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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Sep 01. 2020

매일 아침 전쟁터로 출근하고 싶은가요?

룩셈부르크에서 강 건너 독일을 바라보는 벤치



우리는 지금 전쟁터에 있으며 최전방에 나와 있습니다!

 한순간도 방심을 해선 안되며 사활을 걸고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최근 필자가 예전에 재직했던 회사의 동기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30대 중반의 직장인들의 대화는 여타 다른 회사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회사의 대한 수다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야기 중의 한 꼭지는 시니어 리더 주관의 회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들을 통해 아직도 한국식 리더의 단골 멘트가 통용되고 있는 것 같아 잠시 필자가 재직 중이던 시절의 추억에 빠져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내 기업의 리더십의 변화가 크게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본인의 주어진  업무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여 회사 발전에 이바지하라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해당 비유를 사용하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다만,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임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하는 방법이 왜 꼭 공포심을 동반하여 불안감으로 몰아세워야 하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비 정원



하반기 매출 목표 달성 못하면 책상 없어질 줄 알아!



꿀맛 같은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에 다시 출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이 유독 피로감을 느낀다는 월요병을 극복하는 탁월한 방법이 일요일에 잠시 출근하는 것이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까진 아니더라도, 조금이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현업에 적응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무겁고 늘어진 몸을 이끌고 '전쟁터'로 나가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또한, 만약 그들이 본인의 아들, 딸이라면 과연 매일 아침 그들을 전쟁터로 내보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될까요?

과거의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현재의 MZ세대들은 회사를 전쟁터로 생각하고 전투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회사에 출근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본인 나름대로 스스로 일에 대한 정의와 의미부여를 하고, 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일을 합니다. 만약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회사의 비전이 일치하지 않는 다면 망설임 없이 회사를 떠나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더 이상 회사는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국가의 개념으로 이해될 수 없습니다.

MZ세대들은 이미 회사 내 인력 구성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회사 차원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인력 구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그에 맞추어 리더십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리더십의 변화가 임직원의 구성 및 속성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귀중한 인적 자원을 잃고 이는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구름 따라 바람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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