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퍼블리셔스 페어 전 날, 정신없는 아침.
오늘은 노션을 열기까지의 여정이 오래 걸렸다. 5시에 일어났는데 글을 쓰는 지금 7시 42분이 되었다.
지금도 용지가 없다는 프린터에 종이를 넣고, 손목시계에 배터리가 얼마 없다고 울려서 충전선을 찾아 꽂아주고 왔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어제는 내 만화 홍보웹툰을 그려서 올리는 것에 집중해서 점심도 거르고 3시간 동안 그림을 그렸다. 다른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 배가 고파서 에어프라이기에 템페를 굽고 몇 개 집어먹을 때 빼고(이 글을 적고 앞 문장에 거의를 넣었다) 계속 그 일에 머물렀다.
지금은 어떤 일에도 머물지 못한다. 모닝페이지를 일어나서 바로 썼어야 했는데 기상인증을 하다가 누군가 데일리인증을 하고 작가의 사인본 받을 때가 인상적이었다는 글을 보고 내가 사인연습을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갑자기 붓펜을 뒤져서 사인 연습을 했다. 만년필이 좋으려나? 만년필을 찾으려다가 그만둔다. 뒤늦게 모닝페이지를 적다가도 드는 생각에 바로바로 반응하느라 거의 30분 동안 적었다. 원래 15분이면 충분한데.
몰입하는 건 ‘존재’가 아니라 ‘상태’라는 확신이 든다. 오늘 자신의 일에 집중해서 완수하는 사람이 내일은 아닐 수 있다.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오늘 정신없는 이유를 찾아보자면 일단 내일이 서울퍼블리셔스 페어 첫날이다. 두 번째 책인 <엄마의 외출> 수제 제본은 적어도 30권은 완성해가고 싶은데 현재 1권만 완성한 상태이다. 프린트라도 많이 해놔야 할 것 같아서 프린터에 인쇄를 걸고 위잉 위잉 소리를 배경으로 글을 쓰고 있다. 위잉 위잉 타닥타닥. 책 사면 줄 냉이 진도 적어도 100부는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현재 30부이다. 오늘은 부스 준비를 하러 4시 반쯤 경의중앙선을 타고 1시간 38분 이동해야 한다. 책과 짐들을 빠짐없이 챙겨야 한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페어 준비하는 릴스를 올릴 생각이다. 아, 나무 등원 시키고 남편 코트를 세탁소에 맡겨야 한다. 설거지도 해야 한다. 할 일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다이어리 플랜에 없는 것을 추가하자. 설거지와 세탁소를 적었다. 음. 생각이 눈에 보이니 조금 가벼운 기분이 든다.
이제 아이들 등원준비를 하러 간다. 프린터도 열심히 인쇄를 한다. 나도 열심히 내 일을 한다. 하나씩 하면 된다.
231012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