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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야 Apr 26. 2024

수직선은 수직+선? 수+직선?

수직선.


많이 들어보셨지요. 여러분은 수직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수직선의 의미가 뭘까요. 아래 보기 중 하나를 골세요.


Q. 수직선이란?

(1) 수직+선

(2) 수+직선


수직선을 뜻하는 영단어를 보면 바로 답을 알 수 있습니다.

수직선은 영어로 Number Line이에요. 이제 답이 확실해졌어요. 정답은 2번 수+직선입니다. 수직선은 이름 때문에 수직으로 만나는 선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데 사실 수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건 '수선'이라는 정식 용어가 있어요. '수직선'은 액면 그대로 수를 직선에 표시한 선입니다.


수직선은 수+직선
Number Line


수학에서 '점'은 크기가 없고 위치만 나타냅니다. 내비게이션 지도에 있는 내 차 위치를 떠올려보세요. 그것도 일종의 점인데요. 점 자체가 차의 크기나 공간의 면적을 나타내지 않지요. 오직 현재 위치만 표시합니다. 은 이처럼 위치만을 나타내요. 러한 점들이 빈틈없이 많이 모이면 '선'이 됩니다.

   

직선은 무수히 많은 점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점들의 무한집합이지요. 그런데 이 직선에 있는 점 하나하나를 수로 보는 것이 바로 수직선이에요. 수직선은 '대수'와 '기하'의 만니다.

사실 수는 굉장히 추상적인 개념이에요. 숫자는 눈으로 볼 수 있지만 수 자체는 우리 마음속에만 존재합니다. 3과 7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 길이 없어요.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알려면 수마다 각자 위치가 있어야 합니다.

 

수의 위치는 어떻게 야 할까요. 수학자들은 은 고민 끝에 직선을 사용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직선 어디에 수를 놔야 할까요. 임의로 0의 자리를 지정해 줍니다. 일단 0 너부터.

0의 자리가 바로 원점입니다. 여기서 오른쪽에 한 점을 찍고 1이라고 표시합니다. 0에서 1까지의 길이가 바로 단위가 되는 거예요. 좁게 하든 넓게 하든 그건 내 마음이에요. 수직선에서는 단위를 내가 정할 수 있어요. 은 간격으로 점을 찍고 수를 써주면 그게 바로 수직선이에요.

0의 왼쪽으로는 음수를, 0의 오른쪽으로는 양수를 씁니다.

이렇게 수직선에 수를 일렬로 표시하면 뭘 알 수 있을까요. 위치만 나타내는 점과는 달리 직선에는 방향이 있습니다. 직선은 양끝으로 끝없이 이어지죠. 직선 위에 점으로 존재하는 수 역시 끝없이 이어집니다. 이처럼 우리는 수직선을 통해 '수의 연속성'을 볼 수 있어요.


수직선에서는 0이 항상 기준이에요. 0의 왼쪽은 음의 정수, 오른쪽은 양의 정수입니다. 오른쪽 방향으로 갈수록 수가 커지고 왼쪽 방향으로 갈수록 가 작아집니다. 그래서 -5는 -2보다 작아요.


0과 1 사이에는
수가 있을까? 없을까?


그렇다면 0과 1 사이에는 수가 없는 걸까요? 아니에요. 그 안에도 무수히 많은 수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모든 점에 다 이름을 붙여줄 수는 없어요. 수학자들은 특정 위치의 점들에게 이름을 정해줬습니다. 그게 바로 분수예요.


분수(分 나눌 분, 數 셈 수). 분수는 말 그대로 나누어 셈 하는 수예요. 수직선 상에서 0과 1 사이는 선입니다. 이 선을 나누는 거예요.


