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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야 May 18. 2024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일까?

(+)×(+)=(+)

(-)×(+)=(-)

(-)×(-)=(+)


우린 중학교 때 이렇게 배웠었어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작정 외웠었지요. 왜 그 당시에는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았을까요?


이런 생각을 그때 했더라면 훨씬 좋았겠지만 어른이 된 지금이라도 궁금증을 해결해보려고 해요. 리 함께 생각해 봐요.


1. (+)×(+)=(+)

양수 곱하기 양수는 양수. 사실 이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곱셈) 자체가 덧셈(+)을 편리하게 표기하고자 만들어낸 기까요.


예를 들어 2를 다섯 번 더한 것을 2+2+2+2+2라고 일일이 쓰기 귀찮으니까 다섯 번 더했다는 의미로 (×5)를 사용하게 된 거예요. 2+2+2+2+2는 2×5와 같습니다. 곱셈식이 덧셈식보다 훨씬 간결하죠.


수는 자연수인데 자연수를 한 개 이상 더하면 당연히 자연수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양수 곱하기 양수언제나 양수입니다.


2. (-)×(+)=(-) 

음수 곱하기 양수는 음수. 이건 왜 그런 걸까요? 음수에 양수를 곱했다는 것은 음수를 양수번만큼 더했다는 의미인데요. 


(-2)×5이라고 해봅시다. (-2)×5=(-2)+(-2)+(-2)+(-2)+(-2)인데요. (-2)를 다섯 번 더하면 (-10)입니다.


내가 마이너스 통장에서 2만 원씩 다섯 번 인출했다고 칩시다. 내 통장 잔고는 -10만 원이에요. 입금은 없고 출금만 계속된다면 내 통장은 영원히 마이너스일 거예요. 하늘이 두쪽 나도 결코 플러스가 될  없어요. 그래서 음수 곱하기 양수는 항상 음수입니다.


3. (-)×(-)=(+)

그렇다면 음수에 음수를 곱하면 왜 양수가 되는 걸까요. 곱셈의 의미를 떠올려보면서 (-2)×(-3)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2)×(-3)는 (-2)를 (-3)번만큼 더했다는 건데 이게 말이 되나요? 말이 안 되죠. 수학에 모순이 발생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요. 음수의 개념은 곱셈의 개념보다 훨씬 후에 생겼기 때문이에요.


곱셈의 흔적은 대부분의 고대 문명에서 견됐습니다. 반면 음수는 수세기동안 인정받지 못했어요. 수학자에게조차 셀 수 없는 수는 엉터리수라는 취급을 받았죠. 음수의 개념은 17세기가 지나서야 받아들여졌어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같은 수를 여러 번 더한다는 의미의 곱셈이 음수에 적용되지 않니다.


하지만 수학은 논리의 학문입니다. 모순이 있다면 그 개념 자체가 불가해요. 새로운 기호와 규칙은 계속 생겨날 수 있지만 기존의 개념과 모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수학계에서는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라고 아예 못 박았어요. 음수 곱하기 음수를 고 정하지 않으면 어째서 모순이 발생하는지 증명해 봅시다.


우선 짚고 넘어갈 게 있어요

□×1=□

□×0=0


어떤 수에 1을 곱하면 그 수를 한번 더한 거니까 그대로 그 수가 됩니다. 그리고 어떤 수에 0을 곱한다는 건 0번을 더한 거니까 0이 되고요. 이건 수학에서 정한 약속이에요. 잘 기억해 두세요.


(-1)×(-1)이 왜 (+1)이 될 수밖에 없는지 증명 시작합니다. 천천히 흐름을 따라오세요.

(1) 1-1=0

1을 뺐다는 것은 (-1)을 더한 것과 같으니 이렇게 바꿔 쓸 수 있어요.

(2) 1+(-1)=0

등호(=)는 좌변과 우변이 같음을 의미합니다. 양변에 같은 수를 더하거나 빼거나 곱하거나 나눠도 등호 관계는 성립하므로 좌변과 우변에 똑같이 (-1)을 곱합니다.

(3) (-1)×{1+(-1)}=(-1)×0

그런데 어떤 수에 0을 곱하면 0이 되니까 우변의 값은 0입니다. 이 식을 다시 정리해 볼게요.

(4) (-1)×{1+(-1)}=0

이 식을 분배 법칙으로 전개해 보겠습니다. 분배법칙이란, a×(b+c)=ab+ac

(5) {(-1)×1}+{(-1)×(-1)}=0

(-1)×1은 (-1)을 한번 더한 값이니까 그대로 (-1)이 됩니다. 식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게 되겠죠.

(6) (-1)+{(-1)×(-1)}=0

여기서 {(-1)×(-1)}을 한 덩어리라고 여기고 □라고 해봅시다.
(-1)+□=0
(-1)에 어떤 수를 더해야 0이 될까요?
 □=1 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1)×(-1)=1, 즉 (+1)이 됩니다.


(-1)×(-1)이 어째서 (+1)이 되는지 증명해 봤는데요. 이번엔 발견해 봅시다.


(-13=(-3)

(-12=(-2)

(-11=(-1)

(-10=0

(-1(-1)=?


규칙을 발견하셨나요? 곱하는 수가 1씩 작아지면 곱한 값은 1씩 커집니다. (-1)에 3을 곱하면 (-3), 2를 곱하면 (-2), 1을 곱하면 자기 자신인 (-1)이 됩니다. 0을 곱하면 0. 계산값이 1씩 커지니까 -1을 곱하면 (+1)이 됩니다.


(-1(-1)=(+1)

(-1(-2)=(+2)

(-1)×(-3)=(+3)


곱셈의 의미만 가지고는 음수 곱하기 음수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증명할 수 있어요.


마이너스×플러스=마이너스

마이너스×마이너스=플러스


예전에 '이건 그냥 외워'라고 하셨던 선생님 말씀이 이해가 됩니다. 맞아요. 이건 수학자들이 정한 약속이니까 우린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해요. 우리가 초중고에서 배우는 수준의 수학은 이미 수학자들이 수없이 의심하고 오랫동안 고민해서 수많은 검증 끝에 정한 완성형이니까요.

 

그렇다고 왜?라는 의문을 품는 게 무의미하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수학은 왜?라는 생각을 품어야 재밌어지는 과목이니까요. 왜?가 빠진 수학은 그저 어렵기만 하거든요. 그러면 수학이 싫어질 수밖에 없어요. 수학에서 "왜?"는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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