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때도 있고, 달 때도 있지
일을 하다 보면 머리가 아플 때가 있다. 예전에는 두통(?)이 뭐지? 어떤 느낌이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두통이 얼마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지는 일을 하면서, 나이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같다.
두통이 몰려올 때 약을 먹지 않는 나름의 대처방법이 있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는 거다.
주말에는 보통 이 방법을 택한다. 하지만 쉬는 날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회사에서 잘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찾은 다음 방법은 단 걸 먹는 거다. 사탕이나 초콜릿도 좋지만, 여름엔 에이드만 한 게 없다!
자몽에이드 한 모금 들이키면 당이 확 올라가면서 두통이 사그라든다. 탄산수가 위궤양에 좋지 않다는데, 혹시 내가 마신 에이드가 영향을 미친 걸까?
동전에 양면이 있는 것처럼 생각해 보면 존재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앞면과 뒷면이 있는 거 같다. 사람도 보이는 면과 보이지 않는 면이 있는 것처럼. 무언가가 미치는 영향도 긍정의 면과 부정의 면이 있는 것 같다. 자몽에이드는 내가 약을 먹지 않고 두통이 사라지게 하는 면도 있고, 그 안에 들어있는 탄산수가 내 위궤양에 영향을 미친 면도 있을 거다.
그래서 나쁠 수만도 없고 좋을 수만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위궤양이 생긴 건 물론 좋지 않은 일이고 걱정되는 일이지만, 나를 돌아보고 아끼기 위한 달달한 시간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건 맞다.
지금까지의 삶이 쓸 때도 있었지만, 달 때도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모두 삶을 살아가며 달달함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때가 바로 내가 나에게 손길을 내밀 때가 아닐까.
우연히 들어간 카페 인테리어가 내 취향이었고,
테이블 위에 꽂혀있는 꽃이 너무 예뻤고,
자몽에이드가 시원하고 달달했다.
그래서 내 삶도 그 순간 달달해졌다. 물론 머릿속에는 쓰디쓴 고민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