½은 2등분 한 후 첫 번째 위치에 있는 점


⅓은 3등분 한 후 첫 번째 위치에 있는 점


은 5등분 한 후 세 번째 위치에 있는 점

소수( 작을 소,   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수는 분모가 10의 제곱수인 분수를 간단히 나타낸 예요. 1/10은 0.1로, 1/100은 0.01, 1/1000은 0.001로 말이죠. 0과 1 사이의 선을 10등분한 후 첫 번째 점은 0.1이고, 100등분한 후 3번째 점은 0.03인 겁니다.


이렇게 수의 위치를 직선 위에 하면 수의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을 점의 움직임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연산은 점의 이동


(1) 덧셈 

수직선에서 연산을 어떻게 형상화하는지 먼저 덧셈부터 보겠습니다. 덧셈은 수가 커지는 거니까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양의 정수+양의 정수

(+3)+(+5)를 수직선에서 구해봅시다. 양의 정수 3에서 출발해서 오른쪽으로 5만큼 이동하면 8에 도착합니다.

그래서 (+3)+(+5)=+8


● 음의 정수+양의 정수

음의 정수와 양의 정수의 덧셈도 수직선에서 구할 수 있어요. (-5)+(+3)을 해볼까요. -5에서 출발하여 3만큼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2에 도착합니다.

그래서 (-5)+(+3)=-2


● 양의 정수+음의 정수

A+B는, 수직선 위의 점 A에서 출발해서 B만큼 이동해서 도착한 수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만약 B가 음의 정수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양의 정수일 때와는 다르게 왼쪽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4)+(-7)을 수직선에 나타내보겠습니다.

4에서 출발해서 왼쪽으로 7만큼 이동하면 -3에 도착합니다. 그래서 (+4)+(-7)=-3


● 음의 정수+음의 정수

음의 정수를 더해주려면 무조건 왼쪽으로 이동하면 돼요.

(-3)+(-5)를 수직선에 표시해 볼게요.

음의 정수 -3에서 출발합니다. 왼쪽으로 5만큼 이동하니 -8에 도착했어요.

그래서 (-3)+(-5)=(-8)


A+B는
A에서 출발하여 B만큼 이동
B가 양수이면 오른쪽으로
B가 음수이면 왼쪽으로


(2) 뺄셈 

이번엔 뺄셈을 수직선에 나타내보겠습니다. 뺄셈은 수가 작아지니까 왼쪽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 양의 정수-양의 정수

(+6)-(+3)을 수직선에 표시해 볼게요. 먼저 6에서 출발합니다. 3만큼 왼쪽으로 이동하면 3에 도착.

그래서 (+6)-(+3)=3


● 음의 정수-양의 정수

이번엔 (-2)-(+7)을 해볼까요. 방법은 같습니다. -2에서 출발해서 왼쪽으로 7만큼 이동하면 -9에 도착합니다.

그래서 (-2)-(+7)=-9


양의 정수-음의 정수 / 음의 정수-음의 정수

흔히 가장 어려워하는 뺄셈은 음수의 뺄셈입니다. -(-5)와 같이 (-)와 (-)가 만날 때죠. 중학교 때 혹시 (-)와 (-)가 만나면 (+)로 바꿔주라고 배웠던 거 기억나세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외웠어요. 왜 그런지 오늘 생각해 봅시다.


(+3)-(-5)은 어떤 의미일까요. 음수를 뺀다는 건 대체 뭘까요. 


(+3)-(-5)
의미부터 이해해야


나한테 지금 3달러가 있어요. 이건 (+3)입니다. 그런데 나에게는 갚아야 할 5달러도 있어요. 이건 (-5)이에요. 마이너스 통장에 찍힌 (-)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런데 그 빚을 없애주겠대요. 그건 뺄셈 기호 (-)입니다. 빚을 없애준다는 건 뭐지요. 나한테 5달러를 준다는 거예요. 그래야 빚이 탕감되니까요. 결국 나한테는 3+5=8, 8달러가 생기게 됩니다.

