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교회를 다니다 보니 점, 사주팔자, 이런 걸 전혀 믿지 않았다.
하지만 편의점을 하면서 관상이란 걸 믿게 되었다.
곱게 생긴 60대 중년후반에 여성은 항상 오전에 일찍 편의점에 와서 소주를 사간다.
그것도 한 병이 아닌 두세 병을 말이다.
그것보다 많은 날은 아침저녁 두 번에 나눠서
두세 병씩 사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여성이 안 보여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쯤에 손님들을 통해 여성이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다행이다"는 생각을 하면 지냈는데
또다시 그 여성이 소주를 사러 나타났다.
겨우 한 달 남짓 지났을 무렵인듯하다.
그에게 직접적으로 물을 순 없었으나
손님들을 통해 왜 그녀가 다시 술을 사러 왔는지
알 수 있었다.
남편이 병원에 면회를 갈 때마다 살려 달라고
꺼내 달라고 울며불며 사정사정을 하는 바람에
맘 약한 남편은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왔다고 했다.
그렇게 병원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첨엔 하루에 한 병 정도만 사가더니 두세 달이 지난 시점부터는 또다시 전처럼 같은 양에 소주를 사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 남편이 그 여인에게 소주를 팔지 말아 달라는 제안을 받고 소주를 팔지 않았으나 그 여인은 매장에 몰래 들어와 소주를 몸속에 훔쳐 도망을 가곤 했다,
그렇게 여인은 술을 끊지 못한 채 한겨울에 몰래 술을 마시고 만취한 상태로 집 앞을 걸어 나오다가 빙판길에 넘어져 뇌진탕이 와서 병원에 갔지만 끝내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게 그 여인이 떠나고 일 년이 지났을까!?
그 중년에 여인과 너무도 비슷하게 생긴 40대 여인이 이사를 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여인 역시 술을 무척 좋아했다.
술을 사가는 종류와 패턴까지 같았다.
아침 일찍 검은 봉투를 챙겨 와 소주 한 병을 사간 후에 저녁 무렵 또다시 검은 봉투에 소주 한 병을 사 갖고 갔다.
그 여인도 고객이니 어쩔 수 없이 판매를 하고는 있지만 그 여인에 삶도 어찌 위태위태해 보인다.
이 두 여인 말고도 비슷하게 생긴 사람은 목소리 체형 하는 행동까지도 비슷할 때가 많다.
이래서 사주팔자, 관상이 통계학이라는 말이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