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 집이야 ❤️
내게 우리 집이라고 부르고 싶은 집이 생겼다. 사택이지만 이제는 우리 집이야 ; ) 작고 소듕한 우리 집. 언제까지 여기 머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우리 집이야! 지난날들은 모두 잊고!! 여기가 우리 신혼집이야 ㅋㅋㅋㅋ
우리가 이 집으로 이사 올 수 있기까지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에어비앤비에서 두 달을 버티며 숙소를 세 번 옮기고 월세집을 알아보다 극적으로 배정받은 사택! 에어비앤비를 연장하느냐 마느냐 하던 시기에, 금요일에 연락받아서 당장 일요일에 입주할 수 있게 준비해 줄 수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이사했다. ㅜㅜ
이사 날은 남편이 일을 시작한 지 한 달째, 그리고 내가 일을 시작하기 일주일 전. 정말 하늘이 내린 타이밍이었다 ㅠㅠ 집안 곳곳을 청소하고 짐을 정리하고 살림살이를 사들이고 하는데 딱 일주일 걸렸다. 95도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던 일주일, 땀을 쏟아가며 쓸고 닦은 덕분에 마음 편-히 출근할 수 있었다. 그동안의 불안했던 마음을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 나는 이 집이 너무너무 좋다.
특히나 우리가 전에 살았던 월세 집은 지은 지 60년 된 정말 오래된 건물로 6년이나 살면서 정말 속상했던 일들이 많았다 ㅠㅠ 그런데 지금 집은 신축에 풀옵션으로 세탁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까지 집 안에 설치되어 있다. 사택이라 2인 1실로 모든 가구가 마련되어 있고, 한 달에 한 번 공동 공간 청소 서비스까지! 살기에 진짜로 불편함이 하나도 없다. 불편함이 없다니... 눈물이 날 정도로 벅차다 ㅜㅜ
우리에게 사택을 하사하신 이 회사에 찰싹 붙어 있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일하겠습니다!!
알랭 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패스트푸트점에서 허겁지겁 점심을 때우던 작가가 근처 성당에 들어섰다가 순식간에 차분해지는 경험을 하고 나서는 공간 만으로도 사고력이 달라지는 걸 깨닫는데, 집도 그냥 몸을 뉘고 물건을 보관하는 곳이 아닌 생각을 형성하는 정신적 쉼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집수리 과정을 만화로 보여주는 <유부녀의 탄생>에 인용된 구절이다. 이 곳에 이사온 지 한 달, 나의 사고방식도 벌써 많이 바뀌었다. 그 과정을 기록해보기 위해 글을 적는다.
한 새벽 네시부터 해가 떠서, 아침 댓바람부터 경찰차 사이렌이 울리고 버스 소리가 들려온다. 캬캬 역시 다운타운이로구나. 우리가 여기서 살고 있구나.
정식 주소도 생겼으니 은행이랑 우체국에 주소 변경 신청하고, 운전면허증도 새로 만들었다. 카드에 박힌 주소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가 여기서 산다.
이곳에서 어떤 삶을 꾸려갈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 또 어떤 새로운 것들을 배울지 기대된다! 죽지 못해 했던 생존의 미니멀 라이프가 아니라, 즐기고 가꾸는 미니멀 라이프! 브런치북으로 연재합니다 : )
동향인 우리 집, 아침이면 블라인드 사이의 구멍으로 햇살이 쫙 비친다. 차마 창문을 열 수는 없다 너무 반짝반짝 눈이 부셔 노노노노...
나에게도 드! 디! 어! 개인 책상이 생겼다 ㅠㅠ 감동의 물결~~~ 식탁에서 밥 먹고 일하고 카펫 바닥에서 랩탑 홀더 세워두고 노트북 하던 날들이여 안녕!!
침대가 엄청 높다. 먼저 무릎 하나 걸쳐두고 영~차! 하면 올라갈 수 있음. 강아지들이 사람들 침대 올라가려면 이런 느낌일까 ㅋㅋㅋ 침대 밑 수납을 할 수 있도록, 가구 받침대 + 프레임 + 박스 스프링 + 그 위에 매트리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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