(+3)-(-5)=(+3)+(+5)=+8


우린 여기서 일반화할 수 있어요. 빼는 수가 음수일 때는, 빼는 수를 절댓값이 같은 양수로 바꾼 덧셈과 같다고 말이죠. 그래서 A-(-B)=A+B가 됐던 겁니다.


뺄셈이 덧셈의 역이라는 걸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3)-(-5)=□ 라고 한다면

(-5)+□=+3 이 됩니다.

5-3=2라고 할 때, 3+2=5가 되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덧셈으로 바꿨으니까 오른쪽 방향으로 이동하면 돼요. -5에서 출발해서 +3에 도착하려면 오른쪽으로 얼마큼 이동해야 할까요.

8만큼 가야 합니다. 그래서 (+3)-(-5)=+8


A-B는
A에서 출발하여 B로 이동
B가 양수이면 왼쪽으로
B가 음수이면 절댓값만큼 오른쪽으로


(3) 곱셈 

이번엔 곱셈 차례입니다. 곱셈은 점이 수직선에서 어떻게 이동하는 걸까요? 구구단을 떠올려봅시다.

2단은 2씩 커지고, 3단은 3씩 커지고, 4단은 4씩 커지고, 5단은 5씩 커지고, 6단은 6씩 커지고, 7단은 7씩 커지고, 8단은 8씩 커지고, 9단은 9씩 커집니다. 이걸 수직선 상에 나타내봅시다.


곱셈은 점의 연속 점프


곱셈은 점의 연속 이동으로 표현됩니다. 수직선 상에 점을 나타내면 수의 관계도 알 수 있어요.


4단은 2단의 두 배.


6단은 2단의 세 배.


8단은 2단의 네 배.


6단은 3단의 두 배란 사실을 수직선으로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A×B는
0에서 출발하여
오른쪽으로 A만큼씩 B번 연속 점프


(4) 나눗셈 

덧셈, 뺄셈, 곱셈을 수직선 모델로 표현해 봤습니다. 번엔 나눗셈 차례에요.


다음 수직선을 식으로 나타내볼까요.

0에서 출발하여 3씩 오른쪽 방향으로 6번 움직였으니까, 식으로 나타내면

● 덧셈식 : 3+3+3+3+3+3=18

● 곱셈식 : 3×6=18


이번엔 거꾸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갈게요.

18에서 출발하여 3씩 왼쪽 방향으로 0이 될 때까지 움직요. 이걸 식으로 나타내면,

● 뺄셈식 : 18-3-3-3-3-3-3=0

● 나눗셈식 : 18÷3=6


곱셈은 덧셈에서 시작됐고, 나눗셈은 뺄셈에서 비롯됐습니다. 같은 수를 여러 번 더했을 때 간편히 표기하는 기호가 곱셈 ×이고, 같은 수를 여러 번 뺐을 때 간단히 표기하는 기호가 나눗셈 ÷이니까요.


3에 6을 곱한 것은,

3×6=3+3+3+3+3+3


18을 3으로 나누는 것은,

18÷3=6

18-3-3-3-3-3-3=0 (6번)


쉽게 말해,

몇 번 더하면? 곱셈.

몇 번 뺄 수 있어?는 나눗셈입니다.


나눗셈은 시작하는 수에서 0에 도달할 때까지 왼쪽으로 같은 간격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몇 번 이동했는지가 나눗셈의 몫입니다.


A÷B
A에서 출발하여
왼쪽으로 B만큼씩 이동
이동 횟수가 나눗셈의 몫


수직선. 도 예전엔 선에다 숫자 쓴 게 뭐 그리 대단한가 싶었습니다. 별거 아니라 여겼던 수직선이 수학에서는 위대한 발명이었어요. 수를 직선 위의 '점'으로 보자는 발상 덕분에 우리는 추상적인 수학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됐으니까요. 장 큰 수혜자는 음수입니다. 수직선이 없었다면 음수는 수학의 세계에 발도 못 들였을 거예요. 수직선은 대수와 기하의 어마어마한 콜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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