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분카레 Jan 13. 2024

해를 넘긴 결산

늘 그랬듯 새해가 시작하고 한 참이 지나서야 나는 겨우 신년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아직 낯선 새 해와 떼어내기 아쉬운 헌 해 사이에서 잠시 망설이는 시간인 것 같다. 24년 첫날 산 정상에서 첫 해를 맞이하고도 여전히 이러는 데는 지난해 결산을 아직 못한 탓 같다. 매듭을 짓기 위해 작년 이맘때의 일기를 들쳐보았다. 


<23년 1월17일 일기>
12월에 멈춰 있는 달력이 말해주듯 나는 아직 새로운 해를 시작하지 않은 느낌이다. 23년 기차가 벌써 출발 신호를 알렸다.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객차에 어서 발을 올려놓아야 한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하고 싶은 일도, 이루고 싶은 일도 많은 한해인데...
-영어를 더 잘하게 되고
-브런치북을 3권 발간하고
-브런치 출판대전에 참가하고
-각종 백일장에 3번은 꼭 출품하고
-일을 찾고
-독서 52권 달성하고

23년 한해 꼭 이루고 싶은 굵직한 계획들이다.


작년 하반기를 시작할 때쯤 이 부분을 두어 번 들춰 본적이 있었다. 세웠던 계획들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을 했었고, 그 덕에 한번 더 나를 추스르기도 했다. 결산은 마무리 짓는 시간이라 잘했든 못했든 설레는 순간이다. 


- 영어스터디 모임을 만들었고 주2회 꾸준히 모임을 해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말해보카> 앱을 통해 통문장 연습을 매일 하고 있다.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해 오고 있으니 ‘잘 했어요’ 도장 꽝!


-작년 브런치스토리에는 모두 63편의 글을 올렸다. 브런치북 2권, 매거진 1권을 만들었으니 목표치에는 거의 도달한 셈이다. 브런치 출판대전에도 참가했다. 참가했다는 것만으로 대단한 성과라고 말하고 싶다. 애초에 계획을 세우지 않았더라면 마감시간에 맞춰 힘들게 글을 쓰는 노력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올해에도 글에 관한한 최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참 잘했어요’ 도장 꽝!


-백일장에 3번 출품을 계획 했는데 비슷하게 2번은 했다. 협성독후감대회에 한 번, 인터넷뉴스에 기사 한 번을 송고했다. 운 좋게도 기사로 채택되어 처음으로 원고료라는 것을 받아보았다. 목표에 도달은 못 했지만 역시 ‘잘 했어요’ 도장 꽝!


-일을 찾는 일은 진즉에 그만두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미국을 다녀와야 해서 직장을 다니는 일은 엄두를 낼 수 없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참에 자기개발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대신 작은 도서관에서 시작한 각종 모임들이 활성화 되면서 도서관 붙박이가 되었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일을 배우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작년 한 해 가장 뿌듯한 일이었다. ‘참 잘했어요’ 


-독서는 52권이 목표였는데 총 105권을 읽었다. 온라인으로 알게 된 일과삶님이 운영하는 ‘책 함께 읽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매일 독서량을 멤버들과 공유하였다. 그것이 독서를 많이 하도록 독려해 주었다. 또한 작년에 참여한 독서토론 덕분이기도 하고, 윌라 오디오북을 구독하면서 산책하거나 설거지 할 때도 즐겨 들었다. 처음에 오디오북에 굉장한 매력을 느끼다가도 점점 집중력이 떨어졌고 결국은 하반기로 갈수록 지류로 된 책을 주로 읽었다. 독서토론을 하면서 책은 일독으로 되는 것이 아니란 걸 알았다. 한번 읽고 두 번 읽고 또 곱씹어야 겨우 책을 이해할 수 있었다. 새해에는 다독보다는 재독을 추구하는 독서를 할 계획이다. 내 인생 최대의 독서량을 기록한 한해였다 역시 ‘참 잘했어요’ 꽝!


올해도 이루고픈 일들을 구체적으로 적어보기로 하자.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의미이지 나를 옥죄기 위함은 아니다. 정해두지 않는 것보다 정해두었을 때 장점들이 훨씬 많았다. 강제성이 없는 일들인 만큼 언제든 야생마 기질이 폭발해 울타리를 벗어나도 괜찮다. 


<글 부문>

-일기: 작년에는 265회의 일기를 썼다. 처음에는 그날의 특별한 사건이나 경험 위주였다. 이는 오랜 시간 단련된 일기쓰기 형식에서 탈피하지 못한 이유다. 갈수록 깊이 있는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일기가 글감의 땔감 저장창고로 변해갔다. 월15회 정도의 일기를 목표로 잡는다. 


-글쓰기: 나의 글쓰기 대부분은 브런치에 올리는 글이 차지한다. 글 한편을 몇날 몇일을 잡고 있으니 그것이 마치 루틴처럼 되어버려 일주일 2편 쓰는 것이 힘들었다. 너무 무겁게 아닌 가볍게 여길 필요도 있다는 의미에서 퇴고에 집착하기 보다는 설렁설렁 힘을 빼는 연습에 집중하자. 올해는 목표 주 2~3회 업로드다. 


-송고, 출품 등: 좀 더 자주, 좀 더 쉽게 생각하고 마구 던져보는 거다. 월2회가 목표다.


<독서 부문>

-독서: 독서는 양보다는 질적인 독서를 위해 다독보다는 재독을 추구하자. 월6권이면 연72권이니 그래 가뿐하게 80권으로 목표를 정하자.


-책리뷰: 책을 읽고 책 리뷰 혹은 독서토론 용 논제 등을 브런치에 연재해 보자. 책을 사랑하는 사람, 독서토론을 하고자 하는데 소스가 없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다. 


< 일 부문>

-세미나 리더 발굴: 도서관에 더 많은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서 더 많은 모임을 개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능기부 하실 분, 세미나를 이끌어 갈 분들을 발굴하는데 주력하자. 


이전 10화 여행이 불발되더라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