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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다 김 Oct 19. 2018

미국 요가 선생의 따뜻한 이야기

당신의 에너지는 몇 살인가요?

2년 전 어느 한국인 모임에서 내가 요가 선생이라고 소개를 했더니 한 남자분이 눈을 반짝이며 수업은 어디에서 하느냐, 언제 하느냐 혹시 한국인 수업은 있느냐 등등을 물으며 관심을 표하였다. 나는 그때 당시 미국인들만 가르쳤고 유일하게 집에서 하는 한국인 그룹 하나를 가르치고 있었으므로 날짜와 시간을 알려 주었다. 모임이 끝나고 그 남자분이 나에게 다가와 조용히 얘기를 건네 왔다. 자기 아내가 오래전부터 알츠 하이머( alzheimer's disease, 치매)인데  자기 아내를 데리고 내가 하고 있는 그룹 클래스에 조인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 그룹 클래스는 5명의 친구들이 그룹을 만들어 3년 전부터 한 사람의 집에 모여 꾸준히 요가를 해오고 있는 매우 열정적인 요가 팬들이다. 내가 이 부부의 이야기를 그룹 멤버들에게 전했을 때 이 부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 흔쾌히 받아들이기로 해서 같이 요가를 해 온지 2년이 넘었다.  

이 부부는 나를 만나기 전에 미국에서 젤 유명하다는 치매 전문 의사를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기 위해 6개월을 기다렸는데 그 의사로부터 길면 약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은 터였기에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해서라도 생명을 연장시키고 싶은 마음에 여러 방법을 찾던 중 우연히 나를 만나게 되어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다음 주에 그녀가 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내 수업에 처음 나타났을 때 엉거주춤한 자세에 초점을 잃은 눈동자, 표정 없는 얼굴, 에너지 제로 상태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남들의 이야기를 알아듣는 것 같았지만 오래전에 언어능력을 상실하였으므로 자신의 의사표현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니까 정신은 아직 살아 있지만 몸의 기능을 많이 상실한 상태였고 특히 근육 톤을 많이 잃어 팔과 다리의 근육이 흐물거리고 매우 가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이 새로운 그룹이 낯설어 매우 경계를 하는 눈치였으나 내가 목젖이 보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꼭 껴안아 주면서 등을 토닥이고 잘 왔다고, 괜찮다고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고 귀에다 속삭여주자 조금 안심을 하는 눈치였다. 같은 나이 또래의 학생들이 오랜 친구를 만난 양 모두 돌아가며 그녀의 손도 잡아주고 안아주고 하며 인사를 끝내고 수업에 들어갔다.


이 그룹은 모두 퇴직한 여성들인 요기니(Yogini)들이라서 처음 30 분정도는 Chair Yoga를 하다가 20분은 의자 없이 요가 매트에서 하고 10분은 노래에 맞춰 에어로빅( Cardio exercise)을 하는 수업으로 구성되어 해오고 있었다. 그녀를 의자에 앉히고 요가를 시작하였다. 천천히 팔을 움직이게 했고 옆구리를 가볍게 늘리고 몸을 돌려 약간의 트위스트도 했다. 몸의 동작이 매우 제한적이었지만 아주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수업 내내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녀의 눈에서 가득 쌓인 원망, 절망, 속상함, 분노, 슬픔, 불안 등의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 전해졌고 갑자기 요가 동작들이 무의미해졌다. 그렇다!! 일단 움직이자...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음악에 맞춰 몸을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게 효과적이라 생각되어 약간의 몸동작이 있은 후 모두 일어나게 해서 밝은 댄스 음악을 틀고 그냥 몸을 움직이라고 했다. 막춤을 춰도 좋고 눈을 감아도 좋고, 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라고 했다. 손자, 손녀들이 있는 할머니들이지만 모두들 신나게 춤을 추면서 그녀의 손을 붙잡고 움직였다. 그녀는 약간 비틀거리면서도 신나는 음악이 좋은 지, 또 오랜만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게 좋아선 지 손을 붙잡고 구부러진 등을 약간 펴고 발을 약간씩 움직이며 리듬을 타기 시작하였다. 한 학생이 춤을 추면서 "아싸, 아싸"!! 하나, 둘, 셋!! 구령도 부치면서 큰 소리와 함께 그녀를 인도하였다. 남편 분은 한쪽 켠에서 입가에 미소를 띠고 그녀를 응시한 채로 손과 발을 살짝살짝 움직이며 춤을 추었다. 나머지 학생들도 모두 크게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치고 '깔깔깔' 웃어대며 몸을 신나게 움직였다.


