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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희 Apr 07. 2016

지상으로 올라오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엄마는 노약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시고

나는 계단으로 올라간다.


대화는 언제나 똑같다.

" 니도 타고 가자 ~"

"아냐 , 내가 타면 욕 먹지 "

" 니도 피곤한데 "

"난 괜찮아 "







올라가서 기다리면 늘 똑같은 대화는 이어진다.

"기다렸나? 먼저 가지..."

먼저 간 적은 한 번도 없고

엄마는 늘 먼저 가라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늘 똑같이 집에 온다.








 그런데 , 갑자기 공부하시던 엄마

"옥희야... 고맙데이..."

"응? 갑자기?"

이야기는 이러했다...






엘리베이터에 타신 엄마는

오늘따라 아무도 없어서 놀랐다고 하신다.

무서운 생각도 들고

    

문이 닫히자 더 당황하신 듯하다.


무엇을 눌러야 하나 하고 자세히 보니

"지상"이라는 글씨가 보였다고 ,

그래서 눌렀더니 정말 지상으로 올라왔다면서

신기한 경험을 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신다.

분명 아까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엄청 기뻤을 텐데

그때 말씀 안 하시고 이제 말씀하시는 것 보면

생각할수록 본인이 대견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러신 건가...





자식 때문에 서울 올라오셔서

지하철은 복잡하고 답답하다고 잘 안 타고 다니셨는데

이제는 어느새 혼자서 버스 타고 큰 시장에도 다녀오시고 ,

갈아타는 건 힘드시지만

한 번에 가는 길은 지하철도 타고 다니시고

 

크게 아픈 신 곳 없으시니   




내가 더 고맙고 감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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