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에너지를 쓰는 일이 아니었다

일을 하며 에너지를 많이 소진한 날이었습니다. 감기 기운에 목이 칼칼하고, 긴 업무가 끝난 뒤엔 머리도 아프더라고요. 운동을 갈까 말까, 고민이 들었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 무리했다간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는데. 우선 간단히 먹으면서 쉬고 생각하자.’


며칠 전 만들어 둔 단호박 페타치즈 샐러드에, 삶은 계란을 마요와 함께 으깨서 에그마요를 만들고, 호밀빵 한쪽을 구워 반으로 갈라 딸기잼을 얇게 바른 후 단호박과 에그마요를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편하게 앉아 한 입 베어무는 순간, 힐링이 시작됐습니다. 단호박과 에그마요 조합은 처음이었는데, 포슬한 단호박과 크리미한 에그마요의 질감이 좋았고, 중간중간 페타치즈의 짭조름함과 잼의 단맛이 어우러져 단짠까지. 그렇게 30분쯤 쉬다 보니, ‘운동을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테니스를 20~30분만 치자, 마음먹고 나갔습니다. 테니스는 시작한지 오래되진 않았는데 처음 ‘와, 이렇게까지 땀이 날 수 있구나’ 싶게 만든 운동이에요. 지금껏 해온 운동은 수영, 요가, 필라테스, 재즈댄스, 헬스처럼 혼자 집중하는 스타일이 많았는데, 테니스는 함께하는 운동이고, 공을 치는 재미가 있어서 다르더라고요.


운동을 마치고 나니 몸이 개운하고, 마음도 뿌듯해졌습니다. 정말 에너지가 ‘충전된’ 기분이었어요. 운동을 즐겨 하는 친구의 말이 떠올랐어요.


“운동은 ‘요만큼’의 에너지로 ‘이~~~~~~~~~~~~~~~~만큼’의 에너지를 얻는 일이야.”


다음 날 아침, 몸이 더 가뿐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운동은 역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채우는 일입니다. 예전엔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이 자꾸 후순위로 밀리곤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운동을 해야 하고 싶은 일에 더 잘 몰입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고, 다시한번 깨달았어요. 우선순위로 여겼던 중요한 일들을, 운동을 함으로써 더 잘 해낼 수 있기도 합니다.


운동 가기 전, 살짝 귀찮거나 망설여질 땐 이 말을 떠올립니다.


운동은 에너지를 쓰는 일이 아니라, 충전하는 일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책을 안 읽는다던 친구의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