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이 더 어렵다(1)

런린이 다이어리 6-1

by 견뚜기

어떤 운동이든 처음 빠져들게 되면 항상 듣는 이야기가 있다.

"무리하지 마라", "쉴 때 쉬어야 한다", "그러다 다치면 운동 오래 쉬어야 한다."

바로 휴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에게도 해당되는 조언이었다.


처음엔 거리가 조금씩 늘어나니 무언가 큰 성취감이 들었다. 나에게 오래 달리기는 중학교 체력장 (아직도 체력장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연식이 나온다) 때 뛰었던 1km 달리기였다. 숨이 차서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랬는데, 오늘은 1km, 내일은 2km 이렇게 조금씩 쉬지 않고 달리는 거리가 늘어나는 게 재미있었다. 또한 스스로 나약한 마음의 소리를 이겨냈다는 성취감도 들었다. 사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면서, 나 스스로에 대해 성취감을 느낄 일이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그런데 달리는 거리를 늘려가며 오랜만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살도 빠지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뛰기 시작하니 체중이 줄어, 다이어트 효과도 좋았다. 사실 최근 2년간 최소 주 2회 필라테스 수업을 받고, 쉬는 날 집이나 피트니스에서 홈트레이닝으로 맨 몸 운동을 해왔지만, 체중이 크게 줄진 않았다. 그런데 식단을 조절하면서 동시에 달리기를 시작하니 체중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뛰는 게 즐거워졌다.


거리가 조금씩 늘면서 일산호수공원 1바퀴를 쉬지 않고 달리게 되자, 기록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호수공원 1바퀴에 약 4.71km, 여기에 조금만 더 뛰면 5km다. 초반에는 5km를 30분에 뛰었다. 그러다가 30분 내로 조금씩 줄여나갔다. 여담이지만, 5km에서 기록 줄이겠다고 목표를 잡고 뛰면서, 1초를 줄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 을 수 있었다. 아무리 뛰는 것을 좋아해도, 뛰다 보면 체력이 떨어지며 속도가 느려진다. 하지만 그럴수록 힘을 쥐어짜서 뛰어야 한다. 그래야 기록이 몇 초 단축된다. 그 힘을 내는 순간이 괴롭고 힘들지만, 나중에 지나고 나면 이 또한 성취감으로 되돌아온다. 그래도 기록이 조금씩 좋아지다 보니 매일 아침 눈만 뜨면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닝머신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시간대를 더 빨리 뛰거나, 조금씩 더 오래 뛰거나 하면서 나의 체력과 한계를 늘려가는 즐거움은 다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매일 뛰었다. 하지만 내가 애써 외면한 것이, 아니 남의 일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운동, 특히 러닝에 대한 책을 보면 항상 강조되는 부분이 바로 '휴식'이다. 예를 들면 3일을 뛰면, 하루는 운동 강도를 낮춰 몸의 부하를 줄여줘야 한다는 식이다.


나도 내 루틴상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은 일산호수공원을 뛰고, 월요일과 금요일은 피트니스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화수목은 나름 고강도 러닝을 했다. 사실 운동량이 성에 안차서 월요일과 금요일에 걷는 것도 천천히 뛰는 러닝으로 바꿔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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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호수공원내에 장항IC 가까운 곳에 자전거 도로 바깥쪽에 메타세쿼이어길이 있다. 최근 이 길을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자전거길의 딱딱한 아스팔트 위에서 달리다가, 메타세쿼이어길의 푹신한 흙길을 밟는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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