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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살다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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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잠 Jan 17. 2021

술에 취해

끝없이 술에 취해도 삶에 취하지 못해

불면은 계속된다

시간이 죽는다

죽은 시간이 무섭게 나를 노려보지만

두려워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도 할 수도 없다

내 몸속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을지 모를

불온한 씨앗이 자꾸만

가엾은 마음이 들어

자라고 자라면

또 새로운 시간이 죽어갈 텐데도 다시

그 씨앗에 물을 주듯

술에 취한다

아름다운 것들

축축하고 추악한 모습으로 나를 침범하는 아름다운 것들

또 죽고 죽는 시간들

죽은 시간에 앉아 삶을 외면한 채

술에 취해

흔들리기만 하는 숨, 어지러운 간의 주검


2018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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