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월세 이사 할 때 주의할 점
Is your wife oriental?
우리 집 이사 나갈 때, 사전 점검하러 오신 분의 말씀이라고 한다. 우리 집이 깨끗하게 잘 관리 됐다는 백인 아저씨의 나름 예의 차려서 하신 말씀일까? 칭찬이다 생각해야지 뭐 ㅋㅋㅋ
‘오리엔탈’ 이라는 단어는 70, 80년 대 까지만 해도 자주 쓰였지만, 현재는 차별적인 언어 사용을 피하기 위해 Asian American 이라는 정치적으로 ‘옳은’ politically correct 표현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연세가 많으시거나, 교육받지 못하셨거나, 아니면 정말 악의 없이 무의식 중에 그런 표현을 할 수도 있겠지...
이사 나가면서 부동산을 대할 일이 많았다. 이 부동산은 6년 전 집 구할 때부터 그동안 관리나 수리 등 만족하며 지냈지만, 마지막 퇴실 검사 때 너무 별로였다. 아주 그냥 없던 정도 다 떨어짐.
우리가 결혼하고 처음으로 살게 된 신혼집, 그리고 결혼 후 머물렀던 하와이를 떠나는 것이 아쉬워 눈물이 찔끔 나려는데, 이사 나갈 때 정 떼주는 부동산의 아주 크나 큰 배려를 받았다 ^^
사전 점검을 할 때에는 부동산 관계자 두 분이서 오셔서 집 안을 둘러보면서 이것저것 확인하시고 가셨다고 한다. 내가 이사 가기에 혈안이 되어 있어서 남편에게 계약서에 써져 있는 대로 부동산에 편지로 written notice 를 28일 전까지 보내야 한다고 했더니, 본인이 부동산 가서 물어보겠다고. 그러더니 부동산 사람들 데리고 집으로 검사까지 받으러 옴...
남편은 부동산 직원에게 주방 타일이 깨진 곳과 화장실 페인트 벗겨진 곳 등등을 보여드렸고, 직원은 뭐 다 괜찮다 일상적인 사용감 normal wear and tear 은 괜찮다고 걱정 말라고 했다는데... 나는 회사에 있었어서 다 끝나고 전달받음 ㅠㅠ
이사 나갈 때 공식적으로 해야 할 일 (부동산마다, 계약마다 상이)
1️⃣ 부동산에 공식 문서로 퇴실 날짜 알리기
28일 전 (계약마다 다름), 구두로는 불가능
만약 28일 보다 늦게 공지하게 되는 경우, 해당 일자의 월세를 지불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에 이사 예정일의 21일 전에 알리면 7일의 월세를 더 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이때 부동산에 잘 얘기해서 조금 깎아달라고 부탁드리면 깎아주기도 한다고 함.
우리는 월세가 선불이었기 때문에, 이사 나가는 달에도 월세를 전부 지급하고 차액을 이사 나간 후에 부동산에서 정산을 전부 끝낸 후 돌려줄 것이라 했다.
2️⃣ 퇴실 청소 예약
간단한 청소는 직접 가능, 카페트 (우리 집 기준 $150), 커튼 (우리 집 기준 $150) 등은 전문 세탁
부동산과 연계된 업체 리스트를 알려줌. 이 업체들에 예약해야지 100% 보증, 만약 다른 업체에 맡기면 부동산에서 청소된 상태를 보고 보증금에서 손해보상을 청구하거나 추가비용을 뺄 수도 있다고 한다.
퇴실 청소 예약은 이사 날짜가 정해지면 하루 이틀 전에 작업할 수 있게 미리미리 예약해 두면 좋다.
우리 집은 워낙 오래돼서 카페트도 교체해야 한다고 했고, 커튼도 햇빛에 다 망가져서 세탁할 수 조차 없다고 했는데... 퇴실 검사 날 온 또 다른 직원 둘이 카페트는 반만 청구할 거라고 하고 (어차피 버릴 카페트를 왜ㅡㅡ???) 커튼은 앞면은 살리고 뒷면을 교체할 수 있으니 세탁비랑 수선비 등이 들 수도 있다고 (몇십 년 썼으면 하나 사지 그게 더 일을 만드는 거 아닌지 게다가 그 비용을 왜 세입자가 냄ㅡㅡ???)
3️⃣ 대형폐기물 예약
침대나 가구 등은 건물 관리인이나 주민센터 같은 곳에 수거를 예약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4️⃣ 전기, 수도, 인터넷, 주택보험, 화재보험 등 해지
세입자 명의로 신청한 서비스는 이사 날짜에 맞춰 모두 해지하고, 자동이체까지 해지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은 요금이나 보증금 등 돌려받는 부분이 있다면 잘 확인해야 한다.
5️⃣ 우체국 주소 이전 신청
USPS 에 주소 이전 신청해 두면 우리 이름으로 배달되는 편지들이 자동으로 새 주소로 전송된다. 첫 1년은 무료, 수수료 1.10불.
성이 흔한 경우는 가족 단위로 신청하지 말고 개인으로 신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집 전 세입자들도 한국분들이셨는데 둘 다 김 씨라 김 씨 가족 주소 이전을 신청하시고 가셨는데 하필 나도 김 씨어서 당시 이민 관련 서류를 못 받는 불상사가 생겼었음.
퇴실 점검 직전 담당자가 바뀌었다며 다른 직원이 방문함. 그중 보스인 여직원이 너무 별로였다. 사사건건 하나하나 트집 잡으면서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이러면 안 된다 저러면 안 된다.
특히 우리 잘못이 아닌 일들을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데 너무 억울했다. 예를 들어 부동산에서 불러준 수리 업자가 물건을 옮기면서 벽에 페인트를 벗겼다던가, 우리가 이전에 사는 데는 지장 없지만 하자인 부분 신고했는데 괜찮다고 해서 지나간 것들까지 수리 신청을 했어야지 뭐 했냐고. 우리가 전화로 다 신고했다고 하니까 그럼 기록을 찾아보고 없으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용이 청구될 거라나.
아니 무슨 이런 무책임한 말을. 우리는 지금 당장 집 다 빼고 내일 비행기로 떠나니 더 이상 하와이에 없는데 이것저것 트집 잡아서 지금 뭐 어떡하라는 건지 너무 답답. 마지막에는 그냥 비용이 얼마든 내고 제발 끝내고 갈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리야 국내에서 이사 가는 거라지만 해외로 이사 나가시는 분들은 더 힘들었겠다 싶다.
그 부동산 리뷰를 보면 퇴실 때 트집 잡아서 보증금 안 돌려주는 걸로 유명하다. 나는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 왔나, 악덕 부동산이나 사기계약 까지는 아니니까, 그냥 상식적으로 좋게 좋게 처리될 줄 알았나?
그래도 우리 집. 우리가 6년이나 살았던 작디작은 집. 우리 결혼 생활의 온갖 희로애락을 함께한 집이었다. 창틀에 묶어놓은 빨랫줄, 깨끗한 빨래 향기 방 안에 가득 퍼졌던 그 집. 안녕,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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