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이즈 골드! 사랑아 밥 좀 잘 먹자!>

육아휴직191일차

by 허공

아침 7시 15분, 아이들이 깰까봐 아내와 서재 방에서 간단히 아침 요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방문이 조용히 열리며 첫째 사랑이가 씩 웃으며 들어왔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어제도 그러더니”

원래 아침 8시에 깨워도 겨우 일어나는데 어제 오늘은 혼자 일어났다.

사랑이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기분이 좋았다. 그 기분이 계속 갔으면 좋으련만 거기까지였다. 둘째 행복이를 깨우려고 디즈니 노래를 틀어주었으나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티니핑’이라는 노래를 유튜브로 틀어주었다. 행복이는 이내 눈을 뜨고 음악을 들었다. 문제는 사랑이었다. 사랑이는 행복이가 자고 있는 안방으로 가서 휴대폰을 보기 시작했다.

“휴대폰 보는 건 안 돼, 귀로만 듣는 거야”

“아빠, 밥도 잘 먹을테니 볼께요”

“보는 건 안 돼요”

“아~~빠”

사랑이는 징징거리기 시작했다. 아내가 사랑이에게 다시 한 번 말하자 조금 있다가 울음을 그쳤다.

겨우 진정 되었나 싶었다. 어제 미리 끓여놓았던 두부계란국을 다시 끓여 김과 함께 밥상을 차렸다.

“얘들아, 밥 먹자”

행복이는 바로 국에 밥을 탁 말아서 떠먹기 시작했다. 사랑이는 국을 한 번 보더니 숟가락 끝으로 살짝 떠먹고 김하고 밥만 먹었다. 윙크 학습기만 쳐다보고 밥을 먹지 않을 것 같아서 국에 밥을 말아놓았다.

“아빠, 으아앙, 밥 새로 줘”

“사랑아, 네가 밥을 안 먹으니까 말은 거야, 동생 봐봐, 동생도 먹자나”

“으아앙”

“사랑아 숟가락에 살짝 떠서 맛만 보는 게 먹는 게 아니자나”

“으아앙”

사랑이는 아무리 말해도 막무가내였다. 밥을 차려놓고 먹으라고 한 시간이 8시 10분, 아내가 애들 머리를 묶어주고 출근한 뒤 상에 앉은 시간이 8시 25분쯤 됐을 것이다. 그 뒤로 9시 20분까지 사랑이는 밥을 먹지 않았다. 계속 울다가 내 잔소리를 들었다. 그 사이에 행복이는 밥을 다 먹고 유기농 사탕까지 먹었다.

“사랑아, 동생도 밥이 엄청 맛있어서 다 먹은 게 아니야, 밥 잘 먹고 사탕까지 먹은 게 현명한 거니? 아니면 1시간 동안 울기만 하는 게 낫니?

“으아앙”

“아빠는 계속 징징 거리면 이제 아무 말도 안 할거야, 사랑이 이제 6살이야”

1시간 동안 잔소리를 했다. 입이 아팠다. 화를 내면서 소리 지르지는 않았다. 전 같았으면 속이 끓어서 화를 냈지만 서로에게 좋지 않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9시 20분 사랑이는 식판에 있는 밥을 반절 정도도 먹지 않고 그만 먹는 다고 했다.

“사랑아 시간은 금이야, 타임 이즈 골드,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어, 사랑이는 아침부터 계속 징징거리고 짜증을 냈어, 엄마도 아빠도 동생도 사랑이 때문에 좋은 시간을 허비했어, 어떻게 보상할거야”

즐겁게 밥을 먹고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허비했다며 유치하게 아이에게 시간을 보상해 달라고 했다.

그냥 아이가 원하는 데로 국에 말은 밥을 버리고 다시 새 밥을 주는 것이 맞았을까? 아이가 원하는 대로 무조건 해주는 게 옳은 게 아니다. 그렇게도 해봤었다. 그럼 자기가 징징거리면 부모가 다 해주는구나 하면서 버릇만 나빠진다.

사랑이도 아빠인 나도, 오늘 아침은 행복한 시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얘기할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아이한테는 밥을 잘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아 점심은 잘 먹어야 해 알았지?”

아이를 등원시키며 안아주었다. 점심을 잘 먹을지 모르겠다. 담임선생님이 요즘은 조금 나아졌다고 하는데 집에서는 아직이다. 사랑아 밥 좀 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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