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을 짜 놓는여자 2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치약을 짜 놓는 여자 2


코로나 19 변이가 1차, 2차로 단단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것 못지않게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날씨 변화도 종잡지 못하겠다. 한나절 긴팔 옷을 벗겨냈다가 다음날에는 도톰한 외투를 찾게 한다. 기온이 널을 뛴다. 비바람에 섞여 동전만 한 우박을 쏟아냈다가 뜨거운 대낮의 태양렬로 대기를 말린다. 이래저래 적응이 되지 않는 날씨를 따라가다 코감기에 걸렸다. 재채기가 자주 나온다. 코를 간지럽히는 꽃가루도 한 역할을 한다.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하다 보니 병원에 가기도 꺼려진다. 자신과 타인을 위해 제한된 자유 안에서 지내야 한다. 불편을 감수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행동이 제약을 받고 개인의 취향도 억제가 된다. 더불어의 삶을 지켜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불편이 불평이 되지 않는 배려를 코로나 19가 강요한다. 바이러스의 변이처럼 자유의 가치도 변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뒤척거리던 잠에서 깨 힘겹게 기지개를 켠다.

"괜찮아요?"

제일 먼저 들려오는 목소리에 걱정기가 진득하니 묻어있다.

휴지를 찾아 막힌 코를 풀고 자다 깨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밤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았을 것이다.

이부자리에서 선뜻 일어나지 못하고 뭉개고 있는 찌뿌둥함을 풀어주려고 뭉친 어깨를 주무르고 저린 팔과 다리를 두드려 준다.

등을 내주고 엎드려 힘드니까 그만해도 된다고 건성으로 말을 하지만 뭉친 근육들이 시원해짐을 포기하지 못한 채 베개를 목에 받치고 가만히 누워 있는다.

"오전까지는 바람이 차데. 샤워하고 옷 따뜻하게 입어야 해."

"응, 응"

요 며칠 아침의 대화는 날씨의 동향으로 시작한다.


욕실에 불을 켜고 들어가니 오늘도 칫솔에 치약이 가지런히 짜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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