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흑차 #보이차
++다이어트차로 중국 보이차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도 중국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커피와 달리 차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고, 용어 등도 어려워 쉽게 차에 대해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 막 보이차를 먹기 시작한 필자 같은 차바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차 고수를 섭외했습니다.
중국 고급 다예사, 고급 품차사와 한국 다례 지도사 자격증을 보유하시고, 중국 현지에서 차 마시기 외길 인생 10년에 빛나는 김진영 선생님이 우리의 스승님이 돼주실 겁니다. <중국차 알고 마십시다>는 김진영 선생님과 대담 형식으로 제가 인터뷰를 진행해 시리즈로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아주 간단하게만 차에 관한 지식을 알아가는 데도 대학시절 열심히 공부하던 와인만큼이나 차 종류는 다양하고, 맛과 향도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자연스레 차의 매력에 빠져 들었는데요. 특히 빈티지에 따라 미세한 맛과 향의 차이가 나는 등 차에 대해 우리가 정말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이가 있는 분야였습니다. 저와 함께 차 여행을 떠나 봅시다요. 아. 그리고 집단지성이 강점인 온라인답게 언제든 정정 요청받습니다. 나도 잘 몰랑. 어려웡 >.<
<중국차 알고 마십시다> 6대 다류 1~3편
<차고수와의 대담> 차의 종류3
-흑차와 보이차
드디어 6대 다류 중 마지막인 흑차까지 왔습니다. 앞서 차를 만드는 기본 과정인 '찻잎따기-시들리기-덖기-비비기(유념)-말리기'를 중심으로 시들리기 과정에서 바로 말리는 백차, 차를 만들다 찻잎을 쌓아놔서 발효가 돼버린 황차, 찻잎을 뚜까 패가 산화 발효시키는 우롱차, 홍차까지 잘 기억해두고 흑차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돼지터리언 : 차 선생님. 오늘은 드디어 마지막 다류인 흑차에 대해 알아보는군요. 보이차 하악하악.
차 선생님 : 네. 멀고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돼지터리언 : 저는 영어 고자이지만 이건 알아요. 블랙티=흑차겠군요?
차 선생님 : 역시 아주 가끔만 똑똑하군요. 블랙티는 아쉽게도 홍차입니다.
돼지터리언 : 아니 슨상님 지가 너무 모른다고 시작도 허기 전에 밑장을 빼불면 안되지. 아귀야 오함마 가지 오니라. 잉? 블랙, 꺼먼거? 레드, 빨간 거 가방끈 짧다고 나를 무시허고 시방.
차 선생님 : 정말 무식해서(무식한데 사투리 머시따) 블랙티는 홍차입니다. 홍차를 우리면 색이 진한 빛을 띠기도 하는데 아마도 그래서 블랙티라고 불렀던 것 같습니다. 또 우롱차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우'자가 검다는 뜻의 '오'(烏)를 번역해 블랙티가 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사실 우롱차를 만드는 지역 차 밭에서 검은 뱀이 나왔는데 블라블라 뭐 그런 설이 있어요. 인터넷에 나오니 자습햇!! 어디까지나 설이니까 믿고 싶은 것으로 믿으세요. 이제 흑차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봅시다.
돼지터리언 : 뭐 귀찮으면 다 자습하라고 하시니 허허. 그럼 다른 차랑 달리 흑차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나요?
차 선생님 : 설명에 앞서 상식 차원에서 말하자면 흑차는 이미 홍차가 블랙티라는 이름이 이미 있으니 영어론 '다크티'라고 부릅니다. 흑차는 차를 만드는 기본 과정에 추가로 '악퇴'(渥堆)라는 과정이 추가됩니다. 악퇴가 뭐냐면 시골에 가면 소똥에 쌀겨 섞어 쌓아서 삭혀 거름으로 쓰는 것을 본 적 있나요?
돼지터리언 : 저 스울 사람이거든요? 생긴 거 보면 모르는 당가?
차 선생님 : 누가 봐도 시골 출신이네요. 아무튼, 그런 것처럼 찻잎을 쌓아 두고 숙성 발효를 시키는 겁니다.
돼지터리언 : 아니. 그럼 산화 발효하는 우롱차, 홍차랑 뭐가 다른가요?
차 선생님 : 좋은 질문입니다. (어머 어머 뇌섹남) 산화 발효하는 우롱차와 홍차와는 달리 흑차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겁니다. 요새는 오래 묵혀던 찻잎에서 미생물을 추출해 다가 새로 흑차를 만들 때 넣기도 하고 그렇죠. 자연 발효를 시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하는 방법인데 맛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것 같진 않습니다. 마치 집에서 수제 요거트 만들 때 불가리스 같은 거 조금 넣어서 하룻밤새 요거트를 만들 듯 그런 것으로 생각하세요.
돼지터리언 : 그러니까 산화 발효를 시키는 홍차와 달리 흑차는 바이오매틱스? 뭐 그런 경운 가요?
차 선생님 :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은근 잘 안다. 이 돼지.)
돼지터리언 : 그럼 보이차 같은 거 군요. 보이차가 따순 운남 기후에 찻잎을 쌓아 두고 물을 뿌려가면서 온도를 맞춰 숙성시킨다 들었는 데요.
차 선생님 : 그게 또 애매한 부분인데 흑차가 나온 배경은 확실히 차마고도가 맞아요. 단, 차마고도는 여러 루트가 있습니다. 운남에서 티베트로 가는 루트부터 사천, 안휘 등에도 차마고도가 있죠.
돼지터리언 :그럼 처음 흑차를 만들게 된 사건 같은 것이 있나요?
