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참 많이 변했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교사 위에 학부모와 학생이 있습니다. 학교라는 평화로운 공간에서 갑과 을이 존재합니다. 학생인권을 내세우며 교사의 인권은 아무도 챙겨주지 않습니다.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모두 인권이 존재하는 것 일터인데 말입니다. 우리 교사의 인권은 누가 지켜줄까요? 교육청도 그렇고 교장, 교감 선생님도 믿을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건이 일어나면 교사 스스로 우리의 권리를 찾아 공부해야 합니다. 기댈 곳 없이 혼자 알아서 해야 합니다. 참 불안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사 노조에 가입하였습니다. 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붙잡고 헤엄이라도 칠 수 있는 곳을 찾은 것이죠. 우리 교사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으로 제약이 참 많습니다. 노조 하나 만들고 가입하는 것도 몇 년이 걸렸습니다. 꽃이 하나하나 이렇게 질 때마다 조금씩 변화가 생길까요. 참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신규 선생님에게 일을 몰아주었다. 이런 이야기가 들립니다.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신규교사에게 왜 힘든 업무를 몰아주었을까요? 일반 직장과는 너무 다른 면이 있지 않나요? 교사가 아니면 잘 이해하기 힘드시리라 생각됩니다. 교사는 일반회사 시스템과는 다름이 많습니다. 교사는 각 반들이 독립체입니다. 각 반들은 따로 똑같이 운영됩니다. 신규이든 경력자이든 모든 담임교사들은 업무가 같습니다. 학급경영과 과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년의 운영방식은 모두 같습니다. 담임교사는 수업뿐 아니라 학교의 업무를 나누어 담당합니다. 업무의 중요도를 똑같이 나눌 수 없어 결국 큰 업무를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이지요. 큰 업무는 주로 부장님들이 하시지만 부장님 업무 외에 다른 큰 업무들이 많습니다. 학교폭력 업무라든가 학교운영위원회, 학교자치, 기초학력, 다문화 등입니다. 교사는 5년에 한 번씩은 학교를 옮기게 되어있습니다. 새로운 학교를 옮길 때마다 힘든 업무를 맡게 됩니다. 경력 교사도 새로운 학교로 이동하게 되면 그 학교의 큰 업무를 떠안아야 하는 것이지요. 기존에 그 학교 계시는 선생님들께서 우선적으로 업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 학교 인사내규가 거의 그렇게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경력자이든 신규교사든 모두 그 인사규정에 맞게 운영이 됩니다. 이번 신규교사님도 새로운 학교에 부임하셔서 아마도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는 참 다행입니다. 신규교사 때 저에겐 든든한 빽이 있었습니다. 저의 빽은 학년 부장님이셨습니다.
"신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잖아. 어려운 일 시키지 말고 우리가 지금 1년 동안 잘 가르쳐야 돼. 신규 때 배운 스타일이 평생을 좌우하잖아. 잘 가르칩시다."
이렇게 첫날부터 말씀해 주셔서 저는 훌륭한 선생님들의 공개수업도 우선 저부터 보내주셨습니다. 많이 보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말 든든한 부장님을 만나 별일 없이 무사히 교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깊은 우울감이 몰려옵니다. 아이들 앞에 서있는 나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지만 저는 수업을 해야 했습니다. 이 안타까운 죽음이 세상의 변화의 씨앗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