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다섯'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5'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사실 5는 다섯의 본질이 아니에요.
자동차가 다섯 대
사람이 다섯 명
사과가 다섯 개
양말이 다섯 켤레
연필이 다섯 자루
이 모두가 다 '다섯'이에요. 5는 이를 나타내는 기호입니다. 5라는 건 뭔가가 ●●●●●만큼 있다는 거예요.그걸 배제하고 수를 숫자로만 대하면 수학이 재미없어요. 의미는 모른 채 계산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숫자에 담긴 '양'을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오늘은 그 양을 점으로 대체해 볼게요.
우리가 수를 숫자가 아닌 점으로 상상할 수 있다면 수학은 한결 재밌어집니다. 오늘은 상상력을 발휘해 봅시다.
(1) 홀수와 짝수
여러분 홀수가 뭐지요? 짝수는 또 뭔가요? 홀수는 1,3,5,7,9..... 짝수는 2,4,6,8,10.... 물론 이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이답은 반쪽짜리 수학이에요.
여기 이만큼의 바둑돌이 있습니다. 홀수개일까요, 짝수개일까요?
하나 둘 셋 넷.... 모두 29개입니다.9로 끝나니까 홀수겠군요. 정녕 일일이 세는 수밖에 없을까요.
자연수는 짝수 아니면 홀수, 둘 중 하나입니다.
둘씩 짝을 지었을 때, 짝이 맞으면 짝수.
둘씩 짝을 지었을 때, 하나가 홀로 남으면 홀수.
이 수많은 바둑돌을 일일이 세어볼 게 아니라 둘씩 짝을 지어보면 됩니다.
하나가 남았으니까홀수로군요.
중학교 수학에서 짝수를 2n, 홀수를 2n-1이라고 배우는 이유입니다.수를 점으로 상상하면 너무나도 자연스럽습니다.
(2) 곱셈의 교환법칙
여러분 곱셈의 교환법칙, 기억나세요?교환법칙이 뭔가요.순서를 바꿔서 곱해도 값이 같다는 것이 곱셈의 교환법칙입니다. a×b=b×a가 됩니다.
우리는 열심히 외운 구구단 덕분에 3×7=21, 7×3=21 라는 것을 알기에 3×7=7×3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따져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아요.
3×7은 3을 7번 더했다는 의미입니다
7×3은 7을 3번 더했다는 뜻이고요.
그러므로
3+3+3+3+3+3+3=7+7+7 라는 건데, 이게 바로 와닿으시나요. 숫자로만 보면 어려워요. 교환법칙이 성립하는지 확실치 않습니다.
이걸 점으로 생각해 보자고요.
점이 3개씩 7줄 있습니다. 이걸 옆으로 돌려보면,점이 7개씩 3줄로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에3×7=7×3 입니다.
수를 점으로 상상하면 교환법칙도 직관적으로 이해됩니다.
(3) 소수
수학에서 소수(素數)는아주 특별한 수입니다. 약수가 1과 자기 자신 뿐인 수를 '소수'라고 하는데요. 도도하고 고고한 수이죠. 1과 자기 자신 외에 그 어떤 수로도 나누어떨어지지 않기에 소수는 일렬로만 놓을 수 있습니다. 소수는 절대 사각형이 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어요.
2,3,5,7은 절대 사각형이 될 수 없는 수예요.
한 줄로만 놓을 수 있으니 소수입니다.
8은 어떤가요.
사각형이 되었으니 8은 소수가 아니에요. 합성수입니다.
9를 볼까요.
9는 홀수라서 사각형이 될 수 없을 거 같지만, 이렇게 정사각형이 됩니다.9는 소수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계산하셨나요.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더하셨을까요? 아니면 두 수끼리 짝을 지어 더하셨을까요? 혹시 이미지를 사용한분도 계실까요.
우선 이 수들을 점으로 늘어놔볼게요.
정중앙에 위치한 3을 기준으로 좌우로 수가 두 개씩 있습니다.
5가 1에게 2를 주고, 4는 2에게 1을 주면 모두 키가 3으로 맞춰집니다.
평균값이 3이에요. 3이 5개 있으니까,
3×5=15
이 원리를 알면 큰 수 더하기도 간단해져요.
81+83+85+87+89
가운데 85를 기준 삼고 89가 81에게 4를 주고, 87은 83에게 2를 주면 평균값은 85가 됩니다. 85×5를 하면 쉽게 구할 수 있어요.
81+83+85+87+89=85×5=425
(5) 삼각수
이번엔 더하는 수를 좀 더 늘려보겠습니다.
