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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May 11. 2019

<베이징에서 맛보는 대륙 별미> 구이저우편

중국에도 똠양꿍이 있다?

<베이징에서 맛보는 대륙 별미> 구이저우편-중국에도 똠양꿍이 있다?



편집자주 :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는 마치 서울처럼 온갖 지방의 음식들이 모여있다. 서울과 조금 다른 부분이라면 베이징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업무 소통을 위한 대표처들이 나와 있으며, 이들 정부에서 손님 접대나 행사 주최를 위해 지방 예산을 투입해 만든 다샤(大厦·빌딩) 또는 식당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다샤들은 지역 홍보를 위해 산지에서 특산물 등 재료를 직접 공수해서 요리하고, 주방장과 종업원 역시 그 지역 사람들을 고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 역시 합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서울에서 먹는 전주 음식이 본연의 맛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에 비해 베이징 댜샤들의 음식은 상당히 현지에 근접한 맛을 낸다.

    그래서 나와 먹사형, 그리고 숨은 맛고수들로 구성된 먹부림 챔피언스리그(먹챔스)는 앞으로 각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식당을 돌면서 <베이징에서 맛보는 대륙의 별미>(베맛대) 시리즈를 진행하기로 했다.

베맛대 1편 : 구이저우편

베맛대 2편 : 네이멍구편

베맛대 3편 : 광저우편

베맛대 4편 : 신장편

베맛대 5편 : 푸젠편



     첫 순서로 우리는 강렬한 향신료와 민물고기 요리가 맛있는 구이저우(貴州)다샤를 방문했다.

    소수민족의 향토성이 강하게 밴 구이저우 요리는 첸차이(黔菜)라고 불리며, 토착민의 요리에 북방에서 이주한 중원 사람들의 요리가 섞이면서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동남아 요리하고도 매우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데 이런 첸차이는 명대에 이미 완성단계에 접어들어 6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오늘 우리가 찾은 구이저우다샤 역시 구이저우성 정부가 투자해 만든 복합 건물로 숙박, 컨벤션, 식당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식재료 역시 구이저우에서 직접 공수한 재료를 사용하며, 맛 또한 현지와 흡사한 맛을 낸다.

    우리가 주문한 요리는 이 집의 간판 요리인 똠양꿍 같은 소스에 메기를 넣어 끓인 쏸탕우장위(酸汤乌江鱼)와 쏸차이차오탕위안(酸菜炒汤圆), 빠바오눠미야(八宝糯米鸭), 화시샤오위샤오샤(花溪小鱼小虾), 라러우차오쑨젠(腊肉肉炒笋尖), 황헤이츠바(黄黑糍粑), 구이저우쓰와와(贵州丝娃娃) 등이다.

    앞서 말한 대로 구이저우는 토가족 등 소수민족이 많은 지역으로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이용한 요리가 많다. 또 물이 좋은 지역으로도 유명해 민물고기를 활용한 요리도 즐겨 먹는다.

쏸탕우장위 재료인 메기

    구이저우성의 대표 음식이자 오늘 메인 디시이기도 한 쏸탕우장위가 전형적인 첸차이라고 볼 수 있다.

    쏸탕우장위는 이름 그대로 시큼한 쏸탕에 구이저우성에 있는 우장(乌江)에서 나는 민물 물고기를 이용해 만든 탕요리다. 맛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똠양꿍과 90% 비슷하며, 똠양꿍에 메기를 넣어 끓인 요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동남아 북동 지역과 중국 남서 지역은 근대에 와서야 명확하게 구분됐으니 경계가 애매하다.

    삼국지에 나오는 맹획이나 축융부인 같은 소수민족이 이곳에 살 때는 국경을 의식하지 않았을 것이다. 밥을 먹으면서 이런 식으로 하면 태국 전통요리인 똠양꿍도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똠양꿍 공정이 나오는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요리는 해장용으로도 좋고, 원기회복이 필요할 때도 먹으면 좋을 듯한 요리다. 이날도 거의 모든 테이블에 이 요리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냄새만으로도 레몬그라스가 듬뿍 들어갔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국물을 떠먹으면 화~하니 뚬양꿍 소스의 맛이 올라온다. 또 메기를 함께 넣어서 끓이기 때문에 약간 국물이 점성이 강해 질턱질턱하긴 한데 향신료를 많이 넣기 때문에 민물고기 특유의 냄새가 느껴지진 않는다.

    탕을 끓이기 전에 요리에 사용할 메기를 테이블로 직접 가져와 보여주는데 이런 관례는 이 집뿐 아니라 대부분 생선을 요리하는 식당에서는 이렇게 요리에 사용할 생선을 테이블에 가져와 보여준다.

탕위안이 볶으면서 겉이 갈라졌다. 안에는 단맛의 팥소가 들어있다.

    다음으로 맛있었던 음식은 쏸차이차오탕위안이었다. 탕위안은 정월 보름에 중국에서 먹는 팥소가 들은 동글동글한 찹쌀 경단으로 보통 달큰하게 물에 끓여 먹는다. 이 식당에서는 독특하게 쏸차이에 탕위안을 볶아서 내는 요리가 있다.

    맛은 단+짠+매콤해 그야말로 맛 어벤저스라고 할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맛으로 특히 여성에게 인기를 끌 것 같은 맛이다.

    다음으로 독특했던 요리는 오리에 찹쌀을 넣고 쪄낸 빠바오눠미야다. 보통 이렇게 쪄낸 오리는 약간 노린내가 나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요리는 잡내가 하나도 나지 않고, 잡곡 중 단맛이 나는 콩과 찹쌀이 어우러져 식욕을 돋울 정도로 맛있었다.

    우리는 공깃밥이나 빙 대신 주식으로 이 요리를 시켰는데 셋 다 모두 만족했다. 또 찹쌀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속이 편안했다.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찹쌀 오리 구이(왼쪽)와 고소한 맛이 일품인 맥주 킬러 화시샤오위샤오샤(오른쪽)

    이곳의 요리 중 맥주 안주로 좋을 요리가 하나 있어 소개해 본다. 구이저우 요리는 민물고기를 많이 활용하는데 한국 피라미같이 조그만 물고기와 민물 새우를 튀겨 만드는 화시샤오위샤오샤가 바로 그 요리다.

    이 요리는 손가락보다 작은 물고기와 한국에서는 매운탕으로도 많이 끓여 먹는 민물 새우를 매콤하게 고추를 넣고 튀기는 요리로 이자카야에서 시켜 먹는 새우깡과도 매우 흡사하다.

    다른 점은 아주 작은 물고기를 튀기기 때문에 안에 연한 가시가 들어있어 좀 더 고소한 맛을 낸다는 것이다. 여기에 매콤한 고추까지 곁들여져 튀김의 느끼함도 잡아 준다.

    그 밖에도 저렴한 가격의 애피타이저나 디저트류 음식들이 있어 갈 때마다 사이드 디시를 시켜 먹는 맛이 있다.

    아. 그리고 음료 중에 구이저우 특산 츠리(刺梨·가시배) 주스 같은 독특한 음료도 맛볼 수 있다.

구이저우성 특산 츠리를 이용해 만든 음료

#대륙별미 #구이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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