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레시피
-꽃채운-
건강했으면 하는 염원 5스푼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 3스푼
즐거움 주고픈 바람 2스푼
불 앞에서의 땀방울 1스푼
양파 썰다 흘린 눈물 적당히
다 됐다, 얼른 나와! 재촉 솔솔 뿌려주면
어느새 엄마의 마음 듬뿍 담긴
따듯한 집 밥이 한상 가득,
집밥 먹는 자식들의 얼굴에 한가득 핀 미소로
엄마는 레시피의 마지막 데코를 올린다.
지난주부터 '엄마와 함께 만드는 요리 레시피'라는 브런치 북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완성된 레시피와 그림, 찍은 사진과 그날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보여주면 두 분 모두 재밌어하셨습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활동을 시작한 뒤, 부모님이 재밌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저는 그렇게 오래 그림을 그려왔는데, 왜 이제야 무언가를 함께 할 생각을 했는지.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지금이라도 같이 해서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엄마와 아빠가 요리를 하면 저는 옆에서 기록하고, 사진도 찍고, 그림도 그려야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요리하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봅니다. 그동안은 요리하시는 동안 방 안에서 내 할 일만 했습니다. 엄마가 불러야 느적느적 나와 밥을 먹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요리하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본 것은 처음입니다.
제가 먹는 매 끼니의 작은 반찬조차도 간단히 만들어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빵을 이용한 간식마저 간단하지 않더라고요. 쉽게 먹던 음식들이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음식을 만들면서 자식들이 건강했으면 하고 바랐고, 본인들의 음식을 먹고 행복했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가스불 앞은 정말 덥더군요. 주방에 들어서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훅 끼칩니다. 그냥 서 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방울방울 납니다. 그 앞에서 분주히 야채를 다듬고, 양념을 만들고, 볶고, 끓이고. 그 더운 곳에서 엄마는 참 바빴습니다. 생 양파나 청양고추를 다질 때는 눈이 정말 매웠습니다. 엄마가 가끔 눈이 너무 맵다며 눈물을 닦아 달라고 불렀었는데,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집 밥은 그냥 식사가 아니라 부모님의 마음입니다. 그냥 밥이 아니라 마음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다 먹어야지 생각합니다.
엄마, 아빠.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