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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Ji Youn Oct 26. 2024

뭐가 잘못됐어?
_ 세상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

나이가 들어도 아이돌 노래는 사랑입니다. K-POP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동남아를 벗어난 여행지에서도 최신 K-POP이 여기저기서 들리는 시대 아닙니까. 현지에서 우리 노래가 나오면 최소한 아는 척이라도 해야 하잖아요. 


IVE의 I AM이라는 노래를 듣고 주책맞게 눈물을 훔친 적도 있습니다. Love Yourself를 외치는 BTS도 사랑하고, 최근에는 블랙핑크 제니의 Mantra도 반복해서 듣게 돼요. 아이돌 노래 중에서 이 엄마가 좋아하는 곡들은 대부분 나를 아끼고 사랑하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면서 새삼 드는 생각은, 이제까지 얼마나 나를 사랑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입니다. 아이에게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너를 가장 소중히 대하고 사랑해 줘야 해.” 거든요. 엄마인 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너도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의미로 시작했던 말인데, 아이에게 하는 말을 나도 계속 듣다 보니 나한테 하는 말인 것 같이 들리더라고요.


나는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나도 나를 사랑했나? 지금도 나를 사랑하고 있나?라는 질문이 언제부터 인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그리고 반성의 시간이 시작되었어요. 


나를 사랑하면 어떤 계획안에서도 나는 1순위가 될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면 남들의 시선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려고 할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면 도전과 모험의 상황이 아닌 이상 나를 힘든 상황으로 내몰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돌이켜보니, 이 엄마는 계획을 세우면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실수를 했습니다.


어릴 때일수록 계획을 세우며 저지르는 실수는,
나를 너무 몰아세운다는 것입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이기는 했어요.
하지만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문제였어요. 목표는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인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나를 대하는 경우가 많이 했거든요. 


나에게 가혹할수록 목표에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어요.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했으니까요.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일단 단기간의 목표를 이뤘다는 자부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를 돌보지 않으면서 이룬 목표는 즐길 기운이 나지 않더라고요.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며칠 쉬어야 할 때도 있었죠.


나의 목표보다는 주변을 챙기기 위한 계획이 많은 사람도 있어요. 이런 경우는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돕고자 하는 성향이 크기 때문에, 내가 힘들어도 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나를 소비해요. 계획은 다 실행했지만, 그래서 힘들면서도 뿌듯하기도 하지만, 막상 나의 발전은 없어요. 


너무 안타까워요. 나를 위한다고 생각했던 계획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결과를 낳았을 때 말입니다.


성공하는 것도 좋고, 성장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내가 나를 사랑한다면 당연히 따라오는 일 같아요.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크면, 자연스럽게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될 테니까요. 일단 목표를 이루고 그 이후에 지치고 상처받은 나를 위로하고 보살펴주겠다는 생각은 접어 두세요. 그 목표, 언제 이루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도 허다하잖아요.


세상 누구보다 나를 가장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 나를 위한다고 생각하는 계획이 막상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계획일 수도 있어요. 계획을 세우기 이전에, 나를 가장 사랑하는 방법을 연습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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