마침내 노래가 끝나고 모두들 얼굴에 발그레 에너지가 돌고 웃음이 잦아들었을 때  내가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의 눈에 눈물이 가득하였다. 언제부턴가 그녀가 울고 있었던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너무 말라 푹 들어간 볼과 주름 가득한 얼굴에서 눈물이 주름 사이사이를 비집고 마냥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목소리 가장 큰 학생 한 분이 그녀에게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울어요! 더 크게 울어요! 가슴에 담은 거 다 흘러나오게 더 크게 울어요!! 소리 내서 울어요! 아무도 흉보지 않아요. 실컷 우세요!!  남편 때리고 싶나요? 지금 가서 때리세요!! 남편 이리 오세요!"    


남편이 아내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남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계속 눈물을 흘렸다. 그걸 보는 남편도 얼굴에 눈물이 한가득이다. 한참을 바라보던 남편이 아내를 안으며 말했다. " 여보, 미안해!!"  지난 수십 년을 같이 살아오며 남편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 이 한마디였을 까? 그 말을 그토록 기다려 왔던 것일까..? 그녀는 남편의 품속에서 소리 없이 마냥 울었다.


수업은 중단되고 그렇게 한참을 울도록 시간을 주었다... 그동안 말하고 싶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 많은 것들을 가슴에 담아 꾹꾹 누르고 표현하지 못했던 답답함, 절망감이 얼마나 컸겠는가?

그녀는 한국에서 유명 약대를 나왔고 미국에 와서는 남편과 사업을 하면서 겉으로는 아주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한다. 늘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기만 했던 그녀가 마침내 알츠하이머를 앓게 되었고 지난 8년 동안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었다 한다. 그동안 에너지의 흐름이 막혀 두려움과 Hopeless의 감정 속에 갇혀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내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던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병의 증세는 점점 악화되었고 깊은 어둠 속에서 그녀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져 가고 있던 차에 요가를 오게 되었고 첫 요가 수업에서 가슴속에서 터져나오는 울음을 터뜨렸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에너지로 되어 있고 에너지는 흘러야 한다. 만약 당신의 에너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가슴속에 갇혀 있다면 그것은 마치 마그마가 지구 깊은 곳에서 부글부글 끓으며 터질 날을 기다리고 있듯이 언젠가는 우울증으로, 분노로 또는 병으로 표현되며 당신의 소중한 생명을 갉아먹을 것이다. 좋았던 기억들을 마음속에 담으며 계속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 담아두는 것도, 안 좋은 감정들을 지워버리고자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채로 가슴속에 담아두는 것도 에너지 정체를 초래한다. 자꾸만 정체된 에너지를 가슴에 담아두고 산다면 당신은 서서히 죽어가는 것과 같다. 표현하고, 현재를 즐기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세계를 받아들이자. 우리가 단지 할 수 있는 일은 닥친 일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고, 에너지를 Hold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것이다.


 1년 반 정도 남았다는 의사의 예측을 넘기고 2년 동안 그녀는 매주 남편과 함께 빠지지 않고 이가 조금씩 더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요가 수업에 나타나서 팔도 올리고 다리도 움직이며 몸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스트레치를 하고 돌아가곤 했다. 표정도 많이 밝아지고 묻는 질문에 "응, 아니, 맞아, 좋아, 하나, 둘, 셋" 등의 간단한 대답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진전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일주일에 한 번하는 요가이기에 드라마틱한 큰 변화는 없었지만 매달 가던 병원 진료가 3개월, 6개월로 미뤄지고 혼자서 계단을 한 발 한 발 움직이며 천천히 오르고 내려올 정도가 되어 모두 기뻐하고 있다.




내 나이를 묻지마!!

자, 지금부터는 나이가 몇 살이신가요?라고 묻지 말고 당신의 에너지는 몇 살인가요?( How young is your energy?)라고 물어보자.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이가 무슨 상관이람?"

예를 들어보자.

여러분 나이가 50이라고 해서 여러분의 뼈가, 호르몬이, 내장 기관이, 생리적 활동이 모두 50살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러분의 뼈를 검사했을 때 25살이라고 나올 수도 있고, 심장은 35살, 두뇌활동은 30살, 여러분의 얼굴은 40, 그리고 하루 종일 젊은이의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불가능할 거 같은가?  

내가 아는 몇몇 사람들은 정기적인 체컵(Check up)을 위해서만 병원에 가지 10년 이상을 아프지 않아 병원에 가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아프지 않고 사는 것은 우리의 큰 바람이기도 하지만 나이 들면 당연히 아프다고 하는 것도 어찌 보면 하나의 고정관념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우리가 아플 것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프지 않고 나이 들어간다면 우리는 나이 들어감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질 것이다. 과학이 발달하고 하이테크 문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Aging is happening earlier and earlier.) 지금 젊은 세대들, 이를테면 20대, 30대, 40대 호르몬 수치가 환경오염과 스트레스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다음 세대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여유로운 세상에서 살지만 생명만 연장되지 건강의 질은 더 떨어지는 삶을 살지 모른다. (This coming generation will be in poorer health than the present one.)


