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목욕하는 날 ~

나의 여름

by 여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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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아 이제 순순히 말리는 게 좋을 거야.


여름이는 목욕을 하는 시간보다 털 말리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린다.

목욕을 하는 시간이 한 시간이라면 털을 말리는 시간은 두 시간쯤 걸린다고 예상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털을 말리는데 여름이가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드라이기로 털을 말리려고 여름이 쪽을 향해 바람을 쏘이기만 해도

온 집안을 물에 홀딱 젖은 채로 사자를 만난 물소처럼 흥분해서 뛰어다닌다.

덕분에 집은 물이 흥건하고 사방에 털이 빠져서 치우는 데만 해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바로 작은방으로 유인해서 문을 닫은 후에 털을 말리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털을 말리게 되면 방 어디든 드라이기와 선풍기의 바람이 사정권 안에 있기 때문에 조금은 수월하게 털을 말릴 수 있다.

하지만 뭔가 형벌을 받는 죄수처럼 몸을 있는 데로 우그러트리고 어쩔 수 없이 바람을 맞는 여름이를 보면 좀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잘 말려야 감기 안 드는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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