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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브랜딩 Nov 05. 2022

15,000원 기회를 소중히 여기면 천만원이 된다(1)

엄마의 브랜딩 012 [강의]

유튜브 과정을 다 마치고 몇 주 후인가 문자 하나가 왔다. 센터에서 온 단체문자였다. 시간당 15,000원으로 학생들에게 크리에이터 내용으로 1회 강의 아르바이트 하실 분 있는지_에 대한 내용이었다. 


'아줌마가 무슨 강의람. 게다가 아직 다 마스터하지도 못했는걸?' 


또 다시 시작 쫄보가 올라왔다. 하지만 왠지 해보고 싶기도 했다. 나중에 아쉬울것 같아 하루 종일 문자를 다시 읽고 다시 읽다 결국, 센터에 전화해서 자세한 내용을 물어봤다. (사실 이 단계를 깨는게 가장 어려웠다)

그런게 있다. 직감이라는 거. 뭔지 모르겠지만, 이 선택을 하면 내게 되게 좋을거라는 어떤 직감. 나도 모르게 전화상담하다 그럼 커리큘럼 준비해서 면접보러 가겠다고 했다.


1)커리큘럼+면접준비


내가 준비한 골격은 다음과 같았다.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관심가질 스토리로 확 집중시킬 마인드로 셋팅한다(거시적 관점)

-아이들이 가장 쉽게 이해하고+바로 따라할 수 있게 핵심단계를 쪼개 가르친다(미시적 관점)


그리고 수업할때의 주요점과 미리 시뮬레이션 돌려 내가 원하는 결과물까지 따로 브리핑해 남겨두었다.

-아이들 수업은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는게 8할이고

-그 분위기 기세로 정보를 알려주며 마음은 사로잡고, 아는 부분을 깨우쳐-스스로 원하는 파트(배우거나 좋아하는)를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


커리큘럼 너무 마음에 드는데요? 저희 기관과 전속계약 하실래요?


초중고 수업시간이면 아이 유치원 하원 시간과도 겹치지 않았다. 나는 바로 하겠다고 했고, 그 주 김포에서 했던 첫 수업은 대호평이 이어졌다. 한시간 일찍 근처 카페에 가서 수업을 시뮬레이션 하며 내 상태를 최고의 컨디션으로 유지해뒀다. 


단 한명의 아이만 이해해도 성공이란 생각을 했다. (상상만해도 정말 뿌듯할 것 같았다.) 

-아이들을 휘어잡는 분위기로 시작해

-동기부여로 집중하는 마인드 상태를 만들고

-최신 트렌드 자료와 딱 필요한 파트만 딱딱 가르치고

-바로 실습하며 피드백하는 단계별 코스가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했단 평이었다. 


며칠 뒤, 기관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수업할 때 스탭분들이 돌아가며 현장촬영을 하는데, 그때 내 수업 때 오신 분의 칭찬일색과 아이들의 후기리뷰들이 너무 좋았단 얘기와 함께, 다른 과목들도 가능한게 있냐는 질문이었다. 웹툰과 바리스타도 가능하다고 했더니(이렇게 또 사용하게 될 기회가 되다니!!) 너무 좋아하셨다. 

하나 둘씩 학교 강의 가볼 기회가 많이 생겼다. 어떤 분들은 거리가 멀거나 페이가 적으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수업 5분전에 헐레벌떡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 와서도 떼우고 간다_는 마음이 온 몸으로 티날만큼 마지못해 온 분도 있었고, 학교 직원분들에겐 굽신하면서도 정작 학생들에겐 반말로 무시하며 막 대하는 분도 있었다.


2)작은 기회를 소중히 대할 것

나는 내게 주어진 상황을 소중하게 대해서 최고로 활용해야겠다 생각했다. 따지고보면


-자동 스피치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였고

-강의 횟수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일 기회였고

-같은 커리큘럼을 대상별로 다양하게 적용해볼 기회였고

-관련 상황에서 여러 대처를 할 수 있는 순발력을 키울 기회였고

-누군가의 인생의 전환점이나 큰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수업이 될 기회였고

-강의비가 모여 작은 목돈들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기회였다.


나는 항상 30분~1시간 일찍 갔다. 먼 지역이라 해도 여행가는 마음으로 고속버스나 기차타고 갔다. 독박육아하다가 신나게 임장가는 마음+단 한명이라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눈이 열리면 좋겠단 마음으로 갔다. 


가자마자 화장 셋팅 다하고, 수업하는 장소의 땅을 밟으며 오늘 수업도 대박나자_하며 마인드 컨트롤 했다. 아이들 한명한명이 보석같았고, 이 수업 시간이 늘 최고였으면 해서 매 수업 ppt와 자료도 트렌드에 맞게 조금씩 바꿨다. 

진심과 열정이 통하는 법이다. 종종 학교 담당자 선생님들께 따로 강의나 진로강연이 가능하냐며 따로 문의 받을 정도로 좋은 수업 평판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간이 주는 신뢰는 돈 주고도 못사는거였는데, 작은 순간들에 최선을 다했던게 참 잘했었구나 싶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던 어느 날, 유튜브 과정을 가르쳐주셨던 커피캣 선생님과 안부를 주고받다 초중고 강의를 나가고 있단 얘기도 하게 되었다. 선생님은 과정을 쭉 들으시더니 


은호 선생님, 혹시 저희 보조강사로도 해보실 생각 있으세요?


새로운 두번째 문이 열린 순간이었다. 유튜브랩은 당시 유튜브 강의계의 메이저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큰 공공기관의 강의들도 엄청 다니시는 중이었다. 일정 되는 날은 지역구분 하지 않고 무조건 다 참석했다. 거기서 여러 강사분들의 보조로 서포트하며 메이저 강사분들의 수업을 듣고 배울 기회를 잔뜩 누렸다. 


3)보조 강사가 좋은 점

-강사교수법을 배울 필요가 없이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바로 배울 수 있음

-나도 수업을 들으며 추가적으로 더 배우기 때문에, 배우며 돈도 벌고 실습하는 과정

-수업을 제 3자의 눈으로 보기에, 놓친 부분의 도움을 어떻게 필요로 하는지 빠르게 캐치할 수 있음

-기관 강의를 할 때 현장 꿀팁들을 메인 강사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배울 수 있음

-메인 강사분들은 바쁜 분들이 많은데, 수업 노하우나 시관관리 노하우도 배울 수 있음


시간이 지나, 유튜브랩이 계속 잘되면서 내게도 메인 강의를 할 기회들이 주어졌다. 나의 짧은 강의 경력으로 갈 수 없는 곳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정말 럭키였다. 일단 기회가 주어졌다면, 잘 해내기만 하면 된다는게 강의의 장점이다. 


한 강의를 잘 끝내면 다음 강의가 또 들어왔다. 신기했다. 김미경 샘같은 분들만 강의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커지는 작은 브랜딩의 중요성과 함께 강의라는 세계를 알아간다는 게 재미있었다. 


딱 한번 선택을 했을 뿐인데, 내 손에는 강사라는 새로운 카드가 주어져 있었다.


(다음편에 계속..)


https://brunch.co.kr/@kimeunho/15

https://brunch.co.kr/@kimeunh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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