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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집순이 Dec 27. 2023

지각하지 않기 위해 돌이켜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리 초2는 아직 과거 곱씹기를 할 줄 모른다

아이들이 지각할 뻔했다.


이유는 아침에 출발할 시간이 되어서야 알림장 검사를 해달라고 했는데, 거기에 못다 한 숙제가 있어서 그걸 하느라 시간이 조금 늦어진 것이다.


아이들은 머리를 굴려서 "오늘은 엄마 차 타고 가요"라고 했지만, 나는 지각해도 좋으니 그냥 가자고 했다. 지각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행동의 잘못된 점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


내가 생각하는 잘못된 점이란 전날 숙제를 다 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걸 깨우치면 다음에는 지각하지 않으려 아침시간을 바쁘게 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생각할 줄 알았다.




하교 후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지각은 면했다고 했지만, 대신 엄청 뛰어갔다고 했다. 다시는 그러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들었다고 했다. 이때다 싶어 질문을 던졌다.


"오늘처럼 지각할까 봐 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아?"


아이들의 답은 예상과는 달랐다.


"음.......... 모르겠어요!"

"안 뛰면 돼요."


아이들의 답변 중에 어제에 대한 옵션은 없었다. 당일에 대한 생각밖에 할 줄 몰랐다.


'어제'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어떻게 했어야 할 것 같으냐고 묻는 건 내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지, 아이들이 깨우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렇게 묻지는 않고 그냥 "그렇네" 말하고 말았다.


과거를 곱씹을 줄 모른다는 건 아직 후회라는 감정을 적극적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 인생의 괴로움을 벌써부터 가르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과거를 곱씹지 않고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채로 두고 싶었다.


그렇게 두면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게 습관이 될까? 그래도 상관없다. 나조차도 해야 할 일을 미룬다. 아침에라도 하는 게 어디냐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아침에 차를 태워달라고 했을 때, 차 타고 가는 게 습관이 될까 봐, 그리고 어제 일을 깨우치게 하기 위해서 내 판단으로 그것을 막았다.


그때 나는 내가 엄마로서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내 멋대로 아이들을 벌준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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