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잔잔하게 울리고 언제나 힘을 주는 아빠의 말
그날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마음이 따뜻하게 놀랐다.
'똑똑똑' 교습소 문을 노크하는 소리.
학부모님 상담도 없는 날이었고, 학생들도 수업에 늦지 않고 다 왔는데...
누굴까? 궁금해하며 문을 열어보니...
아빠다. 나의 아빠다.
아빠가 미소 지으며 큰 상자 꾸러미를 내게 건넸다.
"아빠! 이건 뭐야?"
"우리 딸! 학생들이랑 먹어. 닭강정이야. 딸 생각이 나서 사 왔어."
역시 우리 아빠!
나는 역시 아빠의 사랑스러운 딸이구나!
무척 감사하고 기뻤다.
그런데, 순간 마음이 잠시 머뭇거렸다.
학생들이 배고프다고 해서 막 간식을 시켜 먹은 참이었다.
아빠에게 미안해하며, 사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어서 내가 말했다.
"아빠! 이 닭강정 안 맵지? 이거 우리 옆에 경로당 어머님들 드리자.
양도 넉넉하고! 간식으로 드시기에 딱 좋겠네. 어머님들 이야기 나누면서 드시기에
좋겠다."
아빠가 가져다 드리려고 하자,
"아빠 잠깐! 콜라가 너무 작은 것 같아. 여기 냉장고에 하나 더 있어.
더 챙겨드리자. 그리고 잠깐! 나무젓가락도 혹시 모르니 5개 더 챙길게."
아빠는 어느새, 내가 준비하는 것을 지켜보시기만 하셨다.
분주히 움직이며, 드디어 경로당의 문을 노크한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저희 아빠가 닭강정을 좀 사 왔는데, 좀 드셔보세요.
저희 입 안 댄 깔끔한 거고요. 닭강정을 아빠가 많이 안 매운 것으로 사 오셨거든요.
혹시 몰라서 나무젓가락, 콜라도 조금 더 챙겼어요. 부족하지만 맛있게 드셔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어머님들의 감사 인사를 뒤로 하고 나오자,
우리 아빠가 한 말
"김해는 사랑받을 행동을 하는구나."
나는 이 말이 지금도 가슴깊이 기억에 남고, 내 마음을 언제나 따뜻하게 울린다.
언제 끄집어내도 무척 행복하다. 어렸을 때 재미있는 책을 아빠가
사 왔을 때 방방 뛰며 기뻐했던, 그때만큼 즐겁고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살다 보면, 내가 잘못했나 자책할 때도 있고,
심술궂은 사람들 틈에 치여서 나도 똑같이 날 선 말을 하고 나서 자책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 이 말을 조용하게 꺼내본다.
"김해는 사랑받을 행동을 하는구나."
그리고 생각한다.
"그래! 김지혁 씨의 큰 딸인 김해야. 아무리 못된 사람들 틈에 치여 살아도,
김지혁 씨, 김정순 씨의 가르침을 받고 자란 것을 잊지 마. 올바르게 살자.
그리고 사랑받고 자란 만큼, 행동을 절대 모나게, 심술궂게 하지는 말자."라고
이 글을 보고 계실 나의 부모님께 바치는 말:
아빠, 엄마. 김해는 이제 안심하셔도 돼요. 사랑받은 대로 사랑하며 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