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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inema Aphorism_161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61

by 김정수

CA801. 제임스 맨골드, 〈컴플리트 언노운〉(2024)

설마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이 작곡가로서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작사가로서일 터인데, 이는 앞으로 노래의 가사도 문학으로 인정한다는 뜻일까. 어쩌면 앞으로는 작사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날이 올까. 하긴 시(詩)의 원형인 《시경(詩經》에 수록된 시들 자체가 죄다 당시 항간에서 불리던 노랫말 아니던가. 티모시 샬라메·밥 딜런의 싱크로율과 라미 말렉·프레디 머큐리의 싱크로율을 서로 견주어보는 즐거움. 딜런이 추구한 것은 결국 해방이요 자유다. 그래서 그는 거침없이 통기타에서 일렉트릭 기타로 넘어갔다. ‘변절’ 뉘앙스의 모든 비난을 무릅쓰고. 왜? 자유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 적어도 딜런에게는. 이것이 그가 마침내 승자(winner)가 된 까닭이다.


CA802. 닐 라뷰트, 〈스와핑(Your Friends & Neibors)〉(1998)

바람 난 인간은 타락한 인간이 아니다. 그러한 타락에 배신을 당했던 기억을 지닌 인간이 자신의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복수심을 이겨내지 못한 결과다, 어쩌면.


CA803. 에반 릭스 & 앨런 제이콥스, 〈신밧드 2000〉(2000)

아라비안나이트의 온갖 환상들이 결국은 외계인의 소행일지도 모른다는 상상. 인류의 온갖 옛날이야기들의 존재 근거 또는 그 기원을 바꿔치기하려는 음모?


CA804. 라픈 건로슨, 〈위치 크래프트〉(2000)

마녀를 사냥하려는 사람은 먼저 수신(修身)부터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는 사냥을 시작하기도 전에 마녀한테 이미 진 것이 된다. 이것은 신의 섭리이기도 하다.


CA805. 자우메 발라게로, 〈네임리스〉(1999)

〈악마의 씨(Rosemary's Baby)〉(1968, 로만 폴란스키)와 〈엑소시스트〉(1973, 윌리엄 프리드킨)의 노골적인 인용. 영화가 공포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인용이 감지되는 순간부터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느낌이 사고(思考)로 넘어가는 순간. 그러니까 관객이 느끼지 않고 사고하기 시작하는 순간 공포는 사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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