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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기쁨의 만남

아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by 프로성장러 김양



이제 더 이상 집에서 케어가 힘들어진 아빠는 결국 중환자실 신세를 지게 되었다. 평일엔 매일 잠깐씩이라도 아빠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는데.


주말에라도 아빠를 꼭 보러 가야지. 결심하고 처음으로 찾아간 아빠의 모습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슬픈데 충격적이어서 말로 설명하기가 힘든 감정이 밀려왔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눈물도 흐르지 않는 그런 느낌.


아빠, 나왔어. 계속 잠만 잘 거야?



어떻게든 깨어있는 아빠를 보고 싶어서 말을 걸었더니 간호사 선생님이 여태껏 깨어 있다 이제 겨우 잠드신 거라며 그냥 놔두라고 한다.



아빠, 사랑해. 나 또 올게...



“응.... 잠깐 잠이 들었나 보네.....” 면회가 끝날 무렵 아빠의 대답을 듣긴 했지만 눈을 뜨지는 못하신다. 아빠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게 참 어려운 일이었는데 이제 잘도 나오네. 아빠를 꼭 껴안아본다.



아빠가 너무 불쌍해. 병원에 있는 아빠를
보니까 가슴에 구멍이 난 것 처럼 아파.



누구나 한 번은 겪을 일이지만 우리 가족에게 너무 빨리 찾아온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또 이렇게 준비 시간이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도 가져본다.




집에 와서 아이가 직접 만든 음료수 그림으로 카페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아이 기준에서 소리 나는 대로 적어 놓은 “음유수 가게”를 보며 웃어도 보고. 너무 신나고 재미있는 표현이 아닌가.


슬픔과 기쁨과 위로가 공존하는 주말. 어떻게든 힘을 내보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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