고, 등등, 기초 채력이 많이 떨어졌다. 수술한 다리의 종아리는 반대쪽 종아리와 비교했을 때, 육안으로도 3분의 2정도로 볼륨이 줄어들었고, 엉덩이 근육은 죄다 빠져서 평평해 졌다. 골반도 틀어져 있어서 오래 걸으면 쉬 피로하다. 유산소운동은 땀을 흘릴 정도로 길게 해본적이 없다.
매일 하는 운동: 이에 매일 gym에 가서 운동한다. 좋은 몸매를 위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운동을 한다. 하루 중 가장 큰 우선순위를 gym가는 시간으로 잡고 매일 운동하려 노력한다. 빠진 근육량을 서서히 채워가고, 틀어진 몸의 균형을 바로 잡아가고 있다. 때마침 rehab 센터 (에피소드 36 참고)에서 여러가지 운동법을 배우면서 바른 운동을 해 가고 있다.
여전히 유지하는 식단: 여전히 No Alcohol, No Red/Processed Meats, No Fried Foods을 유지하고 있다. (에피소드 16 참고) 몸무게는 정상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몸은 점점 다부져지고 있다. 스스로도 건강함이 느껴진다. 계속해서 이 습관이 유지되려고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