차 선생님 : 좋은 질문이군요.(연속으로 흐흠) 예전에 차 무역을 하는 통로로 차마고도가 이용됐다는 것은 아시죠? 당나귀 양쪽에 15㎏씩 두 개를 싣고 총 30㎏을 운반해 다녔다고 해요. 요즘에는 15㎏들이를 1건(件)으로 하지만, 예전에는 15㎏들이 두 개를 1건으로 했습니다. 15㎏(요즘 기준) 1건에는 6통(筒)의 운남차가 들어 있었습니다. 또 1통에는 7개 편(片)이 담겨 있고요. 30㎏이 당나귀가 지고 차마고도를 다닐 수 있는 적정 무게였다고 합니다.
돼지터리언 : 잠깐. 스돕. 뭐라고요? 1편이 7개 있으면, 1통, 1통이 6개 있으면 1건? 이 1건은 요즘 기준 15㎏, 예전 기준 30㎏. 라잇?
차 선생님 : 도식화 빌런답게 아주 잘 정리하는군요. 그런데 어쩌나요. 편이 우리가 보통 선물 받는 보이차의 그 덩어린데. 이 편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진 것만 '병'(饼·빈대떡 모양·350g), '타'(沱·밥그릇모양·250g), '전'(砖·벽돌모양·250g) 모양이 있고, 더 많은 형태로 만들어져요. 이렇게 모양을 만드는 것을 긴압(紧压)이라고 합니다. 모양에 따라 무게도 다양해지겠죠?
돼지터리언 : 똑똑. 저 문송인데요. 뭐라시는 건가요? 나중에 집에 가서 다시 검산해보겠습니다. 주산 3급입니다. 저. 무시하지 마세욧.
차 선생님 : 이게 또 포장 방식도 다 달라요. 병으로 할 때는 7개씩 넣어 1통에 2.45㎏, 타는 4개씩 1통에 1㎏, 전은 4개씩 1㎏입니다. 전 같이 벽돌 모양은 나중에 생겨난 것인데 네모지게 하면 유통할 때 좀 편하겠죠?
돼지터리언 : 아. 그렇다고 치고, 그런데 저런 이야길 왜 하시는 거에요?
차 선생님 : 그게 흑차가 나오게 된 계기가 되거든요. 이렇게 차를 포장하는 것은 알겠죠? '병'모양으로 포장해서 7개씩 담은 것을 우리는 1통이라고 합니다. 이건 대나무 잎으로 둘둘 싸서 꼭 묶어서 통을 만들고 통 6개를 포장해 1건으로 만드는 거죠. 이게 요새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돼지터리언 : 대나무 잎이요? 거기 대나무가 있나요? 아. 사천이나 운남 쪽이니 있겠군요. 사천엔 판다가 사니까.
차 선생님 : 고렇지 고렇지.(가끔 너무 똑똑하다. 이 남자.) 어쨌든 그 차마고도를 넘어가다가 차 통 속에 물이 스미고, 마르고, 스미고, 마르고 이런 과정이 반복됐겠죠? 목적지 다다라 차통을 열어보니 차 색이 이상하고, 그런 겁니다. 찻잎이 거무튀튀해서 말에요. 아무튼 그래도 버릴 수도 없고 마셔 보니 맛이 큼큼한데 아주 매력적인 거죠. 홍어처럼.
돼지터리언 : 홍어. 하악하악. 삼합 너무 먹고 싶어.
차 선생님 : 집중하세욧. 그래서 아. 이렇게 발효를 시키면 차가 더 맛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 겁니다.
돼지터리언 : 근데 차는 왜 대나무 잎에 써서 보관하나요? 요새 포장지 좋은 거 많은데?
차 선생님 : 좋은 질문입니다. 댓잎 만큼 습기를 막아주고, 공기가 통하는 포장지는 없습니다.
돼지터리언 : 그렇군요. 이과 슨생님들이 만들면 만들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럼 흑차 같은 것은 미생물이 있으니 요거트처럼 냉장고에 보관하면 되나요?
차 선생님 : 홀리 쉣. 차는 냉장고에 넣으면 큰일나요! 차는 흡향제와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주변의 모든 향기를 스펀지처럼 흡수하거든요.
돼지터리언 : 주변의 모든 음식을 흡수하는 저와 같군요. 그럼 보이차는 흑차인 건가요?
차 선생님 : 하…6대 다류는 그냥 차를 이해하기 편하게 분류한 거지 거기에 모든 차를 맞추려 하면 굉장히 머리가 아파집니다. 이 도식빌런아!
돼지터리언 : 그럼 보이차는 무슨 찬가요? 하이브리드 차인가요?
차 선생님 :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단 악퇴 과정을 거치는 보이 숙차는 흑차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악퇴 과정을 거치지 않는 보이 생차는 녹차에 더 가깝겠죠. 뭐 가공차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돼지터리언 : 가공차?? 그건 또 머시당가?
차 선생님 : 아. 이번 편에 끝내려 했는데 어쩔 수 없군요. 차가 흡향제라고 했죠. 이런 특성을 이용해 요새 보면 찻잎에 찹쌀향, 귤향, 자스민향 등등을 입히는 가공차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어떤 훌륭한 분이 진피보이차 글도 썼던 데 못 보셨나요? 그건 다음 시간에 하죠.
돼지터리언 : 선생님 진행은 제가 할게요. 너무 인기인 됐다고 막하신다. 츠암내.
#맛객 #중국차알고먹읍시다 #흑차 #보이차 #6대다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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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들러보세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