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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미학 (2): 나는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가

by 리빙북 Nov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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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작가의 "마지막 질문"이라는 책의 질문이 던지는 화두 중 내게 두 번째로 꽂힌 화두가 있다.


"본질에 가까운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가?"


한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그의 인격과

그의 삶을 드러낸다는 생각은 해보았지만

김종원 작가의 "동사"와 "명사"라는 화두와

연결하여 나를 돌아보지는 못하였다.



우리는 결과라는 도착지보다
동작이라는 과정이 먼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움직이고 실천해야 그 결과로
하나의 명사를 완성할 수 있다.

그래서 명사만 존재하는 삶은
껍데기에 불과하며 할 이야기가
없는 인생이 된다....

책이나 강연에서 배운 삶에 필요한
지식들을 아무리 멋지게 말해도
아무 쓸모가 없는 이유는,

누구의 삶이든 그것은 살았던
동사의 경험으로 이루어져야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질문(김종원)



평소 말을 시작하면 빠르게 얘기하고 때로

내 주장을 강하게 하는 나를 돌아보게 된다.


오죽했으면 내 책상 앞에 포스트잇으로


"Slow(천천히), Soft(부드럽게), Short(짧게)"란 3S를 써놓고 달리는 나를 제어하려고 했을까?


내가 가 보지 못한 세상과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해야 할 때는 우리의 언어는

쌓아온 지식과 경험, 그리고 외부의

정보와 지식을 이용하여 미완성의

껍데기인 개념의 탑을 쌓아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행위로 실천으로 적용으로

연결되지 않고 개념에만 머무른다면 그것은 무의미한 언어유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지식인들 소위 말하는 먹물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적용해 보지도 실천해 보지도 않은 개념의 껍데기만으로 무언가를 얘기하고 주장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외부의 교수들이나 컨설팅업체들과 협업하면서 실행에 옮길 수 없는 개념 껍데기의 실체를 여러 번 마주한 적이 있다.


다는 아니지만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긴 프로젝트의 많은 부분이 그 분야 전문 내부 구성원의 인터뷰 내용과 내부 보고서를 바탕으로 외부 전문가들의 화려한 파워포인트 제안서라는 껍데기로

끝날 때가 많다.


요즈음 정치, 사회 전반에 껍데기만을 뒤집어쓴

공중에 떠다니는 화려한 명사가 넘쳐난다.


껍데기만의 명사로 지친 눈과 마음에 김종원 작가가 얘기하는 "동사"의 의미가 다가오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메시지에 보충하고 싶은 말도 있다.


동사로 일의 결말을 보기 위해서는

목적지가 있어야 하고 그 목적지를 표현하고

구체화할 명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목적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가게 해 줄 이정표의 명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명사만이 나부끼는 세상에서

동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했던 작가의

메시지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과정으로서의 명사 집 짓기도 동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게는 동사와 명사, 모두 균형을 잡으며

가야 할 이정표이자 목적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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