1+2+3+4+5+6+7+8+9+10
여러분은 어떻게 더하시겠어요?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계산할 수도 있겠고요.
1+2=3
3+3=6
6+4=10
10+5=15
15+6=21
21+7=28
28+8=36
36+9=45
45+10=55
앞서 해봤던 평균값을 이용해서도 풀 수 있어요.
(1+2+3+4+5+6+7+8+9)+10
1~9에서 가운데는 5이니까 평균값은 5가 되겠지요. 5가 9개 있는 셈이니까 5×9=45, 여기에 마지막 수 10을 더해주면 45+10=55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둘씩 짝을 짓는 겁니다. (1+10)+(2+9)+(3+8)+......=11×5=55
이 문제도 점으로 상상할 수 있습니다.
1+2+3+4+5+6+7+8+9+10
이 수들을 점으로 표현해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삼각형 모양이지요. 그래서 이런 수를 '삼각수'라고 합니다.
1,3,6,10,15... 모두 삼각수입니다.
중요한 것은 점의 개수인데요. 점이 모두 몇 개인지 짐작이 가시는지요.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똑같은 삼각형을 한 개 더 만들어서 뒤집어 붙이면 어떨까요?
점이 가로에는 10개보다 1개 더 많은 11개가 있고, 세로에는 10개가 있습니다. 11개씩 10줄이 있는 거예요. 11×10=110, 점은 모두 110개예요. 그런데 우리가 아까 삼각형을 하나 더 상상하고 셈했으니까 실제 개수는 이것의 절반인 55개가 됩니다.
(10+1)×10÷2=55
이번엔 좀 더 확장해 볼까요.
1+2+3+...........+100
어마어마한 수이지만 이 수 역시 삼각수입니다. 맨 아래에는 점이 100개 있을 거예요. 똑같은 삼각형을 하나 더 만들어 뒤집어 붙인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러면 가로에는 점이 101개, 세로에는 100개가 있어요. 101×100=10100, 10100개인데 실제 개수는 이것의 반인 5050개입니다.
(100+1)×100÷2=5050
이것을 고등학교에 가면,
n번째 삼각수를 구하는 공식으로 ½ n(n+1) 을배워요. 수를 점으로 상상하면 복잡해 보이는 이 공식 역시끄덕끄덕 납득이 됩니다.
(6) 사각수
이번엔 이 덧셈 문제에 도전해 보세요.
1+3+5+7+9+11+13+15+17+19
이 문제도 풀이방법은 여러 가지예요. 여러분은 어떤 방법을 택하셨나요?
앞에서부터 차례차례 착실하게 더해줄 수도 있고요.
1+3=4
4+5=9
9+7=16
16+9=25
25+11=36
36+13=49
49+15=64
64+17=81
81+19=100
둘씩 짝을 지어 더할 수 있습니다. (1+19)+(3+17)+(5+15)+(7+13)+(9+11)=20×5=100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1+(3+5+7+9+11+13+15+17+19)
첫수인 1을 제외하고 보면 11이 가운데 수예요. 그러면 3부터 19까지의 수들은 평균값이 11입니다. 11×9=99 거기에 첫수 1을 더하면 (11×9)+1=99+1=100
이 문제도 점으로 상상해서 풀 수 있습니다.
1+3+5+7+9+11+13+15+17+19
1부터 차례대로 더해볼게요. 점을 꺾이게 배치하면이런 모양이 됩니다.
더할 때마다 정사각형이 되지요. 점으로 정사각형을 만들어 나타내는 수를'사각수'라고 합니다.
1,4,9,16,25.... 는 사각수입니다. 영어로도 말 그대로 Square Number라고 해요.
BBC의 <Number blocks> 애니메이션에서는 숫자1,4,9가 스퀘어넘버로 불립니다. 캐릭터별명이 아니라 실제 수학용어라서감탄했더랬습니다.
사각수를 자세히 보면 연속한홀수의 합으로 이뤄져 있다는걸 알 수 있어요.
홀수를 1개 더하면 1
홀수를 2개 더하면 1+3=2²=4
홀수를 3개 더하면 1+3+5=3²=9
홀수를 4개 더하면 1+3+5+7=4²=16
홀수를 5개 더하면 1+3+5+7+9=5²=25
어떤 규칙인지 감이 오시지요? 홀수를 몇 개 더하느냐를 헤아리면 돼요. 그 수의 제곱이 바로 점의 개수입니다.그래서 사각수는 '제곱수'이기도 해요.n번째에 오는 사각수는 n²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