  

단풍 절정 시애틀

 그렇다면 케미컬(Chemical) 가득한 우리의 환경과 unhealthy lifestyle의 끊임없는공격속에서 우리가 아프지 않고(desease -free life) 좀 더 삶의 질을 높이며(healthier quality of life) 주어진 생명을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Ageless"라는 책을  쓴 수잔 소머즈(Suzanne Somers)는 그녀의 책에서 4가지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우리 몸안에서 젊음을 유지시키는 호르몬에 관심을 가질 것.

시대를 앞서가는 선두 미국 의사들은 호르몬에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호르몬이라 하면 에스트로겐(estrogen),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DHEA, 아드레날린(Adrenaline), 갑상선 호르몬(Thyroid), 인슐린(Insulin), 코티졸(Cortisol) 등을 말할 것이다. 우리가 이런 호르몬들의 기능을 알고 호르몬의 발란스를 잃지 않고 산다면 삶의 큰 변화를 (Life changing)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 호르몬의 발란스가 깨졌을 때 우리가 늙어가고 병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호르몬들은 우리의 정신 건강과 질병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We age because our hormones decline; our hormones don't decline because we age."

( 호르몬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가 늙어가는 것이지 우리가 나이 들었기 때문에 호르몬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둘째, 세 가지 S관리를 잘할 것(Sex, Sleep, Stress)

당신의 건강한 성생활과 호르몬을 재생시키는 데 중요한 잠, 그리고 스트레스 매니지먼트를 잘하는 것은 지치지 않고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게 할 것이다.  

수잔, 그녀가 미국의 중년 여성과 남성을 대상으로 성생활에 대한 인터뷰했을 때 많은 여성들이 "하고 싶지가 않다. 전혀 느낌이 없다. 원하지 않는다."라고 답을 했고 남성들 역시 "비아그라에 의존하고 있다. 욕구가 사라졌다."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이것은 단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욕의 감퇴는 스트레스와 호르몬의 감소가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호르몬을 잃게 되면 더 이상 욕구와 느낌이 없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셋째, 각종 케미컬과 환경오염으로부터 영향받는 몸을 디톡스 하기

우리는 각종 화학물질과 독소(Toxins)에 노출되어 생활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일상 생필품들, 우리가 사는 집안 구석구석과 사무실, 독성 있는 공기, 오염된 물, 레이저를 투과한 채소와 과일 등....

나는 순수 자연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화장품과 샴푸, 치약, 마우스 린스(Mouth Rinse), 바디제품 등을 완전 천연으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다. 전혀 거품이 나지 않는 샴푸는 때가 빠질 거 같지 않은 의심과 엉키는 머리로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고 , 완전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Mouth Rinse는 과연 내 이를 건강하게 지켜줄 수 있을까?,  바디, 페이스 클렌저들은 내 메이컵과 오염물질들을 잘 씻어주고 피부발란스를 지켜줄 수 있을까? 했지만 그동안 화학물질로 뒤덮여진 내 몸의 독소가 빠져나가는 얼마 동안의 디톡스 기간을 거친 이후로는 전체적으로 매우 잘 된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 이런 천연제품들을 쓸 때마다 내가 나를 잘 보살피는 느낌이고 내 몸이 화학물질로 질식 상태에 있다가 이제야 비로소 숨을 쉬게 돼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거 같다.

넷째, 건강한 삶의 패턴으로 바꾸기- 건강과  아름다움은 몸 안에서 시작되어 바깥에서 표상화됟다. 

자연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건강의 기본이다. 요즘 마트에 가서 과일이나 채소를 보면 옛날보다 더 colorful 해지고, 크기도 커졌지만 맛은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낄 것이다. 유럽 시골 마을에서 음식의 맛을 본 적이 있는가? 달걀의 색깔, 두께가 다르고 당근, 오이,  피망, 샐러리 맛이 정말 다르다. 결코 요리를 잘해서가 아니라 더 신선하고 가공되지 않았기에 음식 자체에서 나오는 맛 자체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자, 그럼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기로 하자.

 우선 설탕과 가공 음식(트랜스 팻, Transfat)을 적게 먹도록 노력해보는 것이다. 천연제품에 관심을 갖고 제품 성분을 공부해본다. 어느 순간이 되면 가공 식품이 혐오식품처럼 먹고 싶은 욕구가 전혀 생기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정크푸드나 가공된 안 좋은 음식을 계속적으로 먹는 것은 결국 당신의 호르몬 인슐린(Insulin)과 코티졸(Cotisol)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로 인해 우리 몸은 쉽게 각종 질병에 노출되고 몸의 아름다운 형태는 망가지게 되며 비만, 만성피로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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