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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Nov 07. 2024

아내와 싸웠다.

일상에 명상 쉰 세 스푼 


"아이고 신혼인데 얼마나 재미있을꼬.. 재미 좋겠다.~"

"신혼 진짜 재미있겠다~" 


친척분들, 아내의 친척분들, 나의 지인들, 아내의 지인분들을 만나면 듣는 말이다. 


신혼이니까 항상 행복하고 재미있겠다고


'신혼'이라는 단어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와 환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분들에게는 우리를 보며 빛바랜 사진첩을 보듯 자신을 보며 추억을 되새기고


결혼해서 아이를 가진 분들의 경우는 사회에 나오기 전 아무 근심 없이 노는 학생들을 보듯


"아이가 생기기 전 열심히 놀아야 한다. 1분 1초라도 아껴서 놀아야 해!"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말 그대로 결혼하면 행복하고 재미있다. 늘 두 사람이 뭔가 함께 하고 있으니 외롭지 않다.


하루의 감정들이 나는 아내에게, 아내는 나에게 늘 공유된다. 


하루종일 같이 붙어 있다 보니 기분 좋은 것들이 있다면 두배로 확장이 되고, 한 사람의 슬픔과 걱정이 있다면 이야기를 통해 절반으로 감소된다. 


소소한 감정의 확장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다만, 싸우지 않을 때 그렇다.


싸울 때는 이 모든 것들이 역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싸울 때는 서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로 계속 서로의 얼굴을 봐야 하고, 기분이 언짢은 상태로 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해야 한다. 


싸우지 않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하루종일 붙어 있다 보니 생각이 다른 부분들이 나타난다 



최근에도 밥먹고 도란도란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불똥이 튀어서 언쟁이 벌어졌다..ㅜ 


식탁에서.. 침대에서 자기 전까지 언쟁은 계속 되었다. 




86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하버드 성인발달 연구의 대표 연구자 로버트 월딩거는 이런 말을 했다.


"애정 없이 갈등만 있는 상황에서 결혼은 이혼보다 더 해롭다. " 


이 말을 결혼 전에는 그저 그런 말로 들었는데


실제로 아내와 몇 번 싸워보고 나니 왜 그런 표현을 했는지 알겠다.


친구와 지인이야 갈등이 있으면 안 보면 끝인데, 아내와 싸우게 되면 한 집에 있으니 계속 부딪혀야 한다.


서로 기분이 언짢은 상태로 같이 밥을 먹어야 하고, 한 침대에 누워 자야 한다.


그러니 그 불편한 자극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지금은 잘 싸우고 화해했기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 


(아내에게 감사. ^_^) 


어떤 갈등, 문제가 생겼다면 왜 그렇게 생겼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 


같이 살고 난 뒤에도 몇 차례 언쟁이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다시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싸움의 과정을 돌이켜 봐야 한다. 


즉 아내와 나의 짬통을 뒤져야 한다. (이 말이 궁금하신 분은 다음 글을 봐주세요 ㅎㅎ) 


https://brunch.co.kr/@kjh2011123/163



1. 생각보다 사소한 것으로 싸운다. 


아내와 내가 부딪혔던 지점은 사소한 지점으로 많이 부딪혔다. 


아내와 나는 깔끔함, 청결함의 정도가 달랐다. 


내 기준에 이렇게 까지  청소해야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청소를 열심히 해도 아내의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서로가 답답하고 서운한 감정이 든다.


'왜 이렇게 까지 청소해야 하는 거지?'

'이거 조금만 더하면 되는 건데 왜 안하는거지?'


정말 사소하다. 


변기를 어디 부분을 더 닦고 덜 닦느냐, 욕실 물기 묻는 부분을 어디까지 닦아야 하느냐


치약을 놓는 위치를 어디로 하느냐, 쓰레기를 누가 비우느냐........


이런 것들로 싸운다. 


(써놓고 보니 민망하다...) 


그런데 우리 커플만 사소한 것으로 알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고 한다.


이유를 보니, 사소한 일에는 우리가 인지 자원을 덜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뇌의 인지자원은 한정이 되어있다. 


큰일이 벌어졌을 때, 생존에 급급한 문제일 때는 인지적 자원을 모두 활용됨으로 이성적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이해가 빠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사소한 일 같은 경우 인지적 자원이 활용되지 않으니 쉽게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거대한 나무가 태풍에는 우두커니 버텨내지만, 자그마한 벌레들이 갉아먹는 것에 쓰러지듯이. 


우리의 뇌도 비슷해 보인다.



생각해 보니 나의 부모님도 사소한 일로 많이 싸우셨었다. 


식탁에 휴지 위치를 어디에 두느냐, 집 밖을 나갈 때 가스 밸브를 잠그냐 안 잠그냐...


나는 그 모습 보면서 사소한 것으로 왜 싸울까 생각했는데...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나 보다....




2. 상대의 행동을 지레 짐작한다.


