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 전 감기에 심하게 걸려 며칠 고생을 했습니다. 감기에 걸리니 컨디션이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두통이 며칠째 계속 있습니다. 더더욱 심하게 안 좋아진 것은 눈입니다. 저의 증상은 눈이 매우 침침해진 것입니다. 어느 날은 책을 읽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노안이라 그런가? 생각도 해보았지만 노안이면 한결같이 글자가 안 보여야 하는데 저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어느 날은 조금 더 잘 보이고 어느 날은 거의 안 보이고 말입니다. 들죽날죽 하니 병원을 가려다가도 안 가게 됩니다. 남편에게 증상을 이야기하니 병원에 가서 MRI를 찍어야 한다고 걱정을 합니다.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느 곳 하나가 신경을 눌러 눈이 잘 안 보이나 걱정도 됩니다.
오늘은 큰 맘을 먹고 병원에 다녀오려 조퇴를 했습니다. 안과는 20대 때 라식수술을 하고는 처음 가는 것 같습니다. 병원을 향해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병원에 가서 증상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선생님 눈이 너무 침침해서 왔어요. 눈물도 자주 나고 책 읽는 것도 너무 힘듭니다' 이 정도 말하면 될까 고민도 됩니다.
저의 이름이 불립니다. 의장에 앉습니다. 선생님께 저의 증상을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합니다. 턱을 대고 검사기계에 바짝 붙어 앉습니다. 선생님은 눈을 크게 떠보라고 합니다. 눈을 크게 떠보지만 선생님 눈에는 그렇지가 않은지 저의 눈을 손가락으로 벌리십니다. 사진도 찍습니다. 한참 보시더니 말씀하십니다.
"눈물이 자주 나지요?"
"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요?"
"여기 사진을 보세요. 환자분은 눈썹이 눈을 찔러 눈물이 많이 났을 거예요. 가렵기도 하고요. 알레르기가 아주 심한 것 같은데,,,"
자주 눈물이 나서 가방에는 항상 휴대용 휴지를 가지고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민감한 타입이라서 화장품이 안 맞아 자꾸 눈물이 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눈썹이 눈을 찔러 눈물이 나는 줄을 몰랐습니다. 나이 50에 처음 알았습니다. 눈썹이 밑으로 자라 눈을 찌르는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 그게 저라고는 한 번도 생각을 해보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눈이 너무 침침한데 그건 왜 그런 걸까요? 노안인가요?"
"물론 나이상 노안이 왔는데 제가 보기엔 눈이 건조해서 그런 걸 거예요. 컨디션이 안 좋아도 날씨가 건조해도 눈이 건조해집니다. 어느 날은 더하고 어느 날은 덜하고 말입니다. 건조함 정도에 따라 눈이 많이 침침해지지요"
"선생님, 눈이 매일매일 침침함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눈이 건조해서 일까요?"
"네, 눈물도 처방해 드릴 터이니 자주 넣으세요"
"그리고 환자분은 눈썹이 찔림이 심하니 눈썹을 뽑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핀셋을 손에 들고 눈썹을 뽑기 시작합니다. 마음의 준비도 안 하고 왔는데 너무 순식간이라 안된다고 말도 못 했습니다.
"눈을 크게 뜨세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왼쪽과 오른쪽 10여 개는 눈썹이 뽑힌 것 같습니다. 작은 눈썹이지만 10여 개를 계속 뽑히는 두려움은 작지 않았습니다. 눈썹을 다 뽑으신 선생님은 눈썹 뷰러로 매일매일 눈썹을 모두 올리시는 게 좋아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찌 되었든 신경이 눌려서 눈이 침침한 게 아니라니 마음은 조금 가볍습니다. 눈이 건조하고 알레르기가 심해서 눈물도 나고 시력도 안 좋아진 것이라 합니다. 열심히 눈물도 넣고 약도 먹어야겠습니다. 눈썹을 뽑히고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동생과 안과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눈썹이 자꾸 찔러 눈물이 많이 나고 알레르기도 심하다고 말입니다. 동생은 "언니 좋겠네"라고 말합니다. 눈썹이 자꾸 찔리는 사람은 쌍꺼풀 수술을 하면 증상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안과에서 그 증상으로 쌍꺼풀 수술을 하게 되면 의료보험이 적용이 돼서 가격이 많이 싸다고 합니다. 어차피 나이가 들어 눈꺼풀이 처지는데 이참에 수술하면 된다고 추천합니다. 좋아해야 하는 거겠죠. 눈썹이 찔러서 쌍꺼풀 수술을 싸게 할 수 있는 기회니까요! 전화위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