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을 부정당했던 사회.
왼손을 경멸하던 사회.
왼손잡이를 괴물로 바라보던 그 시선들.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스스로가 스스로를 부정해 버렸던 어느 날의 시기.
왼손으로 쓴 글들을 다시 왼손이 글들을 번지게 하는 것.
오랫동안 글씨를 쓸수록 나의 손날은 검게 변해져 갔다.
손을 씻어도, 지우개로 지워보아도 연필의 목심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한 번은 글씨를 거꾸로 적어보았다.
좌측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 우측에서 시작해서 좌측으로 끝맺음.
안녕하세요.
요세하녕안.
글을 쓰는 것이 싫었다.
정성스럽게 쓴 나의 글들이 번지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그 글들의 흔적이 내 손에 묻는 것이 싫었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글을 쓰는 방식이 싫었다.
하얀 종이에 글을 쓸 때면
우측 모퉁이에 글씨를 적어나간다.
내가 편한 방향으로의 글을 적어나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얽매였던 것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그러면서 자연스레 나의 손엔 나의 흔적이 묻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