24시간 서로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 상대의 말 한마디만 듣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다음과 같은 말을 하게 된다. 


'당신이 이런 말 한 거.. 이런 뜻으로 했잖아 그런 거 아니야?'


상대방이 결코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말해도, 왠지 찝찝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상대방의 뜻을 파악하는데, 상대방의 말 보다 나의 육감을 더 믿게 된다.


상대방을 나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게 된다. 딱 아전인수의 전형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지레짐작하게 될까.


서로 너무 친해지다 보면, 상대방을 생각하는 뇌의 영역이 '나'를 생각하는 영역과 겹쳐지게 된다.


그래서 엄밀히 말해 타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행동 사고 과정을 모두 내 것 화 시켜 생각한다


오해하고, 상대가 오해했다고 말해도 믿지 않고 서로가 답답한 상황이 연출된다. 


3. 상대를 통제하려 한다. 


습관의 힘으로 유명한 저자 찰스 두히그의 두 번째 역작 '대화의 힘'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결혼한 부부의 80%가 크고 작은 문제들로 다툰다고 한다.


그래서 이혼을 하는 커플과, 잘 화해를 하는 커플들의 차이점이 무엇일지 대화의 패턴을 분석했다.


하지만 잘 화해를 하는 커플과 이혼을 하는 커플의 대화 패턴이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없었다.


다만 딱 하나가 달랐는데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적었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대화 패턴을 한 번 봐보자 



 "제발 청소 좀 해, 양말 그렇게 벗어두지 마, 집에 일찍 들어와, 아이랑 보내는 시간을 좀 늘려"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어떤가? 

 

 청소 잘하고 싶고, 양말을 잘 치우고, 집에 잘 들어오고, 아이랑 보내는 시간을 늘려지겠는가?


아니면 그냥 기분이 팍 나쁜가 


아마 후자일 거라 생각한다. 이렇듯 상대방을 내 뜻대로 통제하려는 욕구는 상대를 방어적으로 만들고 상황을 악화시킨다


나 또한 아내에게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이런 통제욕을 강하게 드러냈었다.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다. ㅎㅎ


통제욕을 드러내서 상대방이 통제욕에서 점차 더 벗어난다면 방법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위에서 언급했던 것들을 안 하면 된다. 



1. 사소한 것을 더 신경 쓴다. 


  생각보다 사소한 것으로 싸우게 될 때 뇌가 인지적 차원을 활용하지 않고 있음을 깨닫고, 이게 생각보다 사소한 것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고작, 이거 하나를 못해줘?"라는 말은 최악이다. 


'고작'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모든 대화에서 좋게 흘러가는 경우가 없었다. 


늘 사소한 것으로 우리가 싸우게 됨을 깨닫고 사소한 게 사소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부부 관계는 사소한 것을 어떻게 다루느냐 그것이 전부다. 




2. 짐작하지 않고 상대에게 묻는다.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 다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오해를 부르는 지름길이다. 명상에서도 지금의 호흡을 늘 새롭게 관찰해 보기를 권유한다.


 내 옆의 사람이 말하는 것도, 짐작이 아니라 그대로 이해하고, 애매하다면 물어야 한다.


 "네가 말한 거 ~~~ 뜻인 거 맞아?" "방금 그렇게 행동한 거 ~~ 한 뜻이야?" 


 물어보고 대화하는 것이 상대방과 오해를 쌓지 않는 지름길이다. 




3. 상대를 통제하려 하지 말고 나의 감정을 표현한다.


 "제발 청소 그렇게 하지 마"라는 말과


 "청소 그렇게 안 하니까 내가 서운해"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느낌이 어떤가?


 첫 번째 말을 들었을 때는 방어적으로 나온다. '그러면 너는?'이라는 말이 불쑥 올라온다.


 두 번째 말을 들었을 때는 서운했다고 하니 청소를 내가 좀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상대방을 지나치게 통제하려는 욕구는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그러나 내 감정이 어떤지를 표현하게 되면 상대방은 변화할 준비를 하게 된다.



+) 더 추가 


싸우고 난 뒤 마지막으로 일련의 과정이 우리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드는 과정임을 서로 인식하면 좋겠다. 


부부 관계라고 할지라도 모두 100%  맞는 것은 없다. (나를 낳아준 부모님과도 싸우곤 하는데,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다만 우리는 평생을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전에 내가 성장 마인드 셋이 중요함을 이야기했듯이


우리의 관계에서도 더욱더 성장해 나갈 것임을 서로 되새기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다툼은 상처로 남지 않고,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한 거름이 될 수 있다.  


서로 백년해로해서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에 대해서 더 알아가도록 노력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P.S  김성일 작가님 말에 따르면  


노후에 남자에게 필요한 5명은 아내, 마누라, 집사람, 애들 엄마, 와이프 라고 한다.


ㅎㅎ 


아내에게 더 잘해야겠다... 






https://brunch.co.kr/@sik2038/200




https://youtu.be/qE-XGM4ro9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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