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보람있지만 힘들다

by 지금

"엄마, 교사는 아닌 거 같아요. 무서워요."

"무슨 일이야?"

"뉴스 못 보셨어요?"

"왜? 무슨 뉴스?"

"서초에 어느 초등학교 교사가 자살했데요. 20대 초반이라는데 학부모 갑질로 자살하신 거 같아요. 선생님이 되는 것도 멋지다 생각했었는데 이젠 무서워요. 교사는 제 꿈에서 삭제해야겠어요."


고3 큰아들이 현관을 들어서며 놀란 얼굴로 말을 합니다. '터질 것이 또 터졌구나' 별로 놀랍지도 않습니다. 저에게 안 일어난 것뿐이지 항상 불안 불안합니다. 아직 저는 재수가 좋다고 생각됩니다. 저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서요. 사람이 죽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저를 반성합니다.


학교는 참 많이 변했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교사 위에 학부모와 학생이 있습니다. 학교라는 평화로운 공간에서 갑과 을이 존재합니다. 학생인권을 내세우며 교사의 인권은 아무도 챙겨주지 않습니다.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모두 인권이 존재하는 것 일터인데 말입니다. 우리 교사의 인권은 누가 지켜줄까요? 교육청도 그렇고 교장, 교감 선생님도 믿을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건이 일어나면 교사 스스로 우리의 권리를 찾아 공부해야 합니다. 기댈 곳 없이 혼자 알아서 해야 합니다. 참 불안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사 노조에 가입하였습니다. 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붙잡고 헤엄이라도 칠 수 있는 곳을 찾은 것이죠. 우리 교사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으로 제약이 참 많습니다. 노조 하나 만들고 가입하는 것도 몇 년이 걸렸습니다. 꽃이 하나하나 이렇게 질 때마다 조금씩 변화가 생길까요. 참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신규 선생님에게 일을 몰아주었다. 이런 이야기가 들립니다.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신규교사에게 왜 힘든 업무를 몰아주었을까요? 일반 직장과는 너무 다른 면이 있지 않나요? 교사가 아니면 잘 이해하기 힘드시리라 생각됩니다. 교사는 일반회사 시스템과는 다름이 많습니다. 교사는 각 반들이 독립체입니다. 각 반들은 따로 똑같이 운영됩니다. 신규이든 경력자이든 모든 담임교사들은 업무가 같습니다. 학급경영과 과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년의 운영방식은 모두 같습니다. 담임교사는 수업뿐 아니라 학교의 업무를 나누어 담당합니다. 업무의 중요도를 똑같이 나눌 수 없어 결국 큰 업무를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이지요. 큰 업무는 주로 부장님들이 하시지만 부장님 업무 외에 다른 큰 업무들이 많습니다. 학교폭력 업무라든가 학교운영위원회, 학교자치, 기초학력, 다문화 등입니다. 교사는 5년에 한 번씩은 학교를 옮기게 되어있습니다. 새로운 학교를 옮길 때마다 힘든 업무를 맡게 됩니다. 경력 교사도 새로운 학교로 이동하게 되면 그 학교의 큰 업무를 떠안아야 하는 것이지요. 기존에 그 학교 계시는 선생님들께서 우선적으로 업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 학교 인사내규가 거의 그렇게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경력자이든 신규교사든 모두 그 인사규정에 맞게 운영이 됩니다. 이번 신규교사님도 새로운 학교에 부임하셔서 아마도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는 참 다행입니다. 신규교사 때 저에겐 든든한 빽이 있었습니다. 저의 빽은 학년 부장님이셨습니다.

"신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잖아. 어려운 일 시키지 말고 우리가 지금 1년 동안 잘 가르쳐야 돼. 신규 때 배운 스타일이 평생을 좌우하잖아. 잘 가르칩시다."

이렇게 첫날부터 말씀해 주셔서 저는 훌륭한 선생님들의 공개수업도 우선 저부터 보내주셨습니다. 많이 보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말 든든한 부장님을 만나 별일 없이 무사히 교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며칠 전에는 초등학생에게 교사가 맞아 부상을 당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오늘은 교사가 생명을 끊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 세상에 적응하고 꿈을 펼칠 나이인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교사를 무서운 세상 속으로 몰아넜는 이 시스템에 화가 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신규교사 도움연합회도 구성이 되었으면 합니다. 각반 금쪽이들을 모아 학부모 교육도 철저히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부모가 변해야 학생도 변화합니다. 각 학교마다 오은영박사님과 같은 능력자 상담교사들이 배치되었으면 합니다. 또 금쪽이들을 외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많아졌으면 합니다. 문제가 많은 금쪽이들은 학교 교실에서 분리하는 장치, 법이 만들어졌음 합니다. 교사도 힘들고 같은 반 친구들도 힘이 많이 듭니다.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깊은 우울감이 몰려옵니다. 아이들 앞에 서있는 나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지만 저는 수업을 해야 했습니다. 이 안타까운 죽음이 세상의 변화의 씨앗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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