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그리고 오후 7시 30분경 대통령실로 내용이 송달되며 그의 모든 업무는 중지되었다. 12월 3일 이후 11일간 대한민국은 불안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2차 계엄령, 전쟁 등 뜬소문이 무성했고, 언론은 그 소문을 과장했다. 과장된 그림자로도 국민들은 불안했고 두려워했다. 이런 상황 속 대통령의 담화는 계엄을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했고, 하나도 반성을 보이지 않는 모습에 모두들 분노했다.
나 또한 계엄령이 선포된 당시에 불안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헬리콥터 프로펠러 소리를 들으며 초조했다. 사과하지 않고, 당당한 대통령의 모습에 분노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군을 이용한 무력진압'을 생각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계엄 후 국민들의 마음이 뒤숭숭했던 것처럼 내 마음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한 사람에 대해서 이렇게나 미워하는 마음이 올라온 것, 그리고 명상을 하고 지도자 타이틀 땄는데, 그런 미워하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책이었다. 분노하는 모습을 정당화하려 했고, 분노하는 모습에서 자책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이 커지면 커질수록 제일 먼저 다치는 것은 나 자신이다.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수록 나의 마음은 더 힘들어진다.
내 마음이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본다. 고민이 될 땐 일단 나는 눈을 감고 '화두'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그러면 대개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답을 제시해 준다.
얼마 가지 않아 답이 툭하고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최근 '자애 명상'을 시행하지 않았다.
자애 명상을 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자애 명상은 첫 시작은 외부에서 따뜻한 황금빛 에너지가 내 몸에 들어온다고 상상한다. 풍족한 에너지를 느끼며 내 심장에서 온몸에서 넘실거리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자신에게 비추며 이렇게 마음속으로 말한다.
'내가 평온하기를, 내가 행복하기를,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두 번째 단계로 자기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이 에너지를 비추며 그들에게도 동일한 마음을 낸다
'그들이 평온하기를, 그들이 행복하기를, 그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세 번째 단계로 그다음 단계로 친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낸다.
네 번째 단계로 중립적인 사람들에게 마음을 낸다.
그 단계로 범위를 점점 더 확장시켜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마음을 내고
궁극적으로는 이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평온하기를, 행복하기를,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내가 최근 들어 이 명상을 시행하지 않으니 타인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타인을 내 뜻대로 판단하려는 편향성이 지속해서 강화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눈을 감고 자애 명상을 시행해본다.
내가 평온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다. 그리고 내 주변사람으로 확장을 해 나가다가
이해가 안 되고 미워한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다음과 같은 마음을 낸다.
윤석열 대통령이 행복하기를, 평안하기를,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그를 보면 찡그리던 미간을 인지한다. 쉽지가 않다. 나의 불편한 마음이 올라온다.
한 번 더 그에게 자애의 마음을 보낸다. 다시 내 마음이 거부한다. 그가 처벌받기를 바라는 내 마음을 알아차린다.
그의 탄핵 여부는 헌법 재판소에서 심리해서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리고 내란죄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 경찰, 특수본에서 밝혀 나갈 것이다. 그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다만, 그것과 별개로 진심으로 그가 평온해지길 바란다.
그에게 평온을 빌어줌과 동시에 내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래 그가 조금이라도 평온해진다면 돌발행동도 덜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
그도 많이 힘들었겠구나, 그도 울분에 차있다가 결국 그런 짓을 저질렀구나
그의 행동을 잘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죄를 지었다면 그 죗값을 모두 받길 바란다.
그러나 이제 그 행동들이 이해가 된다.
달라이 라마는 연민심의 혜택을 가장 먼저 받는 사람은 연민심을 가진 바로 그 사람이라는 뜻을 윤석열 대통령을 통해 깨닫는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극도의 대립과 분열을 겪고 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두 사람은 다음 두 사람이다. (아.. 최근에 계엄령으로 인해 기울었긴 하지만..)
한쪽은 파란색을 대한민국에서 지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한쪽은 빨간색을 지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도 완전히 나뉘어 있다.
여기에는 일말의 타협도 없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협치라는 말이 없어졌고, 타협을 해야 한다고 하면 회색분자 프락치라고 불린다.
오로지 잘 쓰이는 단어는 탄핵, 처단, 처벌, 구속, 징역이라는 험악한 말 뿐이다.
여의도 집회와 광화문 집회
도대체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나는 내가 행한 것처럼 자애명상이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연구결과를 봐 보자.
예일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6주간 자애 명상 수업을 진행했다. 한 그룹은 자애 명상의 효과와 개념에 대해서만 설명을 했고, 한 그룹은 설명을 한 뒤 실제로 자애 명상을 시행했다. 이후 자애 명상을 실제로 시행한 그룹에서만 '내재적 편향성 (무의식적 편견)'이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재미있는 점은 자애명상을 8시간 정도만 수련해도 그 효과가 금방 드러난다.
명상 수련의 초기부터 이렇게 빠른 효과가 드러나는 것은 애초에 선해질 것처럼 준비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명상하는 뇌의 저자 대니얼 골먼, 리처드 데이비슨은 말한다.
우리는 유전적으로 서로 선해질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각박한 세상 속에서, 부정적인 것을 전달하는 미디어를 보며 생각이 극단으로 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시간으로 부정적인 정보는 더 쉽게 전달될 수 있고, 스마트폰을 통해 그 속도가 빨라지며 자신을 더 보호하기 위해 선택하기 쉬운 극단을 선택하는 경향이 아닐까.
분열과 대립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부정적 정보가 아니라 우리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선한 본성을 되찾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24년 12월 15일 일요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평안하기를
이재명 대표가 평안하기를
여의도 집회갔던 모두들 평안하기를
광화문 집회갔던 모두들 평안하기를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 평안하기를, 행복하기를,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