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었니 서울아

기차 여행

by 김규철

볼일이 있어 오랜만에 서울에 왔다. 2년간의 서울 생활을 마치고 고향에 내려간 게 엊그제 같은데 2019년 벌써 새로운 직장에 들어간지도 1년이 되었다. 서울역에 도착해서 역 밖으로 나가니 시골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감회가 남달랐다.

머릿속에는 기억의 장치들이 하나둘 불을 밝히며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게 만들었다. 나이도 처음 왔을 때보다 20대의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고 모든 것이 소소하게 변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도시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다 보니 가슴속에는 무언가 모르게 전기가 흐르듯 찡한 느낌이었다. 약속한 날짜보다 하루 일찍 온 나는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참 신기한 것이 지하철을 타는데 내가 갈 목적지를 헷갈리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찾아갔다. 시간은 지났지만 여전히 몸은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잠실에 가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교회 식구들을 만났다. 그동안의 회포를 풀며 근황 이야기를 했다. 그사이 교회에도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다. 한참을 웃고 떠드는 사이 각자의 일정이 계셔서 가야 했다. 자리가 공석이 될 때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같은 방향으로 가는 목사님과는 석촌호수를 걸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짧았지만 즐거운 만남이었다.

그리고 옛날 내가 다녔던 회사 사람들을 만나러 갔다. 여전히 변함없는 회사 건물에 들어서며 전에 일했던 나의 과거가 아련히 스쳐 지나갔다. 늦게 흘러갈 것 같은 시곗바늘이 어느새 오후를 가리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홍대에 자주 가던 카페에 들러 인사를 드리고 매일 먹던 차를 마시며 푸근해지는 마음으로 힐링에 시간을 보냈다.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카페는 서울에 오면 나의 유일한 힐링에 장소이다. 늦게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해서 메신저 영상통화로 이민 가신 형과 수다도 떨었다. 내일은 중요한 날이기에 심장이 요동을 쳐서 쉽게 진정되지 않아 걱정되었지만 생각해 보니 미리 걱정하면 아무것도 안되기에 마음을 푹 놓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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