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정점

by 김준완


개미는
기린의 목을 기어 올라
단종(端宗)에 닿는다

가장 높은 곳에 매달린 슬픔
그 아래로 펼쳐진 굽이진 세월

이제는 날 내버려 두겠다는
저 무심한 자연의 등 위에서
더는 붙잡을 미련도, 손잡을 허공도 없다

개미는 그저
기린의 눈썹 끝에 앉아
지천으로 흩어지는 노을을 본다

내버려진 존재가
내버려 둔 세상을
비로소 용서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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