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보고 싶어요

삼우제

by 프로성장러 김양


어제가 아빠의 삼우제였다. 그래서 아침에 눈 뜨자마자 생전에 행복했던 아빠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나 보다. 주황색 가디건을 입고 환하게 웃는 아빠 모습이 한동안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마음이 많이 허전하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삼우제가 삼우제인지, 삼우재인지도 모르고 무슨 뜻인지 조차 몰랐는데, 하루 아침에 내가 전혀 몰랐던 세계로 진입한 기분이 든다.


원래 삼우제는 오전에 지내는 거라고 하지만 특별한 제사상을 준비하지도 않아서 점심즈음 아빠를 모신 장지로 향했다. 불과 이틀 전에 아빠를 모신 곳인데도 생소하고 낯설기까지 해서 놀랐다. 날씨가 정말 좋고 살랑살랑 봄바람도 불고, 꽃도 예쁘고, 나비도 날아다니고. 우리 아빠 정말 좋은 날씨에 떠났구나. 다른 사람들한테 폐 끼치는 걸 그렇게 싫어하더니 그래서 떠나는 날도 이렇게 좋은 봄날을 선택한 걸까?


“집에 가면 아빠가 있을 것 같아”

“나도 그래”

“아빠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나도.......“

“아빠가 살아 돌아온다 해도 살가운 딸이 되지 않을 거면서, 왜 이렇게 아빠가 그립고 보고 싶은 걸까?”

“지금 내 심정이 딱 그래......”


언니가 당분간은 한국에 있어서 다행이다. 이런 대화도 나누고, 아빠를 추억할 수도 있고.


지금은 아빠를 생각하면 그립고 눈물 나는 날이 많지만 점점 나아지겠지. 언젠가는 아빠를 추억하며 우리 아빠, 한 세상 잘 살다 갔네, 하면서 웃음 지을 수 있는 날도 오겠지.....


아빠,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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