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없는 첫번째 날
아 쫌 내려가!
누나 좀 쉬자!
누나 쫌 살자!
진짜 쫌 덥다!
슬쩍 드러누운 몸을 돌려 강아지의 부착을 피해 본다.
기다렸다는 듯 내 몸라인에 맞춰
앞발을 턱.
머리를 턱.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밀착해 보겠다는 너의 심보에
어느 날은 화가 나서 손으로 밀어 본 적도 있다.
너희들이 없는 오늘
누나 똥구멍들!!
텅 빈 거실에서 혼자 외쳐본다.
술 한잔하고 침대 와서 누운 생각의 편린
아! 이 녀석들 남은 안주 먹으면 안 되는데??
아! 소파 밑에 들어가 누운 녀석 꺼내서 안방 들어와야 하는데?
화들짝 놀라 술이 깨고
다시 거실 가니
나 혼자만 동그마니 놓였다
홀가분할 줄 알았더니
이제서야 알았다.
이 녀석들 없는 나는 공허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