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값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선택의 값

초저녁잠이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에 깨어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보험설계 프로그램에 우연히 멈췄다. 한때 만능보험인 줄 알고 가입한 종신보험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는 상황과 종신보험에 기대했던 오류들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었다. 십 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매월 보험료를 빠짐없이 납부하고 있는 종신보험, 그동안 성실하게 납부한 금액이 해지하게 되면 큰 금액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 아까워서. 나중에 혹시 제도가 바뀌지 않을까 하는 망상 같은 기대 때문에. 계속 유지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게 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해지할 때와 연금 전환할 때에 대한 조건과 손실금에 대하여 문의를 했다. 해지하게 되면 환급률은 총 납입액에 57%에 해당하는 금액을 즉시 송금해준단다. 연금 전환은 만료일까지 납입을 하고 해지할 때와 똑같이 총 납입금액에서 57%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란다. 사후에 나오는 보험료가 지금은 나에게 필요 없다. 남겨질 가족을 위한 생계비가 있어야 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떠나고 없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장래의 나를 위한 것이야 한다. 누군가를 위한 보험은 분쟁이 되기도 하고 낭비가 되기도 한다. 살아있을 때의 삶을 위한다면 나에게 종신보험을 계속 비용을 들여가며 유지할 필요가 없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간단한 해지절차를 끝냈다. 고된 생활을 쪼개 불입했던 막대한 금액이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선택의 값으로 받아들인다. 돌려받은 57%를 지금 살아있는 나에게 오늘 선물로 준 것이라고 위로를 한다. 결과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자신이 선택한 것에 따르는 대가도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결과는 자신의 공적으로 둔갑시키고 그렇지 않은 결과물은 나 이외에 다른 모든 이들의 탓으로 돌리는 덜된 사람들이 많다. 말 방정으로 한순간에 자신을 망치기도 한다. 어떤 선택이든 값이 따른다. 선택은 나의 몫이고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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