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커피숍에서 습관적으로 포인트 적립을 하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포인트 적립과 스탬프 누적은 커피값에서 얼마나 할인이 되는 걸까 하고 말이죠.
이럴 때는 물건 가격을 적당한 수치로 정해 계산하면 편리합니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을 3000원이라고 해볼게요.
(1)커피 10잔 + 무료 1잔
커피를 10잔 마시면 무료 1잔을 서비스를 받는다고하면,
우리는 3000×10=30000,
우리는 커피값으로 3만 원을 썼고 커피는 11잔마셨습니다.
그러면 커피 1잔 가격은 얼마일까요?
30000÷11=2727
약 2727원 꼴이 됩니다.
할인율로 따지면 약 9% 할인받은 셈이죠. 중요한 건 할인율이 아니라 내가 이 커피숍에서 3만 원을 썼다는 사실입니다. 난 이 커피숍에 최대 10번을 출석해성실히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2)커피값의 10% 포인트 적립
이번엔 포인트를 차곡차곡 적립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커피 1잔 3000원을 결제할 때마다 10%인 300원이 포인트로 적립됩니다. 근데 포인트 사용은 5000점 이상부터 가능한 경우가 많지요. 포인트가 5000점이 쌓였다는 것은 내가 커피값으로 최소 5만 원을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50000÷3000=16.6
내가 이집 커피를최소 17잔 마셔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그 커피숍에 그만큼 자주 가야겠지요. 5만 원을 커피값으로 쓰면 포인트 3000점으로 커피1잔을 마실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커피값 5만 원에 18잔을 마셨다는 건데, 커피 1잔 가격은 얼마일지 계산해 볼게요.
50000÷18=2777
커피 1잔은 약 2777원입니다. 아까 스탬프 10개를 찍었을 때는 1잔 가격이 약 2727원이니까 그보다 50원 비싸네요.
그런데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난 이 커피숍에서 무려 5만 원을 썼다는 사실 말이에요.3000포인트를 사용했으니 남은 포인트 2000점도 알뜰히 써야겠지요. 1000 포인트만 더 적립하면 한 잔 서비스를 또 받을 수 있어요.
한잔 마실 때마다 300원씩 적립되니까 4잔은 더 사 마셔야겠네요.
3000×4=12000
이제 1만 2천 원만 더 쓰면 무료 커피를또 마실 수 있어요. 결제한 커피는 아까 17잔과 지금의 4잔을 합치면 모두 21잔입니다
3000×21=63000
난 이미 6만 3천 원을커피값으로 썼습니다.
결제한 커피 21잔과 서비스 2잔을 합치면 모두 23잔이니까
63000÷23=2739
1잔을 약 2739원에 마셨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약 9% 할인된 가격이에요.
계산이 좀 복잡했지요.아마 이렇게 일일이 계산하는 분은 없을 거예요. 아무도 안 하실 듯하여 제가 한번 해봤어요. 계산해보니 스탬프나 포인트나 다 비슷하게 9% 할인률이 적용됩니다.하지만 그 할인률을 오롯이 적용 받으려면상당한 금액의 커피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린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쯤에서 궁금해집니다, 커피숍에서는 왜 손님에게 포인트를 주고 스탬프를 적립해주는 걸까요.알고보면 그것도 마케팅이에요.'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포인트 적립 제도는 락인 효과(lock-in effect)를 이용한 마케팅 방법인데요.'락인 효과'는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지속적으로 우리의 상품과 매장을 이용하게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멤버쉽 제도도 같은 효과에요.
스탬프를 찍어주든 포인트를 주든 뭔가를 해주면 손님이 다른 데 안 가고 우리 가게에 올 확률이 높아져요.적립을 위해자주 방문하실 테고요. 손님 입장에서는 당장의 할인이 좋지만 가게 입장에서는 사용 예정인 적립금이 더 나은 선택이에요. 영업에 손실은 안 생기면서 서비스를 챙겨주는 것처럼 생색 낼 수 있는 사장님의 전략입니다.
커피숍은 고객 유지 차원에서 좋고, 손님 입장에서는 뭐라도 적립해줘서좋으니 서로 윈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신 아무 데서나 마시지 마세요. 기왕 마시는 커피, 내 입맛에 맞는 한 곳을 꾸준히 공략하는 겁니다. 상술과 취향의 콜라보랄까요. 마케팅에 의한 충성 고객보다는 자발적 단골 손님이 훨씬 폼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