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무게
눈이 내린다.
하얀 눈.
하늘을 바라본다.
맑다.
하늘이 맑은데도 눈이 내리던가.
바람이 세차게 분다.
나무들이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서 다시 눈이 내린다.
아, 눈이 오는 것이 아니다.
이미 나뭇가지 위에 쌓인 눈들이 다시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무거워.
부러질 거 같아.
어서 떨어져.
나무의 외침일까?
나무가 털어낸 눈을 나는 고개를 들어 나의 얼굴로 맞닥뜨린다.
따뜻한 피부에 닿으며 녹아버린 눈의 형상.
차가운 것이 이마와 뺨으로 흐를 때
고개를 숙인 후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본다.
차가운 것을 따뜻하게 녹여줄 수 있는 그런 마음.
비록 당장은 차갑다고 피하고 고개를 숙일지라도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바라봐주는 그런 마음.
겨울은